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제주도민의 눈을 외면한 ‘견제 실종’의 도정질의, 이대로 좋은가!!”

2025-11-16     양지훈 기자
▲ ⓒ일간제주

민선 8기 마지막 도정질의가 도대체 무엇을 위한 자리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대의기관이다.

도민의 세금을 감시하고, 예산과 정책을 도민의 삶에 제대로 반영되도록 견제하는 것이 의원들의 존재 이유다.

그러나 이번 도정질의에서 드러난 모습은 그 본령을 망각한 채 집행부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부끄러운 자화상에 지나지 않았다.

오영훈 지사를 감싸기 바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태도는 실망을 넘어 사실상 책임 방기다.

‘12·3 계엄’ 논란으로 국민의힘이 사실상 정치적 기능을 상실한 혼란 상황에서, 경쟁 없는 정치 지형은 더불어민주당에 오만을 안겨주었다.

견제해야 할 대상인 집행부를 옹호하고 대신 대변하는 모습은 대의기관으로서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위다.

도민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되고, 의회는 이미 집행부의 회의실 주변 기구처럼 전락한 듯 보인다.

의회는 집행부와 협력할 수는 있으나 결코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질의 시간을 생색내기용 발언으로 채우거나, 지사의 답변을 유도하는 ‘여당식 질의’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질문은 불편해야 의미가 있으며, 추궁은 매서워야 견제다.

도민의 삶을 무겁게 짓누르는 문제 앞에서조차 입을 다문다면 의회 존재의 가치가 어디에 있겠는가.

제주도의회는 지금이라도 스스로의 역할을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권력에 기대어 편안함을 추구하는 정치인은 많지만, 도민의 불편을 대신 짊어지고 권력에 맞서는 의원은 드물다. 후자만이 진정한 대의민주주의의 주체다.

민선 8기의 마지막 도정질의는 의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모습이어서는 안 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반면교사(反面敎師 : 본이 되지 않는 남의 말이나 행동이 도리어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를 이르는 말)다.

제주도의회는 지금의 안일함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도민의 대표라는 본질을 다시 붙들어야 한다.

도민을 외면하는 의회는 더 이상 의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