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주 제2공항 3차 도민경청회, 욕설과 비난 없어져...그러나 찬·반양측간 수면 아래 긴장감은 더 높아져

-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서 개최…250여명 참석

2023-04-25     양지훈 기자

(영상 제주도 제공)

제주 최대의 현안이면서 전국적 ‘뜨거운 감자’인 제주 제2공항.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과 관련 찬성 측과 반대 측 간 의견을 나누고 갈등을 조율하기 위한 두 번의 도민경회는 양측 간 치열한 기세싸움이 선을 넘어서 상대측을 향한 비난과 욕설이 난무하면서 파행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를 중재에 나서야 하는 제주도는 오히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양측으로부터 비난을 샀다.

이러한 비난이 거세지자 제주도는 엄정하고 세부적 원칙을 세워 비난과 욕설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사전에 밝혔고, 세 번째 경청회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 ⓒ일간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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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러한 제주도의 적극적 자세와 단호한 입장에 양측은 비난과 욕설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치열한 토론의 장으로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25일 제주제2공항 세 번째 마련된 제주도민경청회는 동쪽 성산지역이 아닌 반대편 서부지역인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3차 도민경청회는 ► 제2공항 기본계획(안) 설명, ► 찬성과 반대 양측 2명씩 대표 의견 제시, ► 플로어 의견 수렴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경청회 현장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지킴이와 제주도 사회협약위원회와 인권보장 위원들이 이날 참관했다.

먼저 제2공항 찬성 측 대표로 발언에 나선 우창범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제주공항은 포화 상태가 된지 오래”라고 전제한 후 “이는 도민 안전과 직결돼 매우 심각한 문제로 제2공항이 건설되면 도민과 관광객들의 불안과 불편이 없어질 것”이라며 “특히, 제주 제2공항을 통해 청년들을 위한 3만8000개의 일자리도 생길 것”이라며 “이를 통해 그동안 침체된 제주지역 건설경기를 통한 제주경제도 활성화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일간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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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반대 측 대표로 나선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현재 제2공항 부지에는 동굴과 숨골이 상당량 있다”며 “공항부지 아래 지반이 비어있고, 엄청난 지하수 사용으로 결국 바닷물이 들어오게 되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이뿐만 아니라 비행기가 착륙하다 땅이 주저앉을 수 있는 안전 문제는 야기할 수 있다”며 지하수 훼손문제와 더불어 안전문제를 제기했다.

이어진 플로어 의견 수렴에서 한림읍 주민이라 밝힌 참관자는 “인구 유입에 따른 폐기물과 오폐수 처리 문제를 왜 마을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나”라며 “우리 마을은 관광객과 전혀 상관이 없는 지역이지만 폐기물 처리를 위한 시설이 우리 마을에 들어선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찬성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거 밝힌 후 “제주 제2공항에 대해 폐기물과 오폐수 처리를 위한 기본계획이 있는지, 그리고 국토부와 행정은 지역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삶의 환경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일침을 가했다.

그리고 찬성을 표명한 또 다른 주민은 “제주지역 내 지하수를 이용한 농업용수 사용이 실로 엄청나다”며 “이러한 지하수를 빗물 등으로 대처한다면 지하수를 살리고 부족한 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제안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플러워 참관자는 자신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먼저 지금 제주는 항공기 포화가 아니고 제주도가 포화상태”라고 밝힌 후 “저는 관광 30년을, 그리고 현재 농업 일을 하고 있는 주민”이라며 “그런데 지역 공동체를 파괴하고, 자연을 파괴하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발상이 말이 되느냐”며 “제2공항은 우리의 미래라고 하는데, 실제로 제주의 파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본다”며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한편, 제주도는 내달 13일 제주시 동지역에서 4차 도민경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