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보 당국이 전화와 인터넷선을 이용해 세계 각국 민간인의 통신 내용을 감청한 사실이 폭로된 가운데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감청 사례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우든이 공개한 기밀문서를 토대로, 자국 감청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가 영국 연안을 지나는 환 대서양 통신 케이블을 해킹해 각국 민간인의 전화통화·이메일·인터넷 사용기록 등을 몰래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노우든은 GCHQ가 '템포라(Tempora)'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를 18개월 동안 진행했고, 이를 통해 막대한 감청 정보를 최장 30일까지 보관하며 정밀 분석을 벌였다고 공개했다.

또한 스노우든이 제공한 문서에 따르면 GCHQ는 작년 기준, 매일 평균 6억 건의 통신 정보를 다뤘고, 200개 이상의 광케이블을 해킹했다. 이를 위해 GCHQ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동원한 분석관만 500명 이상이다.

스노우든은 "영국의 민간인 감청 행위는 미국보다 더 심각하다"며 "인류역사상 최악의 민간인 감청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의 이 같은 폭로는 영국 정보 당국의 데이터 수집과 사용 방법에 관련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GCHQ 측은 이날 "보안과 관련된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오래된 관행"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가디언은 GCHQ와 NSA가 지난 수십년 동안 비밀 협정을 맺고 '감청 파트너'와 함께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감청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두 나라 이름을 딴 'UKUSA 협정'의 가입국은 미국과 영국 외에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총 5개국이다. 이들은 '5개 눈'으로 불린다.【런던=로이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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