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시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고태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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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돌문화공원, 새로이 설립 예정인 ‘제주역사관’ 관련 기능 조정과 통합 등 중장기 대책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탐라 제주의 역사적 증거로서 삼성혈 옆에 41년 전 건립된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담아내는 도립 박물관으로 기능해왔다. 하지만 올해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 전시관이 개관하면서 그동안 논의되어온 민속자연사박물관과 돌문화공원의 기능 중복 문제가 전면에 부상되고 있다.

그러면 민속자연사박물관과 돌문화공원의 주요 전시와 유물을 어떻게 배치하고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인가? 그간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과 자연사라는 이질적인 2개 테마 운영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되어 왔고, 올해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에 민속관이 개관하여 민속 분야 전시콘텐츠가 중복되는 문제가 대두되었다. 또한 향후 건립될 제주역사관은 민선 8기 도정 공약인 ‘제주역사문화기반 구축’사업과 중앙정부의 ‘탐라역사문화권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것임에도 탐라사를 중심에 놓지 않고 있어 다시금 중복 전시콘텐츠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민속자연사박물관과 돌문화공원 간 중복 기능 해소를 위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2020년에 이르러 ‘전시 박물관 유사기능(민속) 통폐합 계획’에 따른 민속자연사박물관 소유 민속자료(8,060건) 이관을 위한 업무협의를 진행하여 합의에 도달하였다. 2020년 10월 이관대상 민속자료 중 일부(3,440점)를 돌문화공원관리소 수장고로 이관하였지만, 이관 대상 민속자료의 상당 부분(5,377점)은 대여 방식을 통해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상태이며, 2026년 2월까지 1년 단위 대여 연장을 승인한 상태이다.

이와 같이 민속자연사박물관 돌문화공원 간 중복기능을 피하기 위한 민속자료 이관이 사실상 반쪽만 이루어짐에 따라서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여전히 민속전시를 계속 이어가고 있고, 돌문화공원도 올해 설문대할망전시관을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중복 기능 조정과 유물의 배치 및 관리 등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근현대 제주역사문화에 대한 조사 연구, 아카이빙 등은 현재 제주학연구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사업이고, 2030년에는 ‘국립탐라문화유산연구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중복이 되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민속자연사박물관 내 민속 및 자연사 분야 소장 유물 전체를 돌문화공원으로 이전하고, 현 민속자연사박물관 부지에 역사관을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듯하다. 이제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중복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공공박물관 간 기능 조정 및 재배치를 포함한 발전방향을 검토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는 현재를 살고 있는 시민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대접하느냐에 따라서 세계적 문화유산의 ‘킬러콘텐츠’가 될 수도 있고 산업화와 도시화에 역행하는 구시대의 유물이 될 수도 있다. 이제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고 제주도 공공박물관의 대대적인 구조 조정 단행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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