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어느 정치인의 恩師(은사)충격 발언...15일 스승의날, 씁쓸한 잔상(殘像)

2025-05-15     양지훈 기자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필자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은사(恩師)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봤을 것이다.

恩師(은사)의 사전적 의미는 ‘가르침을 받은 은혜로운 스승 혹은 자신을 출가시켜 길러 준 스승.’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왜 갑자기 은사라는 발언을 다시 한 번 되내기는 시간을 가졌냐하면 몇 년 전 제주지역 유력 정치인의 충격적 발언이 스승의 날을 맞아 생각났기 때문이다.

때는 2021년말부터 2022년 초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국회의원이 제주교육의원 폐지를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 대표 발의하면서 이에 대한 제주교육계가 강력 반발할 당시로 기억한다.

당시 제주도의회는 물론 시민사회에서 교육의원 선출이 퇴직교장 전유물 인식이 있다면서 반발이 수면 아래에서부터 솟아오르고 있었다.

특히, 지방선거 당시 무투표로 교육의원에 당선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도민사회 내 반대여론이 급상승 분위기로 이어졌다.

애초 교육의원 제도는 전국에서 제주에만 남아 있는 제도로, 지방의 교육 자치를 정치와는 별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취지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이후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었다.

이번 이해식 의원의 개정안에는 도의원 정수에 '교육의원 5명을 포함한다'는 내용과 함께 교육위원회 관련 조항을 전면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교육계 인사들은 “교육의원 제도를 폐지한다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신성한 교육을 정치적으로 재단하겠다는 뜻”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면서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도의원들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교육의원들이 무투표 당선됐다고 호도하고 있다”며 “그런데 당시 도의원들도 무투표 당선된 사례가 많았다”며 아전인수(我田引水)라며 강력 비판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 교육의원들이 ‘교육의원 폐지’문제 해결을 위해 찾아간 어느 정치인과의 대화에서 충격적 발언 나와

2021년 당시 교육의원들은 국회의원은 물론 제주도의회, 그리고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 교육의원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전달하는데 온힘을 쏟아냈다.

이런 와중에 활발히 정치 활동을 전개해 나가던 모 인사와 교육의원 5인이 만나 의견을 나누는 시간에서 해당 발언이 터져 나왔던 것.

아래 내용은 당시 유력 정치인을 만난 교육의원 발언에 의해 기록되어진 내용임을 우선 밝힌다.

당시 5인의 교육의원들이 해당 인사 사무실 방문당시부터 기분이 언짢았다고 전했다.

해당 인사는 나이가 훨씬 많은 교육의원들이 사무실 방문 당시에도 거만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으며, 반가운 내색조차 없이 불청객 마냥 대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다가 해당 정치인이 자신이 교육의원 폐지와 관련해 어떠한 힘도 내어줄 수 없다는 식으로 듣지도 않고 바로 교육의원들을 사무실 밖으로 내보내는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 해당 인사를 찾아간 모 교육의원은 당시 충격 받은 사실에 대해 필자에게 털어 놓으면서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은사가 찾아왔는데도 거들떠보지 않을 수 있느냐’라며 울분을 토했다.

필자는 관련 내용을 듣고 해당 정치인의 지켜야 할 선을 넘어서는 행동에 분명한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 바로 해당 발언을 기초로 기사를 작성해 송고했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기사가 올라간 지 이틀 후 해당 정치인이 강력한 항의를 담은 전화를 필자의 개인전화로 온 것.

이에 화가 난 정치인은 사전 설명 없이 출고기사에 대해 강하게 따지고 들었으며, 냉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필자는 작성된 기사 내용 중에 어느 한부분이라도 틀린 부분이 있으면 바로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해당 인사는 “작성 된 기사 중에 恩師(은사)라는 구절이 있는데 당시 저를 만나러 온 교육의원들 중 恩師(은사)는 없었다”며 “무슨 근거로 恩師(은사)라는 표현을 적시했냐”라며 격하게 따져 물었다.

그래서 해당 내용에 대해 현장의 상황을 가감 없이 전달 받았던 내용에 대해 사실을 근거로 설명했다.

우선, 당시 방문에 나선 5인의 교육의원 중 한분께서 논란이 된 정치인의 학교 재학 시절 교사로 근무한 적이 있었던 사실에 대해 물었고, 정치인은 작성된 기사 내용이 맞다는 답을 했다.

그래서 ‘학교 恩師(은사)가 방문하면 소파에서 일어나 인사를 드리는 것이 기본 예의이며, 방문 당시 해당 내용에 대해 성의 있게 들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라며 해당 기사는 학교 재학 시절 은사에 대한 분명히 갖추어야 하는 기본예의에 대해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해당 정치인의 대답은 필자의 상식을 넘어서 엄청난 충격을 안겼고, 지금도 해당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해당 정치인은 “내가 생각하는 恩師(은사)라 함은 내 학교 담임을 한번이라도 했던지, 아니면 재학시절 한번이라도 담당교과를 맡았어야 나에게 恩師(은사)라고 할 수 있다”라며 “그냥 학생일 당시 같은 학교에 선생으로 재임했다고 해서 나에게 恩師(은사)라고 불릴 수 없다”라며 강하게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해당 정치인과 필자 간 격한 언쟁이 붙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히 난다.

해당 기사 내용이 교육계를 넘어 도민사회 내 확산되면서 파장이 일었고, 당시 저에게 불편한 상황을 전달했던 교육의원께서는 동행했던 교육의원들과 협의해 해당 기사 삭제를 간절히 부탁했고, 결국 당시 해당 기사는 삭제해야만 했다.

해당 정치인의 황당한 발언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았던 필자는 당시 주변에 많은 정치인들과 언론계 선배들, 그리고 교육계 인사들을 만나 해당 사안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오랜 기간 동안 교육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인사는 먼저 해당 발언의 정치인이 누구인지를 물어본 후 “어떻게 그런 상식으로 정치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면서 “은사는 선생님에게 붙이는 게 맞는 것인데, 그럼 자신의 담임이나 교과 담당교사가 아니면 은사가 아닌 ‘교육전문 직업인’이라고 명시해야 하는 것이냐”며 격한 어조로 분노를 토해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정치인 아니 정치꾼들이 활동하니 학생들과 교사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 즉 교육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혼돈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라며 “교사와 학생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모습이 바로 서야 학교교육이 온전한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편, 15일 ‘제44회 스승의 날’을 맞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후학양성에 불철주야(不撤晝夜) 로 현장인 교실에서 헌신의 노력을 다하는 우리의 恩師(은사)들이 많으시다.

그러나 유치원과 초등 학부모들이 대거 모인 자리에서 ‘집에서 아이들의 말 믿지 말라’라며 충격적 발언을 하는 초등 교장이나 상식을 넘어선 恩師(은사)의 기준과 범례를 정한 정치인 발언이 하필 은혜로운 스승의 날 맞아 ‘오버랩(overlap)’되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