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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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성장원칙은 도시성장관리 이론 중에 하나다. 도시성장관리 이론에는 이 원칙 외에도 어반빌리지, 뉴어바니즘, 압축도시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스마트성장원칙에 대한 논의가 1980년부터 시작한다. 2차 대전 이후 고속 도로망 확충, 개인 승용차 증가, 도시 중산층의 교외 저택 선호 등의 사회·경제적 변화로 외곽지인 교외에 제대 군인과 도시 중산층을 위한 도시가 무계획적으로 들어선다. 더욱이 도시계획 또는 도시 기반시설의 부족한 교외에 수평적인 도시 확산이 문제다. 이로 인해 무분별하게 교외 농지 또는 임야가 잠식당해 자연경관 혹은 자연환경도 훼손된다. 교외에 도시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가 저밀도 평면적으로 확산하는 것을 스프롤(Sprawl) 현상이라 한다.

특히, 스프롤 현상으로 인해 원도심에는 기반시설 유지관리에 필요한 세수가 부족하고, 저소득층과 소수 인종이 몰려들어 일자리 부족과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노출한다. 또한, 도심 쇠퇴의 가속화에 비례해 교외 지역은 저밀도 도시가 외연 확산하기 때문에 도로, 학교, 소방서 등 부족한 공공시설 확충에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문제가 나타난다.

이러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1990년대 들어 스마트성장원칙을 본격 도입한다. 스마트 성장은 경제성장, 환경 보전, 삶의 질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도시 성장을 계획적으로 수용, 유도하기 위한 도시성장관리방식으로서, 기성 시가지의 효율성 제고, 대중교통 및 보행환경개선, 녹지공간 보존, 주거선택의 다양성 등에 치중하는 방식임 10가지 원칙에 100가지 요소가 있다(국토연구원, ICMA. Getting to Smart Growth: 100 Policies for Implementation).). 

스마트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10가지 원칙은 ▶토지 용도의 융·복합화 : 주거, 상업, 업무시설을 융·복합적 배치로 도보나 자전거를 통한 접근을 용이, 가로의 활력을 높이고, 범죄예방에도 기여 ▶고밀 압축 설계 방식의 활용 :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높여 고밀 압축 도시로 녹지 및 농업 공간의 보전에 기여하고, 대중교통수단의 도입 실현 ▶주거 기회 및 선택의 제공 : 사회계층의 다양화로 기반시설이 갖추어진 기성 시가지를 대상으로 다양한 소득 및 연령계층을 배려한 주거유형 제공 ▶걷기 편리한 커뮤니티의 조성 :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주민들의 사회적 교류를 높이며 주민건강 개선 ▶강한 장소성을 가진 차별화되고 매력적인 커뮤니티의 조성 : 역사, 문화, 경제, 지리적 특성을 나타내는 공간 조성 ▶오픈스페이스, 농지, 양호한 자연경관, 환경적으로 중요한 지역의 보전 : 농지보전, 수질 보전, 도시 확산 방지 ▶기존 커뮤니티에 대한 개발 및 관리 기능 강화 : 세수의 낭비 방지, 직주근접 실현, 기존 도시 재생, 역사 문화 복원 등 ▶교통수단 선택의 다양성 제공 : 교통 간의 연계, 보행, 자전거, 전철,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 이용 ▶ 예측 가능하고 공정하며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개발을 결정 : 민간부문의 투자와 참여 적극 유도, 공공부문의 승인 절차나 의사결정 과정이 신속과 공정, 규제 완화, 성장 유도하기 위해 적정한 인센티브 제공 ▶개발 결정 과정에서 커뮤니티와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의 협력을 촉진 :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을 계획 초기부터 참여시켜 협력적 분위기 및 해결책 모색 등이다(국토연구원, ICMA. Getting to Smart Growth: 100 Policies for Implementation).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도 원도심이 쇠퇴하고 도로가 발달함에 따라 도시의 평면적인 확산인 스프롤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 경우도 원도심 쇠퇴, 도시 신규 택지 부족, 농지 또는 중산간 건축 확산, 해안변과 중산간 난개발 등은 미국의 1989년대 도시 문제가 발생했던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도시 개발 형태는 일주 도로변에는 자연발생적으로 용천수가 있는 포구 주변에 촌락이 형성되었고, 제주시와 서귀포시도 하천과 항 포구를 중심으로 도시가 발전해 왔다. 섬이란 특수성이 교류를 위한 지리 환경적인 특징이다. 제주시 원도심에서 벗어나 신제주를 비롯해 중산간 내지는 한라산 쪽으로 택지가 개발되고 도시가 발달했다. 아쉽게도 첨단과학단지도 한라산 중산간에 들어섰다. 서귀포시도 원도심에서 한라산 방향으로 택지를 개발된다. 헬스케어가 들어선 곳도 중산간이다. 이상하리 만큼 도시를 확장하는 방향은 해변보다는 중산간 일대다. 이외에도 해안도로 변이나 중산간 일대가 무분별하게 주택들이 들어서 난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해안도로가 조간대를 잠식하면서 연안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무작정 개발한 해안 도로로 인해 양식장, 주택들이 많이 들어서는 난개발 현상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현상들은 택지 수요에 걸맞게 택지공급을 못 한 탓이다. 그 때문에 주택이 들어설 가능한 자연녹지, 임야 등 오픈스페이스를 잠식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도 몇 년 사이에 스프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부터인가 도시성장관리 계획을 세운다는 플래카드가 보였다. 늦은 감이 있지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주시 원도심을 해항도시로 재생하는 계획을 필두로 제주특별자치도 전역에 걸쳐 경제성장, 환경 보존, 역사문화 보전, 커뮤니티 활성화 등으로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스마트 성장 원칙을 도입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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