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다양한 지질형태로 구성…풍부한 지하수 함양 역할 ‘톡톡’

▲ 시추코어를 통해 파낸 제주의 땅속에 있는 암석 모습.ⓒ일간제주

제주도가 화산으로 만들어지면서 한라산에서 해안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곳이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으며 절경을 이루지 않은 곳이 없다.

한라산은 지질학상 신생대 제4기에 화산분출로 생성됐으며 산 정상에는 백록담이 있고 고산식물의 보고로서 식물의 종류도 무려 1800여 종이나 되어 울창한 자연림과 더불어 광대한 초원이 장관을 이룬다.

더욱이 높은 절벽과 깎아지른 듯한 암벽, 그리고 얕은 계곡의 기암괴석 등 빼어난 자연경관이 한라산 곳곳에 펼쳐져 있고 봄에는 진달래군락이, 가을의 만산홍엽은 빼놓을 수 없는 경관이며, 눈 속에 잠긴 설경의 한라는 절경 중의 절경으로 손꼽힌다.

한라산 국립공원 밑으로는 넓고 넓은 중산간이 펼쳐져 있으며 한라산에서 시작된 기생화산인 오름들은 해안변까지 이어져 제주의 아름다움을 더욱더 빛내주고 있다.

중산간지역 곶자왈 지대는 천혜의 자연림 형태를 갖추고 있어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함양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동식물의 보고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제주의 해안은 화산활동 당시에 형성된 다양한 형태의 용암지형이 아주 잘 간직되어 있어 우리나라 화산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제주가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2009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도 지정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완성했다는 점도 우연이 아니다.

지역 단위로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한 곳은 전 세계적으로 제주도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제주의 자연환경 가치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시추코어를 통해 파낸 제주의 땅속에 있는 암석 모습.ⓒ일간제주

그렇다면 화산이 폭발을 일으켜 만들어진 제주도의 땅속은 어떻게 이뤄져 있을까?

물 빠짐이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는 제주의 지형으로 인해 풍부하게 땅 속으로 저장되고 있는 지하수는 어떤 형태로 보관되고 있을까.

180만년 이라는 장구한 시간 속에서 화산폭발과 휴지기가 반복되면서 빌레를 이루는 용암, 곶자왈을 이루는 용암, 산방산과 같은 용암돔을 이루는 용암 등 여러 종류의 용암이 불규칙하게 쌓였다. 또한, 화산활동이 멈춘 휴지기에는 점토층, 토양층 따위의 퇴적층들도 지형이 낮은 곳에 쌓이면서 제주의 땅속은 용암과 퇴적층이 마치 시루떡과 같은 지질구조를 이루게 되었다.

아직은 제주의 땅 속에 대한 관심을 그리 높지는 않은 편이기는 하지만 지하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땅 속에 대한 관심도는 최근 들어서는 높아지고 있다.

제주의 땅 속도 지상과 마찬가지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제주의 땅속에 대한 연구가 그리 많지 않아 제주의 땅속을 속속들이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주목되는 것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지난해 4월 제주의 땅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연구보고서를 발간됐다는 점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국토교통부 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제주도 지하지질과 지하수 연구를 소개하는 '제주도 시추코어 지질검층 지침서'를 발간했다.

이 지침서의 발간은 제주도 땅 속의 암석(시추코어)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는 물론 지하수의 부존 및 산출특성 등을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제주도 지하에 분포하는 암석의 유형 분류, 암석이름 명명기준, 암석특징 기재방법 등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지질 및 지하수 조사·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던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침서 집필에 참여했던 제주도 지질과 지하수 분야 권위자인 고기원·박준범·손영관·윤석훈 박사 등은 제주의 땅 속을 한마디로 변화무쌍하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제주도 땅속 핵심을 측정하는 시추코어 책자에서 “제주도의 땅 속은 크게 용암류, 서귀포층, U층, 기반암(응회암 및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다”며 “그러나 불과 몇 미터만 옮겨 시추를 하더라도 땅 속에 분포하는 암석이나 퇴적층은 변화무쌍하며 글자 그대로 미스터리”라고 정의했다.

이들은 특히 “그동안 제주지역 수 천 곳에서 여러 가지 목적으로 땅속을 시추했다”며 “하지만 지금도 제주도 땅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제주의 땅속은 일정한 형태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화산활동에 의해 다양한 형태의 지질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 시추코어를 통해 파낸 제주의 땅속에 있는 암석 모습.ⓒ일간제주

제주는 젊은 화산으로 지표면에 갈라진 틈이 많아 지하수가 지하로 잘 스며드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지하수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제주의 땅속으로 들어간 빗물은 해수면과 비슷한 위치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수직 하강을 하며 용암동굴을 지나가기도 하고 응회암과 같은 퇴적층을 만나 잠시 머물기도 한다.

땅속으로 스며든 빗물은 해수면보다 조금 높은 곳에서 두꺼운 퇴적층을 만나고 여기에 흡수돼 저장된다.

따라서 제주의 땅속은 용암층 사이에 응회암이나 퇴적층이 많기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을 보전할 수 있고 땅속의 경계인 지하수면이 해수면보다 약간 높이 위치함으로써 해안가 용천수가 생겨나게 된다.

제주는 180만 년에 이르는 화산활동으로 지역별로 지하 지질구조가 복잡해 지하수의 부존형태나 산출특성도 지하 지질구조를 반영하여 복잡하고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즉 제주의 지하수는 기저지하수, 준기저지하수, 상위지하수, 기반암지하수의 4가지 형태로 부존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정의한 바에 따르면 ‘기저지하수’는 해수와 담수의 밀도 차이에 의해 담수지하수가 해수 위에 부존하는 형태의 지하수로서, 제주도 동부 해안을 따라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서부 해안지역에도 일부 분포하고 있다.

또 ‘준기저지하수’는 해수면 하부에 대수층이 위치하고 있지만, 저투수성 지층의 발달로 인하여 해수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지하수체를 말하며, 제주도 북부와 서부지역에 넓게 분포한다.

‘상위지하수’는 대수층이 해수면 상부에 위치하는 지하수체로서, 서귀포 일대의 남부지역과 중산간 및 고지대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기반암지하수’는 제주도의 기반암인 응회암 및 화강암층에 부존하는 심부지하수로서, 평균 해수면하 약 500m 이하의 깊은 곳에 분포하며, 온천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있다.

제주의 땅속은 화산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지역에 따라 아주 다양하고 복잡한 특성을 지니고 있고 이러한 땅속의 형태가 비록 작은 섬이지만 풍부한 지하수를 머금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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