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박태홍 기자 =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일 청와대에서 단독 오찬회동를 갖기에 앞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일 청와대에서 100분간 오찬 회동을 가졌다.

태풍이 할퀴고 지나간 충청, 호남 지역의 민생 문제로 말문을 연 두 사람은 시종일관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 장소인 청와대에 먼저 입장한 쪽은 박 후보. 그는 오전11시59분께 백악실에 입장했으며 이 대통령은 1분 뒤인 낮 12시 회동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흰색 자켓에 회색 바지 차림이었으며 회색 손가방을 지참하고 있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박 후보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며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광폭행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반가움을 표시한 뒤 "요즘 어디 다녀오셨다면서요"라며 화제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논산 태풍 피해 현장을 다녀왔다"고 답변했고 이 대통령은 "호남하고 충청이 피해가 많던데"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다 무너지고 처참했다"며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간 충청 지역의 참담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바람이 불고 낙과도 생기고 추석을 앞두고 걱정"이라고 동감을 표시했고 박 후보는 "1년 농사를 지어 폭염과 가뭄 속에서 간신히 수확기를 맞았는데 다 무너지고 농민이 망연자실해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두 사람은 청와대 백악실내 원형 테이블로 이동해 자리에 앉았고 7~14일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화제로 삼아 대화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며칠 후 해외 순방을 가신다면서요"라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APEC과 그린란드를 간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는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 가시는 거지요"라고 되물었고 이 대통령은 "네, 거기(그린란드)가 한반도 크기의 17배인데 기후변화로 지금 빙하가 다 녹았다"며 "온갖 자원이 있고 중국과 일본이 경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는 또 "세계가 주목하는 군요'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이번에 자원개발 약속을 할 겁니다"라며 "자원개발, 북극 항로 협약도 맺고 올 것"이라고 그린란드 순방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금 (빙하가 )녹아서 (항로가 생겼는데, 북극을) 거쳐오면 시간이 단축될 것"이라며 "그러면 다음 정부에서 (개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에서 양측은 태풍피해 대책과 성폭력 안전대책, 민생경제 등 세가지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이 전했다.

박 후보는 "지금 민생경제가 위기상황에 직면한 만큼 이에 맞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학생 반값 등록금과 0~5세 영유아 양육수당 확대에 대해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대학생들의 어려운 현장 얘기를 들어보니 학자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뛰며 학업과 병행하느라 어깨가 너무 무겁다고 한다. 우리나라 미래의 기둥인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며 꿈과 희망을 갖도록 등록금 부담을 절반으로 낮춰주는 정책은 꼭 추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 【서울=뉴시스】박태홍 기자 =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일 청와대에서 단독 오찬회동를 갖고 태풍피해복구 등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 후보는 또 "보육문제 때문에 우리나라 여성들의 역량이 사장되어서는 안된다"며 "보육문제를 꼭 해결해 여성들이 마음 먹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게 해 줘야 개인이 행복하고 나라발전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보육료 지원이 불필요하다고 지목한 상위 30% 가구도 대부분 우리 주변의 평범한 맞벌이 가구다.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해결을 위해 보육은 국가가 책임 지는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통령도 "학생들의 어려움과 여성들이 자기역량을 잘 발휘토록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박 후보는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성폭력 등 안전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책수립도 촉구했다.

그는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존재 이유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것인데 정부가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서라도 보다 강력하고 근본적인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100일간의 '범국민 특별안전 확립기간'을 정해 민관합동으로 각종 반사회적 범죄의 예방과 대책을 수립하고 안전한 환경을 확립하는 기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도 "이런 문제는 민관이 합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며 그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풍피해 대책과 관련해서는 박 후보가 지난 1일 충남논산의 태풍피해 현장에서 주민들에게 직접 들은 얘기를 전달하며 "지금 정부에서 수해복구 지원을 위해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도 기준미달로 아무 도움을 못 받는 사각지대가 많다. 정부에서 보완책을 마련하고 농어민들이 하루 빨리 일어설수 있게 대통령이 직접 챙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도 "사각지대의 농어민들이 희망 갖고 재기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어려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 상품권을 도입했고 서민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하는 한편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고 민생도 어려운데 정치권에서 민생경제를 살려 나갈 수 있게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회동은 이 대통령과 박 후보를 비롯해 새누리당에서 최경환 대통령후보 비서실장, 이상일 대변인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하금열 대통령실장, 최금락 홍보수석, 이달곤 정무수석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가 단독회동을 가진 것은 지난해 12월22일 회동 이후 9개월만이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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