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종합적 관리대책 마련 필요…지하수는 생명수란 도민 인식 높아져야

▲ 어승생 수원지 전경.ⓒ일간제주

제주지역은 비가 많이 내리는 다우(多雨)지역이지만 산악지역과 중산간 지역 그리고 해안지역의 강수량이 큰 편차를 보인다.

최근 30년간 제주지역 강수량을 제주특별자치도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연간 2044㎜의 비가 내리고 있다.

우선 해안지역에는 평균 1560㎜의 강수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의 생명수를 생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해발 200m~600m인 중산간 지역에는 1780㎜의 비가 내리로 있고 산악지역에는 2766㎜의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이 1300㎜인 것을 감안한다면 제주도가 다른지역에 비해 비가 많이 내리는 다우지역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하지만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하더라도 제주지역은 투수성이 좋은 다공질 화산 암류로 이루어진 관계로 이를 저장할 수 있는 호수나 강이 없어 빗물을 전부 이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먹는 물은 물론 농업용수까지도 모두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는 제주지역의 경우 지하수의 이용 가능량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비가 많은 지역이어도 내린 빗물 모두를 이용할 수는 없는 제주지역 지하수의 지속적인 이용가능량은 얼마나 될까.

지하수의 지속이용 가능량은 어떤 지역의 일정 기간 내의 물의 유입과 유출의 균형 상태를 말하는 물 수지분석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1981년, 1993년, 2003년, 2013년 등 네 차례, 지금의 한국농어촌공사인 농업진흥공사가 1989년과 2000년 두 차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11년 한 차례 분석을 한 제주도 물 수지분석 결과를 보면 총강수량은 연간 33억㎥~36억㎥ 범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접유출량은 6억3800만㎥~7억800만㎥로 유출율이 19~21%에 이르고 증발산량은 11억400만㎥~12억5600만㎥로 증발산율이 33~37.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을 통해 직접 유출되거나 자연적인 요인으로 인한 증발산량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제주지역 지질특성에 따라 지하수로 함양된다.

즉, 총 강수량에다 직접유출량, 증발산량을 빼면 지하수 함양량은 14억1600만㎥ ~ 16억300만㎥로 함양률은 42.6~46.1% 범위로 분석되고 있다.

▲ ⓒ일간제주

제주지역에 내리는 빗물 가운데 지하수로 함양되는 양이 가장 많은 것으로 측정됐다.

그렇다고 해서 지하수로 함양된 양을 모두 생활용수 등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 수지 분석에 따른 제주지역 지하수의 적정 개발량은 연간 6억㎥~10억㎥로 하루평균 165만2000㎥~300만㎥ 범위다.

이같은 양은 지하수 함양량의 41~71%에 달하는 것으로 우리가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량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같은 물 수지분석은 가장 최근의 자료가 2013년으로 최근들어 급증하는 관광객과 인구증가 등의 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양이어서 정확한 측정량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함께 제주지역의 기후변화에 따라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려 직접유출량이 많아지는 현상도 자주 발생하고 있을뿐 아니라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물 사용량이 급증하는 추세도 반영되지 않고 있어 지하수 지속 이용가능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따라 제주 지하수의 지속이용 가능량을 충분하게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지하수 함양량을 높이고 지하수 사용을 억제하는 관리시스템 등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제주특별자치도의 수자원관리계획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물순환 과정상의 물수지(Water balance)에 기초하여 수립되었기 때문에 지역별, 시기별 지속이용가능한 지하수자원의 배분 및 관리계획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하수의 지속이용 가능량을 초과해 지하수가 개발되는 문제점도 노출되었을 뿐 아니라, 가뭄시 농업용수의 집중적인 취수로 인해 서부 해안지역 대수층이 염분농도가 증가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말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지역에서 지정·운영 중인 기준수위 관측정 68개소의 지하수위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년도 같은 시기 보다는 평균 3.30m. 최대 11.59m가 낮은 상태이며 관측 이후 평균에 비해 평균 3.58m, 최대 30.33m가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

지하수 취수량 제한 또는 일시적 이용중지 등의 조치 기준이 되는 기준수위 2단계와 비교하면 0.24m~14.54m, 평균 2.35m가 높게 형성돼 별다른 조치는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는 하지만 관측 개시 이후 가장 낮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 높게 하고 있다.

▲ ⓒ일간제주

이에따라 지하수 자원의 적정관리를 위해서는 지역별, 시기별 용수수요와 지속이용 가능한 수자원의 배분 및 관리계획이 필요하다.

특히 지속이용가능한 수자원만으로 용수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에는 대체수자원 개발, 용수수요 관리, 저류조 또는 배수지 등 용수 저장시설 확충 등의 대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수량적 여유가 있는 유역으로부터 가용량이 부족한 유역으로 물을 배분하기 위한 급수체계 구축 등을 포함하는 수자원관리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지속이용가능한 수자원을 위해 우선 지하수 함양율을 현재보다 더 늘리거나, 현재 수준을 유지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인공함양 저류지 설치, 인공함양정 설치, 빗물침투조 설치, 인공함양림 조성 등의 방법 등도 고려해야 한다.

제주의 지하수는 단순한 용수가 아니라 생명수다. 지속가능한 이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당국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관리대책을 수립해 실질적 실천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돈을 물 쓰듯이가 아니라 물을 돈 쓰듯이 해야 하는 등 도민들의 지하수에 대한 인식도 한 단계 높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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