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상하수도본부, 상수도 노후관 점검차 28일 새벽 2시부터 2시 30분까지 노형동 일대 단수조치 진행...사전 공지 없어 새벽 귀가자와 작업자들 당혹

▲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 청사 - 상하수도본부 홈페이지 갈무리ⓒ일간제주

지난해 하반기 생수시장 국내 부동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삼다수를 비롯해 청정수를 자랑해왔던 제주브랜드에 치명타를 안겼던 ‘제주 강정정수장 깔따구 유충 유출사고’.

해당 사안이 전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국적 망신을 당한 상태에서 발 빠른 대처와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왕좌왕’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던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가 또 다시 주먹구구 민원대응 시스템으로 질타 받고 있다.

노형동에서 거주하는 A씨는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다고 새벽2시께 집에 들어와서 목욕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바로 한참 목욕하는 와중에 예고 없이 물이 갑자기 끊긴 것.

A씨는 집안에 수도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20여 분간 추위에 떨면서 기다리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대충 몸을 닦은 후 곧바로 전화(대표전화 064-121)를 걸었다.

그런데 A씨는 당직자와 통화한 후 더욱 화가 났다.

이유는 바로 이날 새벽 노형동 일대 수도관 공사를 진행함에 따라 단수 조치를 진행했는데, A씨뿐만 아니라 가족 어느 누구도 몰랐다는 것.

그런데 당직자는 A씨와의 통화에서 “해당 공사와 관련해 단수 조치한다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걸었는데 못 보셨냐”며 오히려 현수막을 못 본 당사자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해 A씨는 분을 참을 수가 없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리고 노형동 대규모 아파트 인근에서 주점을 하는 B씨도 갑작스런 단수조치로 인해 황당한 일을 당했다.

해산물을 가지고 요리하는 주점이라 새벽에 수족관 청소를 해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단수되면서 20여분간 수족관 물을 뺀 이후 청소하지 못하게 된 것.

B씨는 “사람들이 자는 시간인 새벽에 어쩔 수 없이 공사를 위해 단수조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새벽에 저희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사전에 충분히 공지했으면 불만이 없었는데, 아무런 통보 없이 단수되어 좀 황당하다”며 “시시각각 변하는 초고속 디지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무원 사회는 아날로고 사고, 즉 그들만의 리그의 ‘철밥통’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새삼 놀라움을 느낀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와 관련해 일간제주는 현장에서 공사를 담당하는 상하수도본부 관계자와 직접 통화를 진행했다.

담당자는 “새벽 2시께 부식된 상수도관 교체를 확인하기 위한 점검차원에서 단수조치를 하게 됐다”며 “구역은 노형 오거리에서부터 시작해 인근 대규모 아파트까지”라고 말했다.

이어 ‘단수조치에 대한 내용을 노형동 주민들에게 알렸느냐’라는 질문에 “인근 지역에 8개 정도 현수막을 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답했다.

이어 곧바로 ‘그럼 노형동 주민들이 단수조치에 대한 현수막을 통해 다 알 것이라고 보느냐’며 ‘단수조치가 내려진 일대지역에 단체문자와 같이 알림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담당자는 “애초 단체문자를 보내려 노형동에 제안을 했지만 동사무소에서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긴급 문자 외에는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며 현수막을 내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동사무소에서 분명히 거절한 것이 맞느냐’라고 재차 질문하자 담당자는 “솔직히 동사무소가 아니라 시청에서 이렇게 말한 것”이라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단수조치 등 행정을 운영함에 있어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내부에서 논의해 나가겠다”며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의 책임회피식 발언을 내뱉었다.

한편, 수도관 교체를 위한 단수조치와 도로보수를 위한 교통통제 등 지금보다 보다 나은 행정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서 주민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할 때가 있다. 그리고 주민들은 지금보다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러한 피해에 대해 행정을 믿고 충분히 이해하려 한다.

그러나 이러함에 있어 피해를 보게 되는 주민들에게 우선 해당 사안과 관련해 사전 정보공유가 전제되어야 마땅하다.

행정이 추진하는 각종 행위에 ‘주민들이 이러한 불만을 충분히 이해하고 감수할 것이기에 마땅히 행정 조치에 따를 것’이라는 과거 억압되고 강압된 정권에서 보여준 철밥통 마인드는 당장 버리고 주민들 눈높이에 맞춰 들으려는 자세가 우선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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