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애월읍사무소 강재혁ⓒ일간제주

찾아가는 복지전담팀이 운영되면서 맞춤형복지담당이 새롭게 신설되고 찾아가는 상담업무를 시작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복지대상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다양한 욕구를 파악하고 알맞은 서비스를 연계하여 욕구를 해소시키기에는 아직은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상자의 집을 직접 방문하여 상담하면서 사무실과는 다른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다양한 사례와 경험이 쌓이면서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가기 시작하였다.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있다. 업무를 하면서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 특히 책에서 소개된 ‘아들러의 심리학’의 내용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아들러의 심리학’에서는 모든 일에 대해서 원인론이 아닌 목적론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커피숍에서 누군가가 지나가다가 나에게 커피를 쏟았다. 그리고 나는 옷에 커피가 묻어 큰 소리를 냈다”라고 하자. 언뜻 보기에는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아들러는 “큰소리를 냈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분노라는 감정을 꾸며냈다고 주장한다. 아들러는 개인의 심리학을 강조하며 개인의 행위나 의도 등에 초점을 맞춘다.

책에서 ‘개인은 열등감을 가지게 되는데, 열등감은 발전의 원동력이나, 열등 콤플렉스는 부정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열등감과 열등 콤플렉스의 차이는 개인이 과거에 어떠한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달려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열등감을 마주하고 극복해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아들러는 설명한다.

맞춤형 복지 업무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을 마주하게 된다. 사연들을 들으면서 개인들이 자신의 상황을 보는 시각도 다양하였다.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연계 신청을 도와드렸을 때 상당히 고마워하시는 분도 많았지만 더 많은 것을 요구하시는 분도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복합적인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여 당사자에게 맞는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들러의 심리학’ 내용을 접한 후에는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사자가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용기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합적인 욕구를 가진 대상자를 사례관리를 진행할 때에는 대상자의 원하는 욕구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 순간의 상황에 만족해버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대상자들이 존재한다. 사례관리를 하면서 이러한 대상자들을 만나면 상담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생긴다.

대상자에게 조금이라도 본인안의 열등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 부여를 하게끔 용기를 주어 자립의지를 부여한다면 그 대상자에 대한 사례관리는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욕구도 점점 다양해진다. 아직 공부해야 할 것이 많고 경험도 많이 부족하지만 내가 느낀 점을 바탕으로 대상자에게 조금이라도 변할 수 있는 용기를 제공할 수 있는 공무원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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