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해저터널 논의...제주도민의 주권에 도전하는 것”강한 부정적 견해 내비쳐
'호남고속철도 제주연장'국회 토론회 개최...전라도 정치권 중심으로 ‘해저터널’부상

▲ ⓒ일간제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남지사 재임당시 ‘제주-전남’ 해저터널 건설사업을 당시 대선공약 반영에 적극 나서는 등 국내 정치권과 경제계에 강력 추진했던 대표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전남지역에서는 추진을 강행하려 했으나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연구원이 실시한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비용편익(B/C) 분석 값이 0.78로 나오며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전남’ 해저터널사업은 전남과 제주 사이에 해저터널을 만들어 서울에서 제주까지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목포∼해남 지상 66㎞, 해남∼보길도 교량 28㎞, 해저터널 73㎞ 등 총 167㎞의 철로를 건설하는 등 총 사업비 16조80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호남과 제주를 잇는 고속철도 사업 추진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18일 국회에서 열리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해저터널 추진론이 이낙연 대표가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해당 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다시 떠오르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는 제주도민들의 반대를 해소하면서 단계별 추진해 나가자는 주장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정작 해당 논의에는 제주도민들의 의견은 전혀 제시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어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 좌로부터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경용 (국민의힘, 서귀포 서홍․대륜동)도의원ⓒ일간제주

이런 가운데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최근 여당인 민주당내에서 ‘전남-제주 해저터널 사업’이 논의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해냈다.

이러한 발언은 18일 오후 속개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389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전남 해저터널사업에 대해 이경용 의원(국민의힘, 서귀포 서홍․대륜동)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이경용 의원은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전남지사 재임시절 해저터널 추진단을 구성한 바 있다”고 전제한 후 “이낙연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해저터널을 국책사업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 상당히 우려된다”며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최근까지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데, 이는 무안공항 활성화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서두를 열었다.

이 의원은 “최근 무안지역이 연간 75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청주공항 개항 및 KTX개통 등으로 현재 이러한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전라남도가 여전히 지역발전을 위한 전략 중 대표 프로젝트로 해저터널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만약 제주 제2공항이 무산되면 차기 대선공약에 넣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며 재차 우려를 표했다.

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번 사안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제주의 정체성을 섬으로 유지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제한 후 “이는 도민 정체성과 연결되기 때문에 도민의 당연한 주권”이라며 “(만약 해저터널이 완성된다면)목포, 해남, 보길도에 이어 추자와 제주도가 두세 정거장 수준이 되는 당일치기 관광지로 전락할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점을 제주도민들이 이러한 근본적 변화를 받아들이겠는지가 주요 논제”라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해저터널은 건설비가 최대 20조원 정도로 제시되고 있는데, 사실 실제 착수된다면 더 늘어나는 것은 당연 수준”이라며 일며 게 될 것"이라며 “(과거 용역에서 비용편익(B/C) 분석 값이 0.78로 나오며 경제성이 낮다는 결과가 있듯이)현재 해상 물류비는 200억원이면 해결되어 물류수송용은 경제성이 맞지 않으며, 1조원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1000만 명이 이용해도 1회당 10만원 가량 든다”며 객관적으로 분석해도 경제성이 낮은 프로젝트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작심하듯 “현재 제2공항에 대해서도 어떠한 결말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해저터널은)전라도의 일방적 입장으로 작금의 상황에서 제기되는 것은 논의 자치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된다”며 해저터널 첫 논란에서부터 현재까지 유지해왔던 ‘반대’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재차 공식적으로 분명히 표했다.

▲ 연합뉴스 TV 영상 갈무리ⓒ일간제주

한편, 1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전남지역 김승남·윤재갑·이개호·조오섭 국회의원과 완도군·대중교통포럼이 주관한 '호남고속철도(완도경유) 제주연장'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제주도의 제2공항 건설에 다소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검토 대상에도 올려놓지 않았다.

즉, 제주도와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전혀 고려치 않은 것.

이날 참석자들은 한반도와 제주를 해저로 연결하는 철도사업의 당위성을 제시하기 위한 경제적 효율성 논리 외에 안전이나 부가적인 사회경제적 가치를 계량화 할 수 있는 투자 논리의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전라남도 고위 공직자는 제주도의 반대 해소를 위해 단계별 추진전력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4.15 총선 공식 출마 당시 '제2공항보다 서울~제주 KTX 해저터널'을 공약으로 제시했던 양길현 제주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사업의 이름부터 '호남고속철도'라고 명명하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미 서울서 목포까지 철도가 설치돼 있는 것을 토대로 이를 완도를 거쳐 제주까지 연결하는 만큼 서울제주 KTX로 해야 국민들에게 확실히 전국적인 국가기간교통망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점을 각인시킬 수 있다”며 해저터널이 어는 지역에 일부 사업이라는 편협성에서 벗어나 국가차원의 프로젝트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 시작에 앞서 서면 축사에 나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저도 전남도지사 재임 시절 호남-제주간 고속철도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이번 토론회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균형발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호남고속철도’는 제주를 잇는 고속철도 조성으로 서·남해권 성장의 기반이 되며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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