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소방서 구좌119센터장 소방경 강희동

▲ ⓒ일간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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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벌초 문화는 조상을 기리고 가족 공동체의 유대를 다지는 소중한 전통이다.

제주에서는 벌초를 흔히 ‘소분’이라고 부르며, 음력 8월을 맞아 후손들이 조상의 묘소를 찾아 풀을 베고 정성스럽게 묘역을 정리한다.

벌초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가까운 조상의 묘소를 돌보는 ‘가지 벌초’와 친족들이 함께 모여 윗대 조상 묘소를 정성껏 가꾸는 ‘모둠 벌초’다. 특히 모둠 벌초는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조상을 기린다는 의미가 크다.

하지만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벌초와 함께 안전사고도 잇따른다.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벌초 안전사고는 총 173건으로, 이 중 85% 이상이 8~9월에 집중됐다.

원인별로는 예초기 같은 농기계 사고가 38.2%로 가장 많았고, 무리한 작업으로 인한 부상과 낙상, 동식물에 의한 피해가 뒤를 이었다.

실제로 작년에도 예초기 사용 중 손가락이 절단되거나 발가락을 베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벌초는 선조를 기리는 소중한 전통이지만, 순간의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긴팔·긴바지, 장갑, 장화, 보호안경 등 기본적인 안전장구 착용은 필수다. 특히 어두운색 복장은 말벌의 공격을 유발할 수 있어 밝은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예초기 사용 시에는 반드시 시동을 끈 후 칼날을 만지고, 작업 전 볼트와 너트의 조임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진드기나 뱀, 벌 등 야생생물 위험에도 대비해 향수 사용을 자제하고 작업 후에는 옷과 몸을 철저히 세척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선조를 기리는 마음이 안전한 벌초 문화와 함께할 때 더욱 빛난다. 모두가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 소중한 전통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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