지난 2024 제주의 사회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민의 과반수가 현재 가장 대응이 시급한 환경 문제로 '기후변화 재난대응'을 꼽았다. 통계에 따르면 도민들은 우선 대응이 필요한 분야로 기후변화(50.5%)를 가장 많이 지목했으며, 대기오염(41.6%)과 해양오염(37.9%)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제주가 직면한 환경 위기가 더 이상 추상적 우려가 아닌, 현실적 위험으로 체감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러한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실제로 제주는 최근 들어 육지와 비교하여 가뭄이 장기화되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등 과거와 다른 양상의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동리는 제주의 자연을 온전히 품은 마을이다.마을을 둘러싼 곶자왈 숲은 수천 년의 시간 동안 생명과 문화의 터전이 되어왔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 속에서 탐방로의 노후와 무분별한 이용으로 생태는 점차 훼손되어져 가고 있다.이런 가운데, 우리마을은 최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가 추진하는 도민지원사업공모에 선정되어 ‘서광동리 곶자왈‧오름 생태정비 및 탐방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해당 사업은 단순히 오름을 정비하거나 경관을 다듬는 것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마을의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한
“소방차가 도착했지만, 골목 입구를 막은 차량 때문에 진입할 수 없었습니다.”2023년 소방관들의 훈련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남긴 이 말은, 제도의 존재와 현실의 괴리를 상징합니다.제주시 연동·노형동, 서귀포시 동홍동 등 주거 밀집지역의 골목길은 도로 폭이 3m 이하인 곳이 많고, 주차 공간 부족 문제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곤란한 지역이 수십 곳에 이릅니다.이러한 상황에서 소방공무원에게 주어진 법적 권한이 바로 「소방기본법」 제25조의 ‘강제처분’ 조항입니다. 화재 진압이나 구조·구급 활동을 위해 필요할 경우, 현장의 장애물이나 차량
아동복지법 제1조에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한다’라고 명시한다. 그러나, 아동의 안전과 복지를 해하는 아동학대는 근절되지 않고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2024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96%가 가정에서, 84%가 부모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어 아동학대 근절 및 예방의 방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아동학대의 문제는 대부분 부모의 자녀 양육과정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이는 양육의 어려움이 일시적 폭력이나 돌발행동이 아니라 부모의 정서적 불안정, 양육 스트레스
제주도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왜 제주도는 기름값이 이렇게 비쌀까?”한국석유공사 오피넷(Opinet)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제주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722원으로, 전국 최고가 지역인 서울(1,724원)과 거의 같다. 단순한 체감이 아니라, 수치로도 확인되는 현실이다.2021년 한 언론보도에서는 제주시내 129개 주유소 중 96곳(약 74.%)이 동일한 가격을 책정한 사실이 보도되며, 소비자 입장에서 사실상 선택권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
최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돌문화공원, 새로이 설립 예정인 ‘제주역사관’ 관련 기능 조정과 통합 등 중장기 대책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탐라 제주의 역사적 증거로서 삼성혈 옆에 41년 전 건립된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담아내는 도립 박물관으로 기능해왔다. 하지만 올해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 전시관이 개관하면서 그동안 논의되어온 민속자연사박물관과 돌문화공원의 기능 중복 문제가 전면에 부상되고 있다.그러면 민속자연사박물관과 돌문화공원의 주요 전시와 유물을 어떻게 배치하고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인가? 그간 민속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들어선 공간은 따뜻했습니다. 시설의 구조나 설비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의 웃음과 선생님들의 낮은 목소리,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돌봄’이라는 이름의 진심이 그랬습니다.정년퇴임을 두 달 앞두고 찾은 해담은 집은 단순한 실습기관이 아니라, 제게는 ‘회복의 장소’였고 ‘배움의 터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글은, 그 안에서 묵묵히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아이들과 선생님들께 드리는 마음의 기록입니다.아이들이 가르쳐 준 ‘돌봄’의 본질짧다면 짧은 실습 기간이었지만, 아침 등굣길을 함께하고, 병원 진료를 동행
매년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입니다. ‘10개월간의 임신 기간’을 의미하는 숫자 10과,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인식 개선을 위해 2005년 제정된 이 날은, 임신과 출산의 의미를 되새기고 임산부에 대한 존중과 지지를 되새기는 뜻깊은 날입니다.누군가의 생애는 태아라는 이름으로 세상과의 첫 만남을 준비하는 시간부터 시작됩니다. 그 시간 동안 임산부는 단지 ‘아이를 낳는 사람’이 아니라, 한 생명을 몸과 마음으로 품는 역할을 해냅니다. 임신은 단순히 생물학적 과정이 아닙니다. 개인의 건강, 가족의 지원, 직장의 환경, 사회
저는 원래 제주 농촌 곳곳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의 한방 진료를 돕던 청년이었습니다. 장모님의 초당옥수수 농사를 도우며 자연스레 농업의 길에 들어섰을 즈음, 후배의 권유로 이수한 2023년 제주농협 귀농·귀촌 및 청년농업인 아카데미로 제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그렇지만 청년 농업인의 길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특히 제주는 농지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가격 또한 높았습니다. 지원금을 받아도 땅을 마련하고 시설을 갖추면 남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청년 농업인들이 겪는 공통된 현실입니다.산업의 발
표선면은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속칭 ‘티켓다방’ 천국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었다.그러나, 표선초가 2022년 11월 21일에, 표선중이 2022년 12월 28일에, 표선고가 2021년 11월 16일에 IB 월드 스쿨로 인증받으면서 교육도시로 변모하고 있다.IB (국제바칼로레아, 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스위스 비영리기관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개발하여 보급한 교육과정이다.IB는 초등학교 과정(IB PYP), 중학교 과정(IB MYP), 고등학
