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기 칼럼니스트

▲ ⓒ일간제주

요즘 가황 '라훈아'님이 부른 '테스 형'은 대한민국 정치권을 향해 날린 은유같다. '테스 형'에게 "제주도는 왜 이래"하고 묻고 싶다.

왜 제주미래를 담보할 제2공항 추진에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제주도의 모습이 안타깝다. 이미 5년 전에 성산읍 현장에서 보무도 당당하게 원희룡지사가 제2공항 입지를 발표했다. 그 당시 원지사의 기백은 온 데 간 데 없고 갈지자 행보에 안타깝다.

2015. 11. 10 일에 성산읍에서 발표했던 당당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라서 실망스럽기도 하다. 일부 도민들이 제2공항 입지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제주도와 도의회 간에 '제주 도민 여론조사'하기로 잠정합의했다는 등 난리법석이다.

하지만, 이미 국가정책으로 결정된 제2공항 입지에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를 수습해야 할 책임은 원지사의 몫이다. 그러나 어정쩡한 행동에 빠진 듯 소신 없는 원지사의 모습이다. 이에, '성산읍에 제2공항건설을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고, 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정부가 적극 지원 하겠다'는 문대통령이 발표에 도민여론조사방식에 날개를 달아 준 듯하다. 마치 불속에 기름 끼어 넣는 격이다. 하지만 국책사업이란 정책 일관성과 확정성의 토대위에 집행력의 신뢰를 구축할 때 정책 갈등이 해소될 것임에 틀림없다. 어떠한 입지를 선택하든 간에 완벽한 적지는 없다. 다만, 자연 환경, 인문 환경, 산업 경제 활동 등에 미치는 피해가 가장 적은 곳만 있을 뿐이다.

필자가 제주대학교 모 교수가 조사한 '제2공항유치의향 도민여론조사'결과를 본 적이 있다. 제주도에 제2공항을 유치하자는 항목에는 전폭적으로 환영하고 있었지만, 전 지역에서는 반대의견이 높게 나왔다는 결과는 당연하다고 본다. 아무리 좋은 개발정책이라도 일부 반대하는 도민이 없을 이가 없다. 이런 전제하에서 개발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우선 제주도지사를 비롯해서 국회의원, 도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도민을 설득시키고, 정책의지를 갖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데 선봉에 서야 한다. 제주도민들도 성산읍 주민의 희생에 대해 격려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응원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어처구니가 없다. 이미 5년여 동안 추진해오던 제주 제2공항입지(성산읍)에 대한 일부 반대가 있다고 이제 와서 도민여론조사로 결정하겠다고 한다. 이런 발상 자체가 제주도에는 탁월한 리더가 없다는 반증이 아닐까 한다. 이 얼마나 幼恥한 발상인가를 통탄할 수밖에 없다. 제주도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동을 보며 제주도지사는 물론 도의회 의원 리더십의 한계를 보는 듯하다. 아니, 정책 결정 과정에 무지를 들어내는 폭거와도 같다. 강정에 이어 성산과 현 공항 주변 지역을 갈등의 늪으로 밀어 넣어 제주도가 혼란에 빠질 것 같다.

그럼 '제주도민 여론조사'방식에 의해 새로운 입지가 결정되면, 과연 정책 갈등이 없을까에 대한 의문이다. 조사 결과를 부정하고 정책갈등이 발생하면 그 책임을 누가 짊어 질것인가. 만약에 도민갈등이 일어나면 모든 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제주도시사든, 도의원든 '도민여론조사'를 추진 할 강단이 있는가에 묻고싶다. 또 다시 제2의 강정을 만드는 계기가 될 뿐이다. 어쩌면, 제2공항 건설 염원이 영영 물 건너 갈 지도 모른다.

한편, '강정 민군복합관광미항'을 바라보는 필자의 시각은 대한민국의 생명 줄로 해상 운송로인 동중국해를 방어하는 중차대한 해군력으로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잘한 치적이라고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당 출신 도의원들이 강력히 반대하는 모습에서 가슴이 아픈 적이 있다. 국가의 백년대계보다 선거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표심 때문인 것 같아 보였다.

