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매각을 위한 1차 예비입찰이 유찰되자 KAI노조가 성명서를 내고 정책금융공사는 매각작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정책금융공사·삼성테크윈·현대자동차·두산으로 구성된 KAI주주협회는 보유한 지분 56.41%중 41.75%를 공개 경쟁 입찰방식으로 매각키로 하고 지난 달 16일 인수의향서를 접수 받은 결과 대한항공만 제출해 31일까지 예비입찰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31일에도 대한항공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입찰에 참가하지 않아 유찰된 가운데 본 입찰은 오는 10월께 있을 예정이다.

KAI노조 비투위는 "민영화 강행은 특정 재벌에 대한 특혜와 지원 시나리오로 이번 유찰을 환영한다"며 "KAI 매각작업을 당장 중단하고 주주협의회가 보유 중인 지분을 국유화해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차 예비입찰 마감 결과 대한항공만 참여해 예상대로 유찰은 됐지만 대한항공이 참여한 것에 대해 분노를 넘어 치가 떨린다"라며 "부채비율이 800%를 넘어서고 차입금 의존도가 70% 이상인 부실기업이 우량기업을 인수하려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동반부실은 명약관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올 6월 자식들을 희망퇴직 시키고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상태에서 M&A를 시도하는 조양호 회장의 비윤리적인 기업관에 대해 심히 우려를 표한다"며 "남의 밥그릇에 기웃거릴 것이 아니라 자기 밥그릇이나 잘 챙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둘러 2차 매각공고를 내고 수의계약으로 가려는 움직임 뒤에는 진영욱 사장이 대한항공이 인수 후 KAI 사장으로 내정된다는 소문이 있다"며 "자신의 입지와 명분을 위해 국가 항공산업을 볼모로 잡는다면 매국노와 다름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노조 비투위는 이어 "2차 매각공고를 결정하는 순간, 주주사는 상상하기 어려운 비투위의 강력한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정 재벌에 특혜를 주기 위한 무리한 매각 추진에 대해 당 비투위는 끝까지 의혹을 낱낱히 파헤칠 것이며 국정조사 요구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천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31일 정책금융공사와 삼성테크윈, 현대차, 두산그룹 등의 지분 41.75%를 공개경쟁입찰에 붙인다는 공고를 했다. 【사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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