“다양한 연결, 지속가능한 사회서비스를 열다”라는 주제로 정부·공공·민간·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2025년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가 2025. 9. 9 ~ 9.10 기간에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개최되었다.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중앙사회서비스원이 주관한 이번 박람회는 복지·보건의료·교육·고용·주거·문화·환경 등 사회서비스 7대 핵심 영역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되었는데, 제주사회서비스원에서도 디지털 전환과 서비스 혁신이 주목받고 있는 시기에 타 지역 사회서비스 현장의 생생한 정보를 습득하고
9월은 ‘독서의 달’이다. 여름의 무더위를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 계절, 책을 펼치기 좋은 시간은 자연스레 찾아온다.매년 독서의 달이 되면 슬로건이 나오는데, 올해는〈읽기예보 : 오늘 읽음, 내일 맑음〉이다. 오늘의 한 페이지가 내일을 맑게 한다는 메시지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독서가 삶의 빛이 됨을 일깨운다.그러나 현실 속에서 책장을 여는 일은 쉽지 않다. 촘촘히 들어찬 일정, 눈을 뗄 수 없는 디지털 화면들, 늘 부족한 시간은 독서의 여유를 가로막는다. 종이책을 온전히 붙잡고 앉아 있기 어려운 시대, 독서의 길은 과연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여전히 출발선에서 멈춰 있다.강원도·전라북도의 특별자치도 전환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도민이 절실히 바라는 것은 청년 일자리, 교통·주거 안정, 의료 접근성 등 실생활 문제다.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행정체제 변경은 도민 부담만 가중시키며, 국회 예산정책처는 향후 5년간 인건비만 622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정치적 현실도 복잡하다. 오영훈 도정은 공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당 다수당인 도의회 내부 의견은 엇갈리며, 국회의원 3명도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문대림·위성곤 의원은 개편 입법을 추진했으나,
오늘날의 공직환경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이 공무원에게 기대하는 청렴의 가치도 높아졌으며, 그 기준 역시 강화되고 있다. 국민이 바라는 청렴은 단순히 규정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 감시의 눈이 미치지 않는 순간에도 양심에 따라 올바르게 행동하는 데서 완성된다.청렴은 공직자의 필수적 가치다. 공직자가 수행하는 업무는 국민의 권익과 직결되므로, 작은 순간에도 원칙을 지키려는 태도가 요구된다. 나아가 공직사회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개인의 청렴 실천과 함께 조직 차원에서 올바른 기준을
제주의 벌초 문화는 조상을 기리고 가족 공동체의 유대를 다지는 소중한 전통이다.제주에서는 벌초를 흔히 ‘소분’이라고 부르며, 음력 8월을 맞아 후손들이 조상의 묘소를 찾아 풀을 베고 정성스럽게 묘역을 정리한다.벌초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가까운 조상의 묘소를 돌보는 ‘가지 벌초’와 친족들이 함께 모여 윗대 조상 묘소를 정성껏 가꾸는 ‘모둠 벌초’다. 특히 모둠 벌초는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조상을 기린다는 의미가 크다.하지만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벌초와 함께 안전사고도 잇따른다.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벌
지난해 제주1차산업 조수입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농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또 농업인단체를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특히 농축산업 분야가 3조 9천억원에 달해 4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의미가 큽니다.그러나 지난 한 해는 농업에 있어 매우 힘든 시기였습니다. 기록적인 폭염과 잦은 폭우, 저온 서리피해와 동해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수확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산 농산물 가격이 호조를 보이며 밭작물 조수입이 처
최근 제주의 뜨거운 화두중 하나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입니다. 제주시를 몇 개로 할지에 대해 정치권과 도민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저는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도민에게 권리를 되돌려 줄 때라는 것을 말입니다.우리는 다른 지역 주민이 당연히 누리는 네 번의 선거권(기초·광역의원, 기초·광역단체장)중 절반밖에 행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진 지난 20년 동안, 주민 목소리가 행정에 바로 닿지 못하고 생활현장의 문제가 도청이라는 큰 틀 속에서 뒤로 밀려난 경험, 도민이라면 한번 쯤 겪어봤을 것입니다.지
한국지방자치학회에서 개최하는 “제1회 2025년도 ”에서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장봉길 이장이 명예로운 수상을 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지방자치대상은 ‘행정․의정 리더’ 부문, ‘행정․의정 실무’ 부문, ‘시민사회공동체’ 부문의 3개 분야에서 시상하는데, 장봉길 이장이 시민사회공동체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장봉길 이장은 1998년부터 27년여간 마을 대표로 봉사하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고자 노력하였고 여러 기념비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특히 가장 주목되는 성과는 학교와 마을이 함께 살아가는 농촌
우리는 세상에 태어날 때 부모를 선택할 수 없고, 나라도 피부 색깔도 선택할 수가 없다. 주어진 그대로 태어나고 살아가고 순서 없이 생을 마감한다. 장애를 선택해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쇼펜하우어 인생 수업 - 한 번뿐인 삶 이렇게 살아라.」라는 책에 보면 사람은 이미 가진 것이 있어도 새로운 무언가가 보이면 그것을 또다시 욕망한다고 했다.‘만약 저게 내 것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 함께하고 있는 존재에게 갑작스러운 싫증과 권태를 느끼기 시작한다고 말이다.철학자는 영원히 끝없이 반복될 것만 같은 욕망에서
제주에서는 “유네스코 지정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한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국립공원처럼 중요한 보호 지위가 새로운 시도를 막는 이유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최근 중앙 사회단체 차원에서도 한라산 산악열차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어르신이나 걷기 어려운 사람들도 한라산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는 단지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 관광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지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다. 전국적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