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호 전 외교부 2차관 초청 강연 개최
-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술패권 경쟁 속 한국의 경제·통상 전략 모색
- 제주지역 기업의 대외 리스크 대응 역량 강화 필요성 강조

제주상공회의소(회장 양문석)와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회장 강동훈)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제주개발공사·제주농협·제주은행이 후원하는 ‘제153차 제주경제와 관광포럼’이 25일(화) 오전 메종글래드 제주 크리스탈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는 도내 기업체·유관기관장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태호 전 외교부 2차관이 ‘경제안보의 시대, 우리의 대책은?’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차관은 강연에서 “미·중 패권 경쟁이 글로벌 공급망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단기간에 종료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오랜 기간 ‘세계의 공장’으로 기능하며 중간재·완성재 생산을 수행해 왔으나, 축적된 제조 경험과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생산 전 과정을 직접 통제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의존도가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공급 과잉 현상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차관은 희토류(Rare Earth) 분야를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현재 중국은 원재료 생산의 약 70%, 가공의 90%를 점유하고 있으며, 단순 생산을 넘어 이를 전략적·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상호의존의 무기화(Weaponization of Interdependence)’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자국산 희토류 성분이 일부라도 포함된 제품의 해외 수출 시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규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공급망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미국이 반도체·AI 등 전략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공급망 파트너십을 확대하자,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맞대응하면서 양국 간 경제·기술 갈등이 사실상 ‘상호 보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은 우방국 중심의 블록화(근역화·Friend-shoring)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주요국은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리스크 분산과 다변화 전략,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경제안보 시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정학·기술·국력 경쟁이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변화이므로 과거의 자유무역 질서로 완전히 회귀하기는 어렵다”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WTO 규범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산업정책·공급망 정책을 적극 도입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기업 차원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관세·수출규제·공급 차질 등 예측 불가능한 변동이 늘어남에 따라 계약 구조, 가격분담, 공급망 다변화, 규제 대응계획 등 기업 내부의 글로벌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가 2023년 출범한 ‘공급망 안정화 기금(수출입은행 운영)’을 소개하며, 첨단 전략산업·자원·필수재 기업을 대상으로 시중보다 낮은 금융 비용으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기업의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한편 이태호 전 외교부 2차관은 대통령비서실 통상비서관, 주모로코 대사, 주제네바 대사, 외교부 제2차관 등을 역임하며 대한민국 경제외교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였다. 현재는 법무법인(유) 광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며, 경제안보 및 통상 분야 자문과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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