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뉴시스】홍찬선 기자 = 민주통합당 제18대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 인천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린 2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문재인 후보가 5928표(50.1%)를 얻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각 후보 지지자들이 문 후보의 모바일 투표 결과에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이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후보측과 비문(비 문재인)주자측의 본격적인 감정싸움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2일 오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지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행사 시작부터 참석자들의 야유와 욕설로 위태로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친노(친 노무현)세력의 중심에서 문 후보를 돕고있다는 의혹에 휩싸인 이 대표가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오르자 장내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비문주자를 지지하는 일부 대의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이해찬XXX 사퇴하라" 등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쏟아내는가 하면, 당 대표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듯 이 대표는 축사에서 "경선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야유도 커지고 고함도 커지고 있다. 형제들은 서로 싸우면서 큰다고 했다"며 냉랭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했지만 객석의 야유는 축사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급기야 사회자는 대의원들을 향해 "장내 질서를 지켜달라"며 호소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일부 대의원이 흥분을 못이겨 연단으로 다가서려다 행사진행요원들에게 제지당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극심한 갈등은 후보자들의 정견발표문 속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손학규 후보는 당 지도부와 문 후보를 겨냥, '친노 당권파의 반칙과 편법'이라는 표현까지 꺼내며 "담합과 꼼수의 부패정치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와 패권주의 타파를 위해 자신을 버렸다. 과연 지금 친노 패권세력은 노무현 정신을 제대로 지키고 있느냐"며 불만을 표했다.

김두관 후보는 문 후보가 2008년 말 공천헌금 수수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친박연대 서청원 전 대표를 변호한 이력까지 꺼내며 "혁신이 사라진 민주당, 패거리 정치가 난무하는 민주당을 국민이 어떻게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정세균 후보는 "일부 후보들이 나 살자고 민주당을 흡집내고 있다"며 손·김 후보와 거리를 두면서도 "당내에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담합 구조까지 보인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비문주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문 후보는 "민주당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기득권 정치, 자기 욕심 앞세우는 정치, 늘 싸우기만 하는 낡은 정치를 바꿔야 한다"며 패권주의와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인천 경선도 문재인 후보의 승리로 끝나자 이처럼 위태롭던 분위기는 결국 폭발했다.

손학규 후보 지지자들 일부와 다른 후보 지지자들 일부가 서로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하는 바람에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상황이 정리된 후 손학규 후보 지지자 중 한 명은 기자석으로 다가와 "누구를 위해 민주주의를 외치냐"며 "민주당 역사상 이런 적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비문주자들은 경선 진행 방식을 문제삼으며 당이 경선 운영과 관련, 후보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손학규 후보는 '이해찬·문재인 담합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이날 경선에서 5928표(득표율 50.09%)를 획득해 1위에 올랐다. 손학규 후보는 3143표(26.56%)를 얻어 2위를 차지했고 김두관 후보와 정세균 후보는 각각 1976표(16.7%), 787표(6.65%)를 얻어 3·4위에 그쳤다.【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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