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표선 IB를 ‘제주, 표선의 색깔’로 확대 발전시키자
현경주 前 국회의원 보좌관
표선면은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속칭 ‘티켓다방’ 천국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표선초가 2022년 11월 21일에, 표선중이 2022년 12월 28일에, 표선고가 2021년 11월 16일에 IB 월드 스쿨로 인증받으면서 교육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IB (국제바칼로레아, 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스위스 비영리기관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개발하여 보급한 교육과정이다.
IB는 초등학교 과정(IB PYP), 중학교 과정(IB MYP), 고등학교 과정(IB DP), 직업교육 과정(IB CR)로 구성되어 있다.
IB 과정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토론 중심의 학습과 탐구를 논술과 서술로 평가하며, 학생의 비판적 사고력, 창의성, 자기주도성, 공감 능력을 길러 국제적 소양을 갖춘 평생 학습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주 표선초·중학교는 IB 교육 도입 이후 학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표선초는 2020년 240명에서 2025년 6월 기준 461명으로, 표선중은 2020년 349명에서 2025년에는 1학년 신입생만 9학급 237명, 전체 재학생은 7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도 내·외 전입생 비율은 도 외가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외부 인구의 유입이 뚜렷하다.
표선초의 성장세는 중학교에도 이어져, 표선중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예상치보다 학생 수가 56명, 학급 수는 3학급 증가했다.
표선고등학교 역시 IB DP(디플로마 프로그램)를 전교생 대상으로 운영하는 IB 월드 스쿨로 인정받으면서, 표선면을 넘어 제주 지역 각지의 우수 학생 유입이 늘었다.
2024학년도 기준, 표선고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기존 60~70%에서 75.6%로 상승했으며, 수도권 대학 및 해외 대학 진학자도 등장했다.
표선면 인구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말 기준 인구는 12,284명, 2022년 말 기준으로는 12,526명으로, 약 242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5월 기준 인구는 12,643명으로 집계되었다.
2020년~2022년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면, 2023년 이후 IB 교육 도입 등으로 학생·가족 유입이 활발해지며 인구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2025년 7월 현재, 표선면의 인구는 12,829명으로 빠른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표선면 IB학교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이미 도입된 IB 교육 철학을 토대로 지역 특성과 국제 기준을 동시에 반영하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IB 철학을 유지하되, 제주·표선 지역의 문화·환경·역사 등 현지화(Localization) 요소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 산업·기관과 연계하고, 제주 관광·환경·농업 분야와 연계한 현장 학습 및 인턴십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주만의 색깔을 살린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표선면 IB 학교의 발전은 국제적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제주다운 색깔’을 살린 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데 달려 있다고 본다. 그래야 표선 IB 학교가 단순히 IB학교로서 성공하는 것을 넘어, 지역 혁신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IB학교가 지역 혁신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살펴봐야 할 문제점 두 가지만 제안하고자 한다.
IB학교로 인해 외부 인구가 유입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장점도 있지만, 한편으로 지역주민들은 문화적인 갈등으로 문화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외지인과 현지인들의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유이다.
또 하나는, 인구 유입에 따른 거주지 수요 증가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문제가 있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저소득층 가구를 위한 주거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지역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문화적인 갈등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꼭 필요한 대목이다.
상생과 소통을 통해 제주·표선만의 색깔을 가진 IB 프로그램을 통해 표선면 지역 경제를 살리고, 표선면이 지역 소멸 위기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교육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