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1:26 (토)

이낙연 국무총리가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은 역사적 소명’이라며 4.3문제의 완전한 해결과 더불어 명예회복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이낙연 총리는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엄수된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총리는 “오늘은 대한민국의 가장 잔혹한 현대사에 속하는 제주 4.3 71주년을 맞아, 심신의 상처를 안고 살아오신 생존 희생자 여러분, 가족을 잃은 통한을 견뎌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드라며, 또한 폐허와 좌절을 딛고 평화로운 제주를 재건하신 도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며 서두를 열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역사의 소명으로 받아들였다”고 전제 한 후 “최근 정부는 4.3희생자 130명과 유족 4951명을 추가했는데, 이로써 희생자는 1만 4363명, 유족은 6만 4378명으로 늘었다”며 “4.3의 진실을 채우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기 위해 희생자 유해 발굴과 실종자 확인,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또한, 국회는 물론 정부 부처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배.보상의 방식에 대해 이 총리는 “국가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과 배.보상 등 입법을 필요로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와 협의하며 정부의 생각을 제시하겠다”며 “4.3평화재단 출연금도 늘어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71년 전 4월 3일 이념의 광기와 폭력에 짓밟혀 무고한 양민들이 학살당한 참혹한 당시 제주상황 대해 “이념이 뭔지도 모르는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살해되셨다”며 “젖먹이, 임신부, 팔순의 노인까지 광기의 폭력을 피하지 못하셨고, 7년여 기간동안 제주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3만여명이 목숨을 잃으셨으며, 목숨을 지킨 사람들께는 연좌제와 사회의 낙인이 옥죄었다”며 당시 참혹한 상황에 처한 제주도민들의 삶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그러나 불의한 권력도 풍화의 세월도 4.3의 진실을 덮지 못했다”며 “시인과 소설가와 화가들이 4.3의 진실을 은폐와 왜곡의 늪에서 끄집어냈고, 학생과 시민과 학자들이 탄압을 무릅쓰고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했고, 마침내 4.3을 가두었던 빗장이 민주화와 함께 열렸다”며 제주도민들의 불굴의 의지로 제주4.3특별법의 제정,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사과, 2014년 국가기념일 지정 등의 성과가 나타났음을 밝혔다.

이 총리는 “제주의 용서와 화해는 우리 사회에 감동과 교훈을 주었다”며 “진정한 용서와 화해는 진실의 은폐와 망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실의 직시와 기억의 바탕 위에서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우쳐 준 것”이라며 과거를 둘러싸고 빚어지는 갈등을 치유하는 데도 제주는 좋은 거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어 “제주는 4·3의 비극과 용서와 화해를 세계에 전파하는 ‘세계 평화의 섬’으로 거듭났다.”며 “올해 6월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제주4·3 유엔인권심포지엄’은 분쟁과 갈등을 겪는 세계의 모든 지역에 제주의 4·3정신을 발신할 것”이라며 추념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