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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2011영주신춘문예' 당선자 발표
박길홍 기자  |  news@newsjej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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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2.28  15: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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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신문사상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뉴스제주의 '제4회 2011 영주신춘문예' 당선작이 발표됐다.

이번 심사는 본사로 접수된 총 718편 (일반부 시 352편, 시조 121편, 학생부 시 170편, 시조 75편)에 대해 심사가 이루어졌으며, 심사위원은 변종태, 유종인, 이승은, 박현덕, 문순자 심사위원들이 최우수 작품을 엄선해 선정했다. 

이번 시상은 추후 당선자들에게 개별적으로 공지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에 당선된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상패가 시상될 예정이며, 일반부는 뉴스제주회장상, 학생부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상이 수여될 예정이다.(일반부 각각 100만원, 학생부는 각각 50만원)

당선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2011 영주신춘문예 당선자

▲일반부 시부문
당선작 : 등대
정금희 (서울 종로구 내자동 )
심사위원: 변종태, 유종인

▲시조부문
당선작 : 제비집
임태진 (제주시 이도2동)
심사위원: 이승은, 박현덕

▲학생부 시부문
당선작 : D-day
송혜경 (제주 중앙여자고등학교)
심사위원: 변종태, 유종인,문순자

▲학생부 시조부문
당선작 : 샤프연필
이태훈(전남 목포 문태고등학교)
심사위원: 이승은, 박현덕, 문순자

 

# 등대

   
▲ 정금희 씨(일반부 시부문 당선자)

그것은 선명한 결을 잘 익힌 맛이다

나의 하얀 말도 새벽 바다 동쪽 하늘을 잡아당긴다

잡아당겨도 그대로 서 있는 것은 뿌리가 있기 때문

어린 바다 뿌리를 이리저리 파 본다

바위 속에서 물의 보푸라기를 잡는다

그 보푸라기를 비벼 차를 끓이면

주전자 속에 끓어오르는 물의 시간

폭포소리가 보인다

소나무 송진향이 보인다

잠이 정수리를 타고 내려온다

고향의 뿌리를 천천히 잡아당긴다

새벽 닭 울음

먼 빛의 진동소리가 보인다

그 맛이 뾰족뾰족하다

 

# 제비집 

푸른 오월 하늘에 제비 한 쌍 날아와서

   
▲ 임태진 씨(일반부 시조부문 당선자)

한 올 한 올 물어온 흙더미와 지푸라기
이 세상 가장 튼튼한 집 한 채를 지었다

사글세로 떠돈 세월 돌아보니 아득한데
앞만 보고 달려온 날들의 보상인 듯
한 생애 빛나는 훈장 처마에 걸리었다

집이래야 단칸방 남루한 살림살이
굳이 인가에 와 터를 잡는 이유는
질기디 질긴 인연을 내려놓지 못함이다

결국 산다는 건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
강남으로 돌아갈 날 죽지로 헤아리며
해마다 삶의 이력에 둥지를 틀고 산다

 

   
송혜경 제주중앙여고(학생부 시부문 당선자)

# D-day

열 뚜우ㅡ시!
요 귀여운 꼬마아가씨가
여태 잠을 안자고 내게 시간을 알린다.
휴대폰 폴더를 열었다.
화면구석에 메모 하나가
얄밉게도 내게 오늘의 일정을 알린다.

거울을 들여다본다.
눈 아래 검은 그림자가 내 얼굴을 집어 삼킨다.
잔잔한 여드름이 뚫고 올라와 자리한다.

책상을 살펴본다.
구김 없이 빳빳한 문제집이 나를 얄밉게 쏘아본다.
다 듣지 못한 동영상 강의가 자장가를 불러준다.

내일을 위해, 아니 오늘을 위해
이제 그만 따뜻하게 데워진 전기장판으로 달려가
그간 매고 다니던 피곤을 내려놓고 싶다.

한ㅡ시!
잠 좀 자라, 꼬마아가씨야!
휴대폰을 다시 집어 들었다.
화면구석에 메모 하나가
얄밉게도 내게 오늘의 일정을 알린다.

오늘의 일정 : 중간고사 D-day.

 

# 샤프연필

딱딱한 샤프연필엔 향긋한 냄새가 없다.

