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갈수록 훼손 심각…체계적인 보전대책 시급
3. 지하수 함양의 보고(寶庫) 제주 곶자왈
제주의 곶자왈은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생성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자원이다.
제주에는 연평균 2061mm의 비가 내린다. 이를 수량으로 환산하면 총 37억6900만톤에 이르는 양이다.
이 같은 비의 양 가운데 45.5%인 16억7600만톤은 두께가 얇은 용암층을 통과해 지하수로 만들어진다.
여기서 제주의 지하수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곶자왈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의 곶자왈은 점성이 높은 용암류가 이동과정에서 부셔지고 깨지면서 만들어진 바위덩어리들이 뒤엉킨 곳에 식생이 우거진 지대로서, 중산간지역에서 해안 저지대로 연속되는 분포를 나타낸다.
제주의 곶자왈은 섬의 독특한 기후와 토양환경을 가지고 있어 예부터 식물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되고 있다.
사실 곶자왈이란는 용어는 최근에 만들어진 지질학적 합성어로 옛 제주사람들은 곶자왈을 곶, 자왈 , 숨골로 구분해서 불렀다.
곶자왈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널려 있고 가시덤불과 나무 등이 우거진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지금에 와서는 식물생태학적으로 매우 특이한 식생구조를 띠고 있어 생태적으로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하지만 제주 곶자왈을 최고의 가치는 육지와 단절된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 속에서 다양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지하수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곶자왈은 비가 내리면 마치 스펀지처럼 빗물이 땅 속으로 곧바로 스며들게 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필터링을 통해 깨끗하고 좋은 지하수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일컫는 곶자왈의 구조는 화산이 만들어낸 선물이라 하겠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에 의하면, 곶자왈지대는 크게 4지역에 걸쳐 분포한다. 한경-안덕 곶자왈지대는 도너리오름곶자왈용암류와 병악곶자왈용암류로 세분되며 전자는 최대 연장거리 23㎞로, 해발고도 330m에서 50m 미만까지 펼쳐져 있고 후자는 최대 연장거리 9㎞로, 해발고도 492m 지점에서 시작된다.
애월 곶자왈지대는 노꼬메오름곶자왈용암류로 불리며, 해발고도 833.8m에서 시작해 90m까지 총 9㎞에 걸쳐 분포한다.
조천~함덕 곶자왈지대는 함덕~와산곶자왈용암류, 조천~대흘곶자왈용암류, 서거문이오름곶자왈용암류 등으로로 세분된다. 최대 연장거리는 30㎞로, 해발고도 450~500m에서 시작된다.
구좌~성산 곶자왈지대는 동부지역으로 동거문이오름곶자왈용암류, 다랑쉬오름곶자왈용암류, 용눈이오름곶자왈용암류, 백약이오름곶자왈용암류로 세분된다. 최대 연장거리는 25.8㎞이며, 해발고도 382m에서 시작해 30m 미만까지 펼쳐져 있다.
자연림과 가시덩굴이 혼합 식생하는 자연의 보고(寶庫)로, 한라산에서 중산간을 거쳐 해안선까지 펼쳐지면서 동식물이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곶자왈은 흙이 거의 없이 부엽토만으로 바위 위에 숲을 이룬 곳으로 지금도 미기록 식물이 보고되는 ‘미지의 세계’다. 특히 빗물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지하수를 형성하고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키는 특성으로 인해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곶자왈은 자연림과 가시덩굴이 혼합 식생하고 있어 경작지로 이용하지 못하는 불모지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상록수들이 주로 분포함으로써 한겨울에도 푸른 숲을 자랑하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소비해주는 장소, 생태계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곶자왈은 한라산에서 중산간을 거쳐 해안선까지 분포함으로써 동식물들이 살아가는데 완충지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처럼 곶자왈이 지하수 함양은 물론 식물생태계의 보고(寶庫)였지만 곶자왈에 대한 인식부족과 관광개발 등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 마구잡이 훼손을 함으로써 생태계는 물론 지하수 함양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2000년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곶자왈에 대한 관심은 지하수 분야 뿐만 아니라 동식물 등 생태 분야로까지 확대되면서 학술적 가치 및 보전의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 4월 10일 곶자왈공유화재단 공식 출범해 곶자왈 공유화 운동, 그리고 곶자왈지대내 사유지 매입 등 다양한 보존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곶자왈 한평사기 운동 등은 재단 설립 당시에는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었으나 2016년 제주도내 곶자왈 10% 매입 목표는 사실상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토지가격 상승으로 인해 곶자왈 매입 운동은 그 성공 가능성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곶자왈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을 하면서도 이를 보호하고 보전하기 위한 행재정적 노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제주도내 곶자왈 지역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돼 가고 있다.
더욱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일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인해 지하수위가 떨어지는 등 물 문제가 심각해 질 우려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제주도는 지질특성상 지하수가 곧 생명수다. 지하수가 없는 제주도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우리가 곶자왈을 보호하고 보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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