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4회 영주신춘문예 당선자(학생부 시부문) 송혜경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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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혜경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3학년(제4회 뉴스제주 영주신춘문예 학생부 시부문 당선자)

어릴 적부터 일기장에 써내려간 시(詩)를 비롯해 이후 학생으로서 똑같은 연필을 들고 숱한 문제집들보다도 빈 종이를 펼쳐 무엇인가 적어내는 순간이 가장 벅차고 즐겁다는 송혜경 학생.

창작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 보다 거대화 된 감수성 예민한 고교시절을 보내고 있는 송혜경 학생은 아마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날을 펜의 독무를 즐기며 보냈을 지도 모른다.

시(詩)를 쓰기 위해 깍아 내려간 연필심만큼이나 시적 감성을 차근차근 깍아 내려간 송혜경 학생은 이러한 자기 성찰로 꽃피운 내적 성숙을 스스로 즐기며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인터뷰는 본사가 주최한 ‘제4회 영주신춘문예’에서 학생부 시부문에 당선된 예비문인 송혜경 학생을 만나 자신의 작품평과 시를 쓰기까지 정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의무감이 불현듯 펜을 잡은 저의 손을 간질였어요”

이번 영주신춘문예에 지원하게 된 동기에 대해 송혜경 학생은 “학교를 다니면서 백일장 행사들이 열릴 때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참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 때가 많았다”며 “사실 신춘문예는 뛰어난 문인들만의 도전이라 생각했지만 우연히 ‘제4회 영주신춘문예’에서 학생부를 뽑는다는 공모를 보자 그 ‘의무감’이 불현듯 펜을 잡은 저의 손을 간질였다”며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수상대상자로 선정 시 기분에 대해 묻자 “예비 문인들의 벅찬 기대감, 일명 ‘신춘문예병’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그저 ‘참여’라는 의미만 두려 했었다”며 “그런데 뜻밖의 당선을 알리는 전화에 저도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이어 송혜경 학생은 시상식 당시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이야기도 꺼내 들었다.

“학생부라 당선 소감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건만, 갑작스러운 소감 발표 주문에 놀라 떨리는 마음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를 많이 못했던 것 같다”며 “우선, 어느덧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마지막 문턱에 서서 어깨가 무겁지만 무엇보다도 제가 평생토록 하고 싶은 ‘글을 쓰는 것’은 결코 놓지 않을 것을 다짐해본다”며 창작에 대한 열의를 놓지 않을 것을 피력했다.

“그리고 저를 응원해주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은 많았지만, 제 글을 읽고 좋아해주고 응원해주는 친구들에게는 고맙다는 말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 고마워, 얘들아. 우리 마지막 고3도 열심히, 화이팅!”

이어 향후 문인으로서 계획이나 활동이 있느냐는 물음에 “아직 학생인지라 남은 고3 열심히 마무리해서 제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게 바로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며 현재는 고교생활에 몰두하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시험 전날 학생의 심정과 초조한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다”

이번 제4회 영주신춘문예는 학생부가 새롭게 신설이 되어 많은 예비문인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본사로 접수된 총 718편에서 학생부(시, 시조) 부문에만 245편이 몰려들면서 심사위원들의 행복한 고민은 시작됐다.

이 중 학생부 시부문에만 170여편에 달하는 작품이 접수됐는데 응모된 작품 중 최종후보로 거론된 작품은 3편이었다.

수많은 작품 중 3편으로 압축된 작품은 이정환 학생의 ‘거미가 된 여인’, 서종은 학생의 ‘화장의 시작’, 그리고 송혜경 학생의 ‘D-day’였다.

이정환 학생의 ‘거미가 된 여인’은 시적 정황은 뛰어 났으나 산문적 속성의 비등으로 인해, 그리고 서종은 학생의 ‘화장의 시작’은 말의 뉘앙스를 통해 시적효과를 내는데는 발군이었으나 그것이 생각의 결속만으로 이어짐으로써 공감이 희석된다는 평을 받았다.

이중 단연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송혜경 학생의 ‘D-day’였다.

▲ 학생부 시부문 당선자인 송혜경 학생이 가족들과 당선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이번 수상된 본인의 작품에 대해 독자들에게 설명해 달라는 물음에 “고요한 새벽, 잠이 오질 않아 공모할 작품에 대해 구상하던 중에 책상 구석에 쌓아 놓은 문제집들을 보며 시험 전날의 학생의 심정과 초조한 모습을 시로 나타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저뿐만 아니라 ‘학생’이라면 한번쯤 겪어 보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심사위원단(변종태, 유종인, 문순자)은 송혜경 학생의 작품을 두고 “우선 어른 흉내를 내지 않고 자기 분위기로 맛을 낼 줄 아는 진솔함과 찬찬한 눈길이 맘에 들었다. 시를 너무 먼 것에서 찾지 않는다는 그 소박함이 새삼 귀하게 보였다”며 “들뜨지 않고 자기 현실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시적 여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평가한 바 있다.

스스로 자신의 시에 대한 평을 묻자 “사실 조금 우스운 말이겠지만 저는 총 3개의 작품을 공모하면서 당선된 ‘D-day'라는 작품에 대해 크게 애착이 없다. 공모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아 급하게 쓰면서 퇴고도 하지 못하고 낸 작품인데도 당선이 되어 당황하기도 했다”면서 “당선 이후 전에 없던 애착은 커져만 가는데 하나 아쉬운 점은 시험을 앞둔 학생(화자)의 외적 묘사만 지나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며, 많이 부족한 작품이라 당선된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좋은 작품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자평했다.

"마지막으로 제5회 영주신춘문예를 준비하는 미래 문인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이란 기자의 질문에 “처음으로 학생부 부문을 뽑은 ‘영주신춘문예’가 앞으로 더 많은 예비 문인들에게 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영주신춘문예’가 예비문인들의 등용문이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빈 종이에 여백을 채워나가면서 빼곡히 나열된 활자 속에 사유의 공간을 넌지시 열어두고 멀찌감치 떨어져 관조할 수 있는 여유로움...그것을 이미 알아버렸을까.

활자를 통해 구축해낸 시적 환기는 언젠가 이 시절 고유의 내음을 끄집어 낼것이 분명하다.

훗날 어떠한 삶의 진동으로 인해 이 순간의 잔향이 노스텔지어로 돌아와 작가가 된 ‘시인 송혜경’을 다시금 두드리는 순간이 되었으면 바라마지 않는다.

<박길홍 기자/저작권자(c)뉴스제주/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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