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귀도 작은오백장군바위 훼손

제주도 창제 설화인 설문대할망의 차귀도 막내 작은오백장군 바위가 어떻게 사라졌을까.

제주 설화를 아는 시민들은 "제주의 창제여신인 설문대할망이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라며 제주시의 관리부실을 비난하고 있다.

16일 제주시에 따르면 차귀도 천연보호구역내 작은 오백장군바위가 사라진 것을 안 것은 13일 오후 해녀 작업 중 해녀회장 장옥순씨가 “작은오백장군바위가 없어졌다”며 고산리 어촌계장에게 알려와 어촌계장이 이를 이날 오후 해양경찰서에 신고하면서다.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제주해양경찰서 조사 결과 사라진 작은 오백장군바위는 16일 오전 현재 발견되지 않았다.

시는 이보다 앞서 대전시 대덕구 대덕연구단지 한국전력연구원이 제출한 파력발전기 실험 대상지인 한경면 용수리 4238-2번지선 점·사용 허가를 2011년 9월1일부터 2014년 8월31일까지 해줬다. 이 기간 점·사용료는 67만4400원.

한국전력연구원(대전시 대덕구 대덕연구단지)은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28일부터 파도를 이용한 140t 규모 전력생산용 파력발전기를 차귀도 북서쪽 1.53㎞, 용수 포구 북쪽 2.1㎞ 지점, 수심 35m~40m에서 파력발전 시험 중이었다.

당시 파력발전 시험 수역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422호 차귀도 천연보호구역 밖이었다.

제주시 농수축산국 해양수산과 함운종 연안환경관리계장은 "당시 파력발전 실험 대상지에 대한 허가는 차귀도 천연보호구역이 아닌 곳으로 판단돼 허가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 파력발전기는 길이 21m짜리 2개를 서로 연결한 것으로 해당 지점에서 동서로 20t 규모의 콘크리트구조물을 기둥으로 부상(浮上), 전기 생산의 파력을 실험 중이었다.

그러나 이 파력발전기는 지난 4일 강풍으로 좌초, 조류에 밀려 차귀도까지 흘러들어왔다.

제주해양경찰서 중간 조사 결과 이 파력발전기는 파도를 이용한 전력생산용 파력발전기(140t 규모)로 4일 강풍으로 좌초돼 차귀도까지 밀려오자 더 이상 밀려나지 않기 위해 주변 바위와 작은 오백장군바위에 결박했으나 강풍으로 파력발전기가 크게 밀리자 밑둥이 잘리면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파력발전기는 지난 9일 부산선적 예인선 해양2003호(선장 윤정도)가 예인, 철수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의 원인과 정황에 대해서는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며 “16일 오후 2시부터 해녀를 동원해 사고 해역에 투입, 작은장군바위를 찾기 위한 수중확인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홍 문화예술과장은 “해녀들은 누군가 고의로 가져갔다고 주장한다”며 “아직 그 어떤 것도 단정지을 수 없다. 현재 한국전력연구원과 당시 파력발전기를 예인한 선장도 전화를 받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시는 수사결과에 따라 문화재청에 이를 보고, 원인을 제공한 한국전력연구원에 대한 고발 조치와 함께 벌금 부과도 검토 중이다.

윤 과장은 “작은 오백장군바위를 찾는다 해도 수면 아래이기 때문에 원상복구가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원상복구를 못하게 되면 다른 곳에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문제는 제주시의 관리 허점이다. 제주시 문화재 담당은 파력발전 점·사용허가 여부 조차도 몰랐다. 해당부서간 상호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중간 검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4일 강풍으로 파력발전기가 천연보호구역까지 침범한 사실조차 전혀 몰랐던 것이다.

사고 나서야 부랴부랴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발생 후 16일 현재 아무것도 나타난 것은 없다.

주변에서는 “작은 오백장군바위는 제주도 창제 여신인 설문대할망의 막내이자 차귀도에서 제주 바다를 지키는 장군으로 고산 지역과 차귀도를 찾는 낚시꾼들에게는 영적인 존재”라며 “만일 이를 찾지 못한다면 제주의 설화인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의미가 많이 퇘색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제주에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이라는 설화가 있다. 설문대할망은 키가 엄청나게 커서 한라산을 베개 삼고 누우면 다리는 현재 제주시 앞바다에 있는 관탈섬에 걸쳐졌다. 관탈섬에 빨래를 놓고 팔은 한라산 꼭대기를 짚고 서서 발로 빨래를 문질러 빨았다.

제주의 많은 오름[側火山]들은 설문대할망이 제주를 만들기 위해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를 때 치마의 터진 구멍으로 조금씩 새어 흘러 된 것으로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날라다 부은 것이 한라산이 됐다는 얘기다.

또 설문대할망은 500명의 아들을 낳았다. 설문대할망은 500명의 아들들에게 죽을 끓여주다 죽에 빠져 죽었는데 죽을 다 먹은 후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안 500명의 아들은 슬퍼하다 영실 장군석이 됐는데 그 막내가 현재 차귀도 작은 오백장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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