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일수 계속 많아져…지하수 보호·관리 체계 ‘손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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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없고 하천 역시 비가 많이 내릴 경우에만 흘러내리는 건천이라는 특성을 가진 제주지역의 경우 용수의 대부분은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의 지하수는 단순하게 마시고 쓰는 물이 아니라 제주도민의 생명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는 어떻게 땅속으로 스며들어 저장이 될까.
제주지역은 물이 지하로 잘 스며들 수 있는 용암류에 발달한 틈들이 흙이나 모래 등으로 메워지지 않고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 젊은 화산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물 빠짐이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어 지하수가 풍부하게 저장되는 것이다.
제주도의 지하수 함양율은 우리나라 내륙지역 평균 14.4%보다 훨씬 높은 45.5%에 이른다. 즉 빗물의 절반 가까운 양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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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화산섬이란 특징은 화산지질학적 가치 못지않게 지하수자원의 생성과 이용이라는 수문지질학적 측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유리한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하수 함양량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비가 얼마나 내리느냐는 강수의 양에 달려있다.
다행히 제주는 비가 많이 내리는 다우지역에 속한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제주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전체적으로 2044㎜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산간 지역과 한라산 고지대 지역의 강수량은 1780㎜와 2766㎜로 측정되고 있다.
또 한라산 산간을 제외한 해안지역의 경우도 1560㎜로서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비가 많이 오는 곳이다.
이처럼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이유는 같은 위도 상에 분포하고 있는 지역들에 비해 제주지역은 일반적인 수리적 기후인자들 외에도 해양에 접해 있는 절해의 고도이며 1950m 높이의 한라산이 섬 중앙에 우뚝 솟아 있어 해양으로부터 많은 습기를 포함한 기단이 확산될 때 한라산이 이를 막아주는 역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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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의 비는 대부분 여름에 집중되고 여름장마 전에 나타나는 봄 장마인 소위 ‘고사리’장마가 내리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연간 강수량의 약 43%가 6~8월인 여름에 내리는 데 다른 육지부 지방의 여름 비의 양 보다는 수량이 적다.
즉 제주지역은 봄과 가을에도 다른지방에 비해 비가 많이 내림으로써 상대적으로 연간 고르게 비가 내림으로써 지하수 함양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봄 장마시에는 안개비가 지속적으로 내려 강수량은 연강수량의 약 23%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등 최근들어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제주지역도 비의 양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등 지하수 함양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서 발표한 ‘제주도 지방 2017년 11월 기후리포트’와 ‘2017년 기상특성 분석’ 결과(http://www.kma.go.kr)에 따르면 기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고, 강수량은 연 변화폭이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7년 강수량은 평년 강수량(1981~2010) 및 2016년 강수량과 비교해 보면 2017년 강수량이 매우 부족했으며 특히 지하수 함양지역인 고지대 지역의 강수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제주지역의 2017년 강수량이 평년 대비 40~71% 수준으로 매우 부족해 지하수위가 하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반해 기온은 상승 추세이고,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지하수 이용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매우 불안정한 상황인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조사한 제주지역 지하수 평균 수위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분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지하수 보전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도내에서 지정·운영 중인 기준수위 관측정 68개소의 지하수위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관측 개시 이후 가장 낮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 분석자료에 따르면 최근 지하수위 관측 수위는 지난해 같은 시기 보다는 평균 3.30m. 최대 11.59m가 낮은 상태이며 관측 이후 평균에 비해 평균 3.58m, 최대 30.33m가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
하지만 이러한 지하수위는 취수량 제한 또는 일시적 이용중지 등 조치는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지하수위 하강 현상은 봄 장마가 시작되는 오는 4~5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이 없는 섬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지하로 스며든 지하수가 무한자원이 아니고 유한자원이라는데 있다.
과거 제주지역은 풍부한 지하수 자원이 있음에도 수자원 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물 부족현상을 겪어왔다.
그러나 근대화가 이뤄지면서 제주지역도 많은 개발사업이 이뤄졌고 상주 인구 또한 크게 늘어나면서 물 사용량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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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행정당국에서는 지하수 개발을 불허하고 있고 지하수 공수화개념 도입 등 지하수를 보전,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소극적인 행정은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이 지속되는 현상이 나타날 경우 지하수를 효율적으로 보전 관리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 지하수 함양량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앞으로의 지하수 사용 가능량에 대한 재검토는 물론 지표수 및 용천수 활용 방안 등 생활용수에 대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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