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화가·사진가·가수·감독…. 김영호(45)의 이름 앞에 붙는 직업명들이다. 한마디로 '예술가'다.

그가 첫 사진전을 13일부터 연다. 지난 10년간 갈고닦은 사진실력을 서교동 산토리니서울 갤러리에서 뽐낸다. 포토에세이집 '그대가 저 멀리 간 뒤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아트블루) 출간기념 전시회다.

포토에세이집에는 사진과 함께 바쁜 일상 중에도 틈틈이 써 모은 시 300여 편 중 70여편을 골라 담았다. 시는 평소 지인에게 짧게 보낸 것들이다.

김영호는 "별거 아닌데…"라며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치면서도 기분 좋은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구나 찍을 수 있는 것들을 가볍게 한 것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자신의 삶은 '느낌'이라고 정의했다. "태어날 때는 느낌이지만 어른이 되면서 느낌보다는 머리로 많은 것들을 해결한다"며 "언젠가부터 내가 머리를 잘 못 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직업도 느낌으로 하는 것들을 택하다 보니 연기자, 노래, 사진, 글, 그림 등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전시장에 걸린 사진들도 "느낌으로 찍은 것들, 느낌으로 찍고 싶었던 것들"이다. 지난해 MBC TV 예능프로그램 '바람에 실려' 촬영차 미국에 머무는 동안 찍었다. "솔직히 그때 사진 찍고 싶어 출연했다"며 껄껄거린다. "예능프로그램보다 사진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가수) 임재범씨가 갑자기 없어져 사진을 못 찍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10년 동안 찍은 사진이 "1만여장 정도인데 지난해 초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모두 없어졌다. 다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책 속에 담긴 글들은 김영호가 미술평론가인 김종근(55) 홍익대 겸임교수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보낸 것들이 대부분이다. 김영호는 "사실 버리는 글들인데 김 교수가 휴대전화에 저장해 놨다"며 "나중에 사진과 함께 전시하자고 우겨서 하게 됐다"며 웃었다. "책에 수록된 글들은 하나도 고치지 않았다. 그냥 몇 분 동안 딱 쓰고 버린 것들을 김 교수가 모아놓은 것이다. 내가 썼지만, 나중에 읽어보니까 웃음이 나온다."

작품은 다양한 세상의 모습을 담았다. "보통 작가들처럼 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내 안에 사는 세상, 내가 보는 세상, 내가 머물 수 있는 세상을 모두를 담고자 했다. 굳이 어떤 형태로 나눌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평소 글을 쓸 때 소재나 영감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그때그때 떠오르는대로…"라며 머리를 긁적인다. "예전에는 운전하면서 글을 썼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드라이브를 좋아해서 운전할 때 몰입이 잘 돼 글을 많이 썼다"며 "그런데 어느날 자동차가 술 취한 것처럼 갈짓자로 왔다갔다해서 그 뒤로 글을 쓰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어쨌든 글은 하루에 두세 편씩 쓴다."

내년까지는 사진에 집중한다. "6월에는 사진 촬영을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고 알렸다. 이 때문에 영화감독 데뷔도 미뤘다. 지난해 써 둔 시나리오로 6월부터 영화 촬영을 계획했었다.

10월이나 11월에는 미니 음반을 출시한다.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씨와 기타리스트 박주원, 재즈보컬리스트 웅산, 작곡가 하광훈씨 등에게 곡을 받아놨다"고 귀띔했다. 2014년에는 화가로 첫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전시는 29일까지 계속된다. 최기환(37)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전시 오프닝에서는 기타리스트 박주원(32)의 축하공연이 열린다. 02-322-8177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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