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측정치 24.1%로 높아져…저감대책 마련 시급

▲ 빗물의 하천유출량이 증가하면 지하수 함양량이 감소하고 해안지역에는 물폭탄 피해가 우려된다.ⓒ일간제주

제주지역은 우리나라에서도 비가 많이 내리는 다우(多雨)지역이다.

이처럼 제주에 비가 많이 내리는 이유는 일반적인 기후 인자들 이외에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지역일 뿐 아니라, 1950m의 높이에 달하는 한라산이 섬 중앙에 우뚝 솟아 있어 해양으로부터 많은 습기를 포함한 기단이 확산될 때 이를 한라산이 잡아 주기 때문이다.

지하수의 원천인 강수량은 한라산 산악지역에는 연간 5000mm에 달하고, 지하수 주함양지역인 중산간 지역에는 연간 2,000~4000mm의 비가 내린다.

제주는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빗물이 모두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저장되지는 않는다.

물론 제주 섬은 젊은 화산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물이 스며들 수 있는 틈들이 흙이나 모래 등으로 메워지지 않고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어 물 빠짐이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는 다른 곳에 비해 봄이나 가을철에도 비가 많이 내림으로써 지하수가 풍부하게 저장되는 것이다.

즉 사계절에 걸쳐 비가 내리고 물 빠짐이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는 지질구조와 결합돼 지하수로 함양되는 양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지하수 함양량을 결정하는 것은 하천을 통해 직접 유출되는 하천유출량과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증발산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것을 한마디로 일컬어 물 수지(water budget)라고 한다. 물 수지는 어떤 지역의 일정 기간 내의 물의 유입과 유출의 균형 상태를 말한다.

빗물이 하천을 통해 바다로 빠져 나가거나 유역 밖으로 흘러나가는 과정을 유출이라고 한다.

▲ 빗물의 하천유출량이 증가하면 지하수 함양량이 감소하고 해안지역에는 물폭탄 피해가 우려된다.ⓒ일간제주

하천을 통한 유출은 지중에 침투하지 않고 직접 하천으로 유출하는 표면유출, 지중으로 침투하지만 지하수면까지는 도달하지 않고 토양 중을 이동하여 하천으로 유출하는 중간유출, 지하수가 되어 이동하여 유출하는 지하수 유출로 분류된다.

제주도의 물 수지는 1981년 지금의 한국수자원공사인 산업기지개발공사가 처음으로 분석을 수행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1981년, 1993년, 2003년, 2013년 등 네 차례 분석을 했으며, 지금의 한국농어촌공사인 농업진흥공사가 1989년과 2000년 두 차례 분석을 실시했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11년 한 차례 분석을 했다.

이들 세 개 연구기관이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제주지역의 총강수량은 연간 33억㎥~36억㎥ 범위이다.

이러한 총강수량은 연평균 강수량이 1807mm~1975mm가 내렸을 때를 의미한다.

또 직접유출량은 6억3800만㎥~7억800만㎥로 유출율이 19~21%에 이르고, 증발산량은 11억400만㎥~12억5600만㎥로 증발산율이 33~37.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하수 함양량은 14억1600만㎥~16억300만㎥로 함양률은 42.6~46.1% 범위로 제주지역에 내리는 빗물 가운데 지하수로 함양되는 양이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물수지 분석에 따른 제주지역 지하수의 적정 개발량은 연간 6억㎥~10억㎥로 하루 평균 165만㎥ 내외 조사됐는데, 이는 지하수 함양량의 41~71%에 달하는 양이다.

이러한 물수지 분석 결과가 분석을 실시한 기관마다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기초자료의 부족, 이용가능한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추정 수치 사용, 외국의 분석모형을 적용한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이 물수지를 분석한 결과 가운데 주목되고 있는 것은 빗물의 하천 유출량이라고 할 수 있다.

▲ 빗물의 하천유출량이 증가하면 지하수 함양량이 감소하고 해안지역에는 물폭탄 피해가 우려된다.ⓒ일간제주

하천을 통한 직접 유출량이 중요한 것은 빗물이 산간지역에서 해안 쪽으로 서서히 지표면을 통하면서 흘러가야 지하수 함양량이 높아지지만, 일시에 대량의 빗물이 하천을 통해 바다로 빠져나가 버린다면, 그만큼 지하수로 함양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함양량 역시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수자원공사가 물수지 분석을 한 결과에 따르면, 직접유출량은 1981년 7억300만㎥으로 전체 21%, 1993년에는 6억3800만㎥로 19%, 2003년에는 7억800만㎥로 20.7%, 2013년에는 8억3300만㎥로 22.1%로 나타났다.

처음 측정을 한 1981년과 두 번째 측정을 한 1993년의 직접 유출량을 비교해 보면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2003년과 2013년의 분석에서 직접유출량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농어촌공사가 1989년과 2000년에 분석한 직접유출량은 각각 7억300만㎥(20%), 6억4600만㎥(19.6%)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11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직접 유출량이 8억9400만㎥로 전체 24.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측정결과를 놓고 보면 2010년 이후 측정한 직접유출량은 종전 측정시기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빗물의 하천유출량이 증가하면 지하수 함양량이 감소하고 해안지역에는 물폭탄 피해가 우려된다.ⓒ일간제주

이처럼 직접유출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관광개발사업 등 각종 개발사업들이 제주지역 지하수 함양의 보고인 중산간 지역과 곶자왈 지역에서 이뤄짐으로써 그만큼 직접 유출량을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도시지역의 확장, 도로 개설, 배수개선사업 확대, 초지지역의 농지로의 전환 등 토지이용 변화도 한목을 하고 있다.

특히 직접유출량의 증가는 지하수 함양량을 감소시키는 문제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많은 양의 빗물이 한꺼번에 하류로 집중될 경우 2007년 태풍 나리때와 같이 해안지역에서는 홍수로 이어질 개연성도 높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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