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 김보름, 속죄의 은메달 '배추보이' 이상호, 스노보드 은… 한국 금5 은6 동4개로 공동 7위 도약

 

대한민국 이승훈이 24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정재원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2018.2.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대회 종반에는 메달을 기대할 종목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맞물려 열기도 시들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데 폐막을 하루 앞둔 24일, 크나큰 선물이 여러 개 쏟아지면서 팬들을 뜨겁게 만들었다. 한국은 이날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추가하면서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4개로 스위스와 함께 중간 종합 공동 7위로 뛰어 올랐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이자 세계랭킹 1위 이승훈(30)은 동계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승훈은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60점을 획득,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매스스타트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번 우승으로 이승훈은 지난 2010년 밴쿠버 올림픽 1만m에 이어 개인 통산 2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수확한 통산 5번째 메달이기도 한다. 이승훈의 올림픽 성적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다.

준결승에서 체력을 비축하는 영리한 레이스와 함께 6위로 결승에 오른 이승훈은 결승에서도 뛰어난 전략을 선보였다. 초반에는 무리하지 않았다. 14바퀴가 지날 때까지 뒤에서 다른 선수들과 무리 지어 달리며 기회를 엿봤다. 그 사이 함께 출전한 정재원이 두 번째 그룹 맨 앞에서 리드했다.

이승훈은 마지막 2바퀴를 남겨두고 힘을 냈다. 앞에서 리드해주던 정재원이 뒤로 빠지는 순간 이승훈은 폭발적인 스퍼트로 앞으로 치고 올라왔다. 이승훈의 속도는 줄지 않았고 그대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승훈은 우승 후 정재원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정재원의 최종 순위는 8위였으나 '합작품'이기도 했다.

2위는 바츠 스윙스(벨기에), 3위는 코엔 페르베이(네덜란드)가 차지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대회 마지막 종목에서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수확하는 성과를 올렸다. 선수단 전체로는 5번째 금메달이다. 한국은 앞서 쇼트트랙 남자 1000m 임효준, 스켈레톤 1인승 윤성빈, 쇼트트랙 여자 1500m 최민정,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대한민국 김보름이 24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들고 감격하고 있다. 2018.2.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마음고생이 컸을 김보름은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준결승을 6위로 통과한 김보름은 16명이 출전한 결승에서 탁월한 전술로 준우승을 일궈냈다. 경기 시작 후 내내 김보름은 2위권 그룹을 형성하면서 레이스를 펼쳤다. 3번째 포인트 구간인 12바퀴까지 단 1포인트도 획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보름은 13바퀴째부터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나왔다. 일본의 다카기 나나를 제치지는 못했으나 다른 선수들에게는 위치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보름 입장에서도, 또 보는 이들도 만감이 교체하는 질주였다. 지난 19일 팀추월에서 발생한 '왕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보름은 경기를 마친 뒤 눈시울이 붉어진 채 태극기를 내려 놓고 관중에게 큰절을 올리면서 사죄했다.
대한민국 이상호가 2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8강 토너먼트에서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이상호는 이날 금메달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8.2.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승훈-김보름의 쾌거에 앞서 이날 낮에는 더 놀라운 낭보가 날아들었다. '배추보이' 이상호(23·한국체대)가 동계올림픽 사상 첫 설상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만큼 값진 은메달이었다.

이상호는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PGS)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마지막 대결에서 '세계랭킹 1위'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게 아쉽게 패했지만 은메달과 함께 한국 올림픽 설상 역사를 새로 썼다. 1960년 스쿼밸리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올림픽의 문을 두드렸던 한국의 스키·스노보드가 58년 만에 시상대에 섰다.

1960년 스쿼밸리 대회 알파인스키의 임경순, 크로스컨트리 김하윤이 한국 스키의 올림픽 도전 시작이었다. 당시 임경순과 김하윤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후 꾸준히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상호의 은메달이 더더욱 값진 이유다.

이날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 1,2차 합계 1분25초06을 기록한 이상호는 3위로 가볍게 결선 16강에 올랐다.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는 예선 14위 드미트리 사르셈바에프(OAR·러시아 출신선수)를 맞아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상호가 사르셈바에프보다 0.54초 빨랐다.

이상호는 8강에서 벤자민 칼(오스트리아)을 제압하고 준결승까지 내달렸다. 칼보다 0.94초 먼저 들어온 여유 있는 승리였다. 4강에서는 잔 코시르(슬로베니아)를 불과 0.01초 차로 따돌려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그리고 이어진 결승. 비록 갈마리니에게는 패해 마지막 고지는 점령하지 못했으나 자체만으로 엄청난 이정표를 세웠다.

예선 15위로 이상호와 함께 16강에 오른 김상겸(29·전남스키협회)은 예선 2위 잔 코시르를 넘지 못하고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보군(27)은 예선 26위로 탈락했다. 남자부에 앞서 열린 여자부에서는 정해림(23)과 신다혜(30)가 각각 20위, 25위로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대한민국 원윤종, 전정린, 서영우, 김동현이 24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 2차 주행에서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18.2.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썰매 종목에서도 이변이 연출됐다.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이 1, 2차 레이스 합계 2위로 선전하며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원윤종(33)-전정린(29·이상 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연맹)-김동현(31·강원도청)으로 이뤄진 한국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4인승 1차 레이스에서 48초65, 2차 레이스에서 49초19를 기록했다.

합계 1분37초84초의 한국은 전체 29개 팀 중 2위를 마크했다. 1, 2차 합계 1위인 세계랭킹 2위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독일·1분37초55)조와는 0.29초차다. 3위는 세계랭킹 3위 니코 발터(독일·1분37초90)조로 한국과는 0.06초차다.

2인승에서 6위를 차지했던 원윤종-서영우에 푸시맨 전정린과 브레이크맨 김동현이 가세한 4인승팀은 그간 국제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기량이 급상승했고 연습 주행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여기에 1, 2차 주행에서도 2위에 오르면서 '깜짝 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봅슬레이 4인승 경기는 이틀에 걸쳐 총 4번의 레이스의 합계 성적으로 순위를 가린다. 3, 4차레이스는 25일 오전에 열린다.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희망 김마그너스(20)는 크로스컨트리 남자 50km 단체출발 클래식에서 2시간24분14초로 70명 중 47위를 기록했다. 함께 출전한 김은호(22)는 선두권과 격차가 벌어지면서 추월까지 당해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우승은 핀란드의 이보 니스카넨이 2시간8분22초로 차지했다. 앞서 동메달만 4개 획득했던 핀란드는 대회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니스카넨 뒤로는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의 알렉산데르 볼슈노프(2시간8분40초), 안드레이 라르코프(2시간10분59초)가 따랐다.

한국 알파인스키 대표팀은 팀 이벤트에서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평창 용평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팀 이벤트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 오스트리아에게 0-4로 완패했다.

평창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팀 이벤트는 팀별로 남녀 2명씩 총 4명이 나서는 혼성 단체전이다.

4차례 개인전을 펼쳐 더 많은 승리를 거두는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2-2 동률일 경우에는 선수 4명의 기록을 합산해 승패를 가린다. 한국은 강영서, 김동우, 김소희, 정동현이 차례로 출격했으나 모두 패하면서 격차를 인정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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