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제주 '제4회 영주신춘문예' 당선자

46986

 

▲ 임태진 씨(일반부 시조부문 당선자)

# 제비집

 

푸른 오월 하늘에 제비 한 쌍 날아와서
한 올 한 올 물어온 흙더미와 지푸라기
이 세상 가장 튼튼한 집 한 채를 지었다

사글세로 떠돈 세월 돌아보니 아득한데
앞만 보고 달려온 날들의 보상인 듯
한 생애 빛나는 훈장 처마에 걸리었다

집이래야 단칸방 남루한 살림살이
굳이 인가에 와 터를 잡는 이유는
질기디 질긴 인연을 내려놓지 못함이다

결국 산다는 건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
강남으로 돌아갈 날 죽지로 헤아리며
해마다 삶의 이력에 둥지를 틀고 산다

[당선소감]

‘언 가슴에 온기를 전할 수 있는 글 쓰고 싶어’

당선 소식을 접하고 나서 한 동안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찰나에 시와 함께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고교시절 윤동주, 한용운님의 시를 유독 좋아했었던 기억, 90년도에 방송통신대학 국문과에 입학하여 문학회 활동을 하면서 시와 인연을 맺었던 기억, 그 후 6년 동안 열정적으로 글을 쓰다가 시대 변화와 생활고 때문에 한동안 시 가슴을 닫았던 기억까지, 그렇게 10여년이 흐른 2008년에 정드리문학회에 가입하여 다시 시 가슴을 열고 지금까지 글을 써왔습니다.

한편의 글을 완성하기 위해 보냈던 무수한 시간들, 힘든 싸움이었지만 정드리문학회라는 기댈 언덕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습니다. 카페의 작품토론방과 오프라인을 통한 합평회를 하면서 쓰고 지우고를 수없이 반복해 왔습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앙드레말로가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 어쩌면 저도 오랫동안 오늘을 꿈꾸어 왔기 이러한 영광이 찾아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주신춘문예 당선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잘 압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제주의 아픔과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추고 언 가슴에 온기를 전할 수 있는 따뜻한 작품 한편 쓸 수 있는 그날 까지 끄덕끄덕 걸어가겠습니다.

설익은 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신춘문예의 장을 마련해주신 뉴스제주신문사 관계자께 머리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구좌119센터 직원들과도 이 영광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조금이나마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앞으로는 모든 걸 작품으로 말하겠습니다.

일간제주의 모든 기사에 대해 반론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됩니다.
반론할 내용이 있으시면 news@ilganjeju.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와 더불어 각종 비리와 사건사고, 그리고 각종 생활 속 미담 등 알릴수 있는 내용도 보내주시면
소중한 정보로 활용토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일간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