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1년 제주도 읍면지역 중학교 교원 정원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월 6일 금요일 “2021학년도 교사 수급계획서 수정 제출 요청” 공문(이하 교사 수급계획 공문)을 통해 읍면지역 작은학교(6학급미만)의 교원 배정 기준 시수를 16시간에서 20시간으로 증가시켜 학교별 필요 교원수를 제출하도록 각급 학교에 지시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11월 20일 도의회 제5차 본회의 교육행정 질의에서 2021년도 읍면지역 교사의 수업 증가에 따른 어려움을 질의하였다. 이에 대한 이석문 교육감의 대답은 분명했다. “수업시수가 늘어나도 교사들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라고 하지만 2021년도 읍면지역 교사의 수업 증가에 따른 어려움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지금껏 읍면지역 작은 학교 살리기를 중심에 놓고 정책을 추진해왔던 교육감이 정책 방향을 바꿨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읍면 지역 작은 학교를 버리는 정책이다.

교사 수급계획 공문에 따르면 서부 읍면중학교 A학교인 경우 2020년 11학급 교사 23명에서 2021년 11학급 수업교사 19명으로 4명이 줄어든다. 제주 읍면중학교 B학교는 2020년 13학급 교사 26명에서 2021년 14학급 교사 25명으로 학급은 증가하는데 교사는 줄어들게 된다. 제주동부읍면중학교 C학교는 2020년 4학급에 교사가 9명이다. 2021년에는 5학급으로 증가하는데 배정 교사는 8명이 될 예정이다.

전국 중학교 교사 배치를 살펴보면 읍면지역은 시도지역에 비해 학급당 교사를 더 많이 배치한다. 경기도 교육청의 경우 2019년 교원정원배정기준을 보면 중학교 5학급에 교사 12명을 배정하고 있다. 2021년 교사 수급 계획에 따르면 제주의 경우 같은 5학급에 교사 8명이 배정될 예정이라 무려 4명이나 차이가 나게 된다.

제주도 읍면지역 중학교 교사 정원 축소로 발생하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규모 학교의 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 읍면지역 중학교는 기본적인 교육업무량이 동지역보다 많다. 한 학교가 처리해야 할 업무는 비슷한데 교사수가 적어 교무업무, 행정업무 등 교사 1인당 처리해야하는 업무가 동지역보다 많게 된다. 내년 교사 수급계획대로라면 수업 외 업무처리로 인한 어려움은 더 커지게 된다.

둘째, 순회교사 폭증으로 인한 학교 붕괴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현재도 소속학교 외 1개교 이상 학교를 순회하며 학생을 가르치는 순회교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순회교사는 학교에 발령받아 근무하는 교사의 수업시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담당 교과 수업 몇 시간을 다른 학교에 가서 수업하고 있는 교사를 말한다. 수업이라는 것은 가르치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 레포가 형성되어 있어야 서로에게 의미 있는 수업이 가능하다. 순회 수업이 많아지면 학생들과 관계 형성을 할 시간이 부족하고 학생들 또한 순회 과목에 대한 상담을 받고자 해도 교사의 부재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각종 동아리 활동이나 입시 상담 등에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순회교사는 담임을 맡을 경우 주1~2회 다른 학교 출장으로 인해 학급 관리 공백이 생겨 어려움이 발생한다. 담임교사가 순회를 나가면 학교 폭력 등 학생 간 생활문제가 더 많이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해결할 수 없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많은 민원을 받게 된다.

지난 2019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교육 중심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학교지원센터 운영 등을 하기 위해 교육청직원 65명을 더 증원하였다. 하지만 제주지역 중등 교원이 현재 필요한 인원보다 훨씬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함에도 수업할 인력에 대한 지원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교육 중심 시스템을 위해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수업을 담당할 적정 교사 수 확보가 아닌가? 이석문 교육감과 교원인사과장은 읍면지역 도민들에게 사과하고 읍면지역 중학교 교원 정원 감축 정책을 철회하라! 교사를 더 채용하여 읍면 지역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라! 말로는 한 아이도 버리지 않겠다고 하면서 읍면지역 학생을 버리는 일을 당장 멈추어라!

2020. 11. 27.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제주시중등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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