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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우근민 지사님께 드리는 편지,"정도를 걸으시는 지사님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신용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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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0.19  16: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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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인 변호사
먼저 도민을 위해 헌신의 노력으로 제주도정을 이끌어 가시는 지사님께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간에서는 지사님과 저희 아버지를 영원한 라이벌이라고 합니다. 또한 많은 도민들은 지사님과 아버지가 진정으로 화해를 함으로써 제주사회에 아직도 뿌리박혀 있는 소위 우-신 갈등이 종식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저로서는 지사님께서 하시는 일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신 갈등을 극복하고 제주사회의 통합을 이루는데 작게나마 기여를 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해군기지와 관련하여 지사님께 쓴 소리를 할 작정으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해군기지 문제는 제주의 미래를 좌우할 너무나도 중차대한 문제이기에 그렇습니다.

지사님께서는 지난 지방선거 때 해군, 제주도, 강정주민 3자가 모두 만족하는 윈-윈 해법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이 되었습니다. 그 후 일 년 반 가까이 그 구체적 내용에 대해 침묵하고 계시다가 이번 14일 해군기지 건설 찬성 측 단체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드디어 밝히셨습니다.

윈-윈해법은 첫째, 해군은 국책사업인 제주해군기지를 정상적으로 건설하고, 둘째, 제주도는 명실상부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통해 발전하며, 셋째, 강정주민들은 국고지원에 의한 주변지역발전계획 실시를 통해 이전보다 나아진 생활수준을 영위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해군, 제주도, 강정주민 3자가 모두 만족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난마처럼 얽힌 해군기지 문제가 해군, 제주도, 강정주민 3자가 모두 만족하는 방향으로 해결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지사님께서 밝히신 윈-윈 해법이 과연 그런 해결을 가져올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선 제주해군기지가 정상적으로 건설될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지금 건설이 강행되는 제주해군기지는 편법과 회유에 의한 입지 선정, 절대보전지역의 무단 해제, 총체적 부실인 환경영향평가, 탈법ㆍ편법적인 문화제 발굴조사, 의문시되는 국가안보 필요성, 공권력에 의한 인권 유린, 허구적인 민군복합관광미항 등 숱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에 대한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고 정부가 공개 사과하는 등 필요한 조치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제주해군기지는 끊임없는 정당성 시비에 휘말리게 되어 정상적으로 건설될 수가 없습니다. 이 땅에 양심과 정의가 살아 있는 한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반대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며 제주사회는 갈등의 소용돌이를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지사님께서는 이를 외면하고 계십니다.

다음으로 제주도가 명실상부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통해 발전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서는 첫째, 15만 톤 급 2척의 크루즈의 자유로운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민항시설을 가져나가야 하고, 둘째 무역항 지정을 통해 관제권은 국토해양부장관이 가져나가되, 관리운영권은 제주도지사가 가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민군복합항이 아닌 해군기지를 고집하는 해군이 관제ㆍ관리권을 주거나 민항시설을 위한 설계변경에 쉽게 동의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구럼비 바위에 대한 시험발파를 강행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고서도 막상 발파를 강행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는 그런 배포 밖에 없는 수준에서 어떻게 해군을 강하게 압박하여 설계변경이나 관제ㆍ관리권을 얻어낼 수 있을지 회의적입니다. 설령 관제ㆍ관리권을 얻어낸들 공사 준공 후 해군은 국가안보를 핑계 삼아 이를 다시 회수해 갈 것입니다.

또한 명실상부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제주도민이 만족할지는 의문입니다. 지금까지 해군의 행태에 비춰볼 때 해군은 점령군 노릇을 하려고 하면서 제주도민과 끊임없는 마찰과 갈등을 일으킬 공산이 큽니다. 공군기지 또한 들어오려고 할 것이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제주도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희생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주도의 군사요새화에 대한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해군기지 반대운동은 명실상부한 민항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운동으로 이어져가며 제주사회를 계속 소용돌이치게 할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제주도민이 만족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국고지원에 의한 주변지역발전계획 실시로 강정주민들이 만족할지도 의문입니다. 강동균 회장의 구속과 9. 2. 공권력 투입 사태 이후 강정주민들의 마음은 돌처럼 굳어졌습니다. 분노와 울분, 한과 절망으로 일그러져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런 강정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주변지역발전계획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에 대한 진정한 공감입니다. 지사님께서 강정주민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시며 함께 울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돌처럼 굳어진 강정주민들의 마음이 풀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사님께서는 그냥 돈으로 해결하려고만 하고 계십니다. 강정주민들은 억만금을 준다 해도 고향을 포기할 수 없다고 절규하고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어떻게 강정주민들이 만족하겠습니까. 오히려 지사님께 분노하지 않겠습니까.

이왕 돈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마디 더 하겠습니다. 제주도가 제시한 2011년 9월 7일자 강정마을 발전계획은 강정주민들의 의견수렴조차 없는 일방적인 계획일뿐더러 그 총 사업비도 2,957억 원(국비 2,891억 원, 지방비와 민자 66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김태환 도정 때 밝힌 강정마을 발전계획의 총사업비 8,696억 원(국비 4,743억 원, 지방비 1,698억 원, 기타 2,255억 원)과 비교해 보면 1/3 정도에 불과한 액수입니다. 김태환 도정 때보다도 훨씬 못한 규모의 지원계획으로 강정주민들을 만족시키겠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강정주민들을 우롱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지사님,

해군기지 문제는 난제 중의 난제입니다. 결코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사님께서는 더욱 정도를 걸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해군기지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그렇지 않고 쉽게 풀어보고자 꼼수를 쓰다보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지사님께서 밝힌 윈-윈 해법을 보니 지사님께서는 수렁에 빠져 버리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지사님,

지사님께서 정도를 걸으신다면 저는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해 지사님을 돕겠습니다. 지사님께서 퇴임하신 후에도 도민의 존경을 받는 성공한 도지사가 되도록 하는데 열과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신 갈등을 종식시키고 제주사회를 통합하는데도 이바지하는 길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사님께서 다른 길을 걸으신다면 저는 제주의 미래를 위해 지사님과 감히 싸우는 무례를 범하고자 합니다.

지사님께서 항상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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