일반적으로 공공시설사업의 적지는 지리적 환경 등에 과학적인 조사와 사업 타당성, 공공성 등의 근거로 결정해야 한다. 처음 결정되었던 입지를 변경하면, 정책갈등이 발생하는 게 행정 경험에서 얻은 결론이다. 당초의 결정된 개발정책을 변경하는 것은 정책갈등의 단초만 제공할 뿐이다. 예컨대, 제주 해군기지의 입지를 변경하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갈등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처음에는 항만 여건의 좋은 화순항이었다.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입지를 변경한 게 정책 갈등의 출발이다. 이어서 위미항을 거론하면서 위미리 주민들에게는 자존의 문제로 감정과 명분 갈등으로 변했다. 궁여지책으로 항만 적지의 우위를 따지지 않고 몇몇 사람이 강정항에 유치하겠다고 선언한다. 그 이후에 취해진 '도민여론조사 결과'에 의해 결정된 강정항은 항만 적지가 세 항 중에서는 최하위 여건을 가진 곳이다. 제주말로 하면 '바람코지'이다.

그 당시 해군기지 입지 선정을 위한 '도민여론조사'방식에 필자는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입지에 대한 과학적 조사, 사업타당성, 해양환경 등 합리적 근거가 없이 여론조사에 의한다면, 정책결정의 당위성을 설득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금 강정에는 예측한 데로 사회적 비용을 많이 치르고 있다. 강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열과 현존하고 있는 갈등이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다. 강정의 경험에서 배우는 교훈은 의미심장하다. 즉, 결정된 정책을 변경하겠다는 발상은 정책갈등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특히 정책결정 과정에서 도민여론조사를 통해 행정행위를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의 표본이다.

한편, '제주도민여론조사'를 한다면 '도민'에 대한 사유를 해보면 어떨까? 여기서 '국민'을 '도민'으로 단어를 바꿔서 읽어보자. " '국민’이 무엇인지에 대해 가장 잘 표현한 사람은 2000년 전 로마인 플루타르코스(플루타크)라고 생각한다. 그가 쓴 ‘영웅전’에 ‘군주가 국민의 뜻만 추종하면 그들과 함께 망하고,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그들 손에 망한다’는 구절이 나온다고 한다. ‘국민’은 정확하게 바로 그런 존재라고 생각한다(양상훈 칼럼)"에서 이미 역사는 탁월한 지도자의 역량을 암시하고 있다. 지도자는 역사 앞에서 평가 받으려고 할 때 정책 의지를 달성하려는 용기가 생긴다는 입증은 「고 신철주 군수」를 모시면서 필자는 체감했다.

국책사업인 제2공항건설과정에서 지도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자본이다. 제2공항 추진과정에서 일부 도민저항을 극복하지 않겠다면, 아예 포기하는 편이 낫지 않은가 싶다. 제주도의 미래 따위는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아마, 제주도의 선거 직인 도지사, 국회의원, 도의원들의 역사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제2공항건설의 갈등이 제2의 강정 전처를 밟는다는 것은 역사를 거스르는 일이다. 이제 와서 성산읍 주민 간 분열에 이어 도민 갈등을 부추길 '제주도민여론조사'를 하겠다는 정책결정에 제주도의 미래가 검은 구름에 포위될 것 같아 걱정이다.

더 이상 성산읍 주민을 아프게 하지 말라. 어설픈 제2공항 입지에 대한 도민여론조사는 없었던 일로 접는 게 현명한 판단이다. '도민여론조사'방식이란 하수의 행정행위로 성산읍 주민과 제주 도민 간에 분열시키지 말았으면 한다.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서 제2공항을 성산읍에 건설하는 정공법을 선택할 때 도민도 응원할 것이다. 2015. 11. 10. 그 당시에 당당했던 기백으로 강명하게 제2공항을 추진하겠다는 행동이 원지사의 사명이다. 사즉생의 태도로 '제주도민여론조사'의 논란을 단호하게 잠재우길 바란다. 제발, '강정 민군복합관광미항'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제주도를 분열의 늪으로 밀어 넣지 말기를 바라면서... '테스 형' 제2공항 추진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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