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서귀포시 주민자치과장, 수필가

   
▲ 김영진 서귀포시 주민자치과장, 수필가
“애국가는 반주에 맞춰 1절만 함께 불러 주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 모 행사에 갔더니 행사를 진행하는 사회자가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니나 필자의 사견으로 애국가는 ‘1절만’ 이라고 하기보다는 ‘1절을’ 이라 하는 것이 더욱 친근감이 있다고 본다.

행정안전부의 국민의례 규정에 의하면 국경일 및 법정기념일 기념식 등 정부 주요행사나 각급 중앙행정기관의 공식행사에 있어 애국가를 제창할 시는 정식절차에 의해 1절부터 4절까지 반주에 맞춰 힘차게 불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만 행사의 유형이나 행사장의 여건 등으로 볼 때 정식절차로 시행하는 것이 어렵거나 부적합한 경우 약식으로 애국가는 반주에 맞춰 1절을 부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애국가를 부를 때에는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하며, 애국심과 국민적 단결심을 고취하는 의미에서 애국가의 곡조에 다른 가사를 붙여 부르거나 곡조를 변경하여 불러서는 안 되며 애국가가 연주될 때에는 일어서서 경청하는 것이 예의다.

요즘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애국가에 관한 뉴스가 자주 나오고 있다.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고 있는 공당이 애국가를 부를 것인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민중의례만 할 것인지를 놓고 토론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한 당국자는 “국민이 불편해 하면 애국가를 부르겠다”고 했다. 또 한 의원은 애국가는 국가(國歌)로 볼 수 없고, 진정한 의미의 국가(國歌)는 아리랑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애국가(愛國歌)는 말 뜻 그대로 ‘나라를 사랑하는 정신을 일깨워주기 위한 노래’이다. 우리나라는 애국가에 달리 이름을 붙이지 않고 이를 국가(國歌)로 사용하고 있다. 오늘날 불리고 있는 애국가의 노랫말은 외세의 침략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던 1907년을 전후하여 조국애와 충성심 그리고 자주의식을 북돋우기 위하여 만든 것으로 보인다.

작사자는 현재 미상으로 표기되고 있지만 안창호 선생이나 정치가 윤치호가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 후 여러 선각자의 손을 거쳐 오늘날과 같은 내용을 담게 되었는데, 이 노랫말에 붙여진 곡조는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이었다. 해외에서 활동 중이던 안익태(安益泰)선생이 애국가에 남의 나라 곡을 붙여 부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1935년에 오늘날 우리가 부르고 있는 애국가를 작곡하였다.

그러다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현재의 노랫말과 함께 안익태가 작곡한 곡조의 애국가가 정부의 공식 행사에 사용되고 각급학교의 교과서에도 실리면서 전국적으로 애창되기 시작하였다. 그 후 해외에도 이 애국가가 널리 전파되어 실질적인 국가(國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최근 국회의원들이 국가상징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태극기와 애국가, 무궁화를 법률상 우리나라의 국기(國旗), 국가(國歌), 국화(國花)로 명문화하는 방안으로 '대한민국 국가상징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 제정안은 국기와 국가, 국화, 국새(國璽) 및 나라문장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고, 국가상징에 관한 중요정책을 심의·조정하는 국가상징위원회를 설치토록 했다.

또 국가의 위상 제고와 국민적 자긍심 고취를 위한 국민 및 국가의 책무를 규정하고, 국가상징물에 대한 교육·홍보, 그리고 국가상징의 보호·선양을 위해 민간단체 활동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올림픽이나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 시 시상대에 서서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왼쪽 가슴위에 손을 얹은 선수들이 눈시울을 붉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는 시상식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의 차이는 애국가가 울리는 것과 울리지 않는 것의 차이점이라 하였으며, 수영장에서 애국가를 울린 것에 대해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이제 다음 달부터 개최되는 2012런던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시상대에 서서 태극기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부르는 숫자가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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