   
▲ 이태훈 목포 문태고등학교(학생부 시조부문 당선자)


영혼의 나뭇결을 쓰윽 쓱, 깎아내는
맑고도 경건한 시간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눈 감으면 향긋하던 나무가 사라졌다.
대패 밑에 쌓여가던 톱밥들도 떠나갔다.
단단한 생각만 남아 콘크리트 세웠다.

무의식의 땅 속에 뿌리를 내리거나
꽃 피었다 시들어가는 나무를 볼 수 없다.
누르면 나오는 심들이 영혼마저 깎아냈다.

오늘도 사람들은 샤프를 손에 쥐고
예, 또는 아니오, 두 가지만 떠오르는
단답형 문제지들을 고개 숙여 풀고 있다. 

 

 

▲ 2011영주신춘문예 시부문(일반부) 심사평

예심 없이 모두 본심에 올린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일별했다. 옥석의 차이는 분명 있었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선자(選者)의 손에 남은 것은, 네 사람이었다. 이혜숙님의 <비숍하임의 귀머거리>外는 나름의 시적 분위기를 일궈내는 세련된 눈썰미가 있었다.

그러나 시의 정체(晶體)로 드러나는 어떤 결기가 부족해 보였다. 정현주님의 <나무를 키우는 나무>外도 대상 사물을 진부하지 않은 시각으로 켜나가려는 의도가 충만했다. 다만 그런 의도를 뒷받침할만 한 시적 구체성과 개연성이 부족해 보였다. 그리하여 끝까지 남은 것은 문혜영님과 정금희님이었다.

문혜영님의 <유채꽃>外는 삶의 진솔한 단면을 따뜻한 정감 속에 풀어내는 무리없는 전개가 호감이 갔다. 그러나 응모된 시편 간의 수준이 고르지 못한 것이 못내 불안했다. 그리하여 정금희님의 <등대>外로 자연스럽게 압축됐다.

무엇보다 응모된 시편들의 수준이 고른 게 믿음이 갔다. 사물이나 상황을 나름의 이미지로 축조하거나 그 뉘앙스를 감각적으로 켜낼 줄 안다. 그러한 말부림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음을 보았다. 축하드린다. 아쉽게 제외된 분들께는 정진과 격려를 보낸다. (심사위원: 변종태, 유종인)

 

▲ 2011영주신춘문예 시조부문(일반부) 심사평

삶의 이력, 우리 생의 아름다운 집 한 채

2011년 뉴스제주 ‘영주일보 신춘문예’는 전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작품을 보내왔다. 심사위원들은 196편에 이르는 응모작을 윤독하면서 탄성을 질렀다. 우리의 민족문학인 시조에 대한 열정이, 바다 건너 탐라까지 불꽃처럼 타올랐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신춘문예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는지 응모하신 많은 분들이 제주의 정서를 작품에 펼쳐 보였다. ‘해녀, 용두암, 오름, 서귀포, 우도’ 등이다. 작품을 무리하게 이끌고 가느라 그러한 시적 주제들이 큰 결실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생활 속에서 발견한 소재들을 긴강감 있게 끌고 가는 응모작들이 눈에 띄었다. 감상을 진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치밀한 묘사와 관찰로 새로운 감흥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최종심에 오른 임태진의 「제비집」, 이창선의 「섶섬」,오창래의 「우도 생각」, 문제완의 「石衣, 바위가 옷을 입다」, 백점례의 「물의 길은 희다」가 올라왔다.

「우도 생각」은 우도를 어머니와 아버지의 절규로 중첩시키면서 시적 발상을 전환하였으나, 언어를 함축시키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石衣, 바위가 옷을 입다」는 4수로 이끌면서 시적 전개는 무리가 없었으나 부분 부분을 설명으로 처리해 전달의 힘이 약했다.「물의 길은 희다」는 시조를 다루는 부드러움의 힘은 앞섰으나 주제를 살리지 못해 난해한 면이 있었다.

이렇게 해서 임태진의 「제비집」과 이창선의 「섶섬」으로 압축되었다. 이창선의「섶섬」은 나뭇잎 섬으로 귀결하면서 그 풍경을 서귀포와 연결, 전개한 사유의 힘이 있었다. 예컨대 임태진이 다른 작품 「화재주의보」연작에서 보여준 삶의 비명과 탄식처럼. 그러나 「제비집」에서 사글세의 남루한 살림과 삶의 여정을 이입해 특히 “해마다 삶의 이력에 둥지를 틀고 산다”에서 볼 수 있듯이 춥고 가난한 우리 생의 아름다운 풍경과 서정의 밀도를 더 높이 평가했다.

심사 결과, 당선작으로 임태진의 「제비집」을 뽑았다. 앞으로 더 깊은 사유와 서정을 펼쳐 시조문학의 재목이 되기를 바란다. 끝까지 남으신 분들의 작품에도 깊은 애정을 금할 길이 없다. 이번 계기로 도약의 시간을 갖도록 부탁드린다. (심사위원: 이승은 · 박현덕)

 

▲ 2011영주신춘문예 시부문(학생부) 심사평

응모된 시편 중에서 최종까지 눈길을 끈 것은, 세 사람이었다. 예비 문사(文士)들의 열정이 행간에 배어나왔다. 이정환 군의 <거미가 된 여인>外는 시적 환기력이 있는 정황을 꾸려나가는 입담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산문적 속성이 너무 비등했다. 간추림 뒤의 여운에도 눈길을 돌려보길 바란다.

서종은 군의 <화장의 시작>外는 역시 말부림에 능숙하고 말의 뉘앙스를 통해 시적 효과를 내는데도 발군이다. 다만 그것이 생각의 결속만으로 이어짐으로써 공감이 떨어졌다. 묘사적인 환기력에도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송혜경 군의 <D-day> 外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우선 어른 흉내를 내지 않고 자기 분위기로 맛을 낼 줄 아는 진솔함과 찬찬한 눈길이 맘에 들었다. 시를 너무 먼 것에서 찾지 않는다는 그 소박함이 새삼 귀하게 보였다. 들뜨지 않고 자기 현실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시적 여정에 박수를 보낸다. (심사위원: 변종태, 유종인, 문순자)



▲ 2011영주신춘문예 시조부문(학생부) 심사평

사유의 폭과 생명성

금년 뉴스제주 ‘영주일보신춘문예’에 시·시조부문 학생부가 신설되었다. 신춘문예 사상 처음의 시도가 아닌가 싶다. 약관의 나이로 신춘문예를 통과해 문단에서 주목을 받은 문사들도 있다.

이 문학고시의 가슴앓이를 위해 제주를 비롯한 경남, 서울, 광주, 전남, 강원, 거제, 대구 등에서 작품을 보내 왔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그 열기는 참으로 대단했다.

시조부문 학생부 작품을 윤독하면서 상투적이고 정형을 지키지 않는 응모작들을 걸러 냈다. 그리고 보니 다섯 명의 학생 작품이 남았다. 다들 고등학생이었다. 다시 전남 목포 문태고 3학년 이태훈의 「샤프연필」과 대구 상원고 3학년 이나영의 「연평도, 울고 있다」두 편이 남았다.

저마다 정형의 율격을 지키면서 긴장과 이완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그 구조 속에서 담아내는 학교생활의 소재와 사회적으로 접근한 연평도 북한도발이 정형의 그릇 안에 오롯하게 담겨졌다.

이나영의 「연평도, 울고 있다」는 민족의 아픈 현실이 우리에게 오버랩되어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사실성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넘치는 힘에 비해 서정성이 약하다. 그러나 이태훈의 「샤프연필」은 “향긋한 냄새”를 가진 나무로 첫 수를 열어 그 나무가 톱밥이 되어 “생각만 남아” 화자는 깎인 영혼으로 “단답형 문제지들을 고개 숙여 풀고 있다”고 토로한다. 이처럼 작품「샤프연필」은 사유의 폭을 넓히면서 생명성을 불어 넣고 있다.

‘영주 신춘문예’ 학생부 시조부문 당선작으로 이태훈의 「샤프연필」을 뽑았다. 부디 민족문학의 정수인 시조를 찰지게 가꿔 좋은 시조시인이 되었으면 한다. 

박길홍 기자  news@newsjej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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