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립 뉴시스 문화부장

   
 
‘한나라당’의 ‘한나라’는 무한히 ‘큰 나라’, 모두가 하나되는 ‘하나의 나라’라는 뜻을 동시에 품고 있다고 한다. 꿈과 해몽 중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좋은 이름인 듯하다. 대한정명(正名)연구회 배원룡 박사의 이론을 원용해도 한나라당은 제대로 된 작명이다.

“우리의 국호는 엄연히 ‘대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이라 쓰는 국민들이 훨씬 더 많다. 우리 국호에 대한 개념 정립이 돼 있지 않아서 그렇다. 애국가 가사를 상기해 보자. 후렴에 ‘대한 사람’으로 돼 있지 ‘한국 사람’으로 돼있지 않다”고 설득한다.

이어 “한(韓)은 우리말 ‘환하다’에서 왔다. 우리나라는 아시아대륙의 제일 동쪽에 위치한 나라다. 아시아대륙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뜨는 ‘밝고 환하게 빛나는 나라’란 의미에서 ‘한’을 사용한 것이다. 또 ‘韓’이란 한자를 살펴보면 글자 왼쪽 부분 두 개의 ‘열 십(十)’자 사이에 ‘해 일(日)’이 들어가 있다. 두 개의 十자를 좌우로 나란히 붙이면 ‘풀 초(艹/ 艸)’가 된다. 그러므로 韓자의 왼쪽 변은 ‘풀밭 사이에서 해가 뜨는 것’을 나타낸다. 그 오른쪽 ‘韋(다룸가죽 위)’자는 널빤지에 갓 잡은 짐승의 가죽을 펼쳐 놓고 그 가장자리에 못을 박아 다룬 가죽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계속해서 “이 글자를 다시 파자하면 ‘囗(에울 위/ 나라 국)’와 ‘舛(어그러질 천)’자로 분석된다. 나라를 사방으로 둘러싼 국경선 위에 국민들이 두 발을 어긋나게 딛고 빙 둘러서서 그 나라를 지키고 있는 글자다. 따라서 ‘韓’자는 동방의 해 뜨는 나라, 그래서 밝고 환하고 빛나는 나라를 그 국민들이 손에 손을 잡고 국경을 따라 빙 둘러서서 온전히 지키고 보전한다는 의미가 담긴 글자다. 여기에 ‘큰 대(大)’가 덧붙어 ‘大韓’이 되면 ‘크게 밝고 크게 환하고 크게 빛나는 나라’란 뜻으로 강화된다. 한국이란 약호는 ‘그냥 밝은 나라, 그냥 환한 나라, 그냥 빛나는 나라’이지만, 대한이란 국호는 ‘아주 밝은 나라, 매우 환한 나라, 굉장히 빛나는 나라’라는 분명하고 활기차고 생명력이 넘치는 그런 이름이 되는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세계열강이 호시탐탐 우리나라를 넘보고 있던 구한말에 단군 이래 두 번이나 사용하던 국호인 조선을 버리고 대한을 택한 이유”라고 ‘大’를 소중히 여긴다. 이렇게 배 박사는 한나라에서 韓나라, 즉 大나라를 읽지 않았다.

원로 성명역학자 이태호 소장은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놓는다. “대국당(大國黨)이란 뜻의 한나라당은 차면 기운다는 원리에 따라 제1에서 꼴찌로 전락한다”고 오래 전부터 지적해왔다. 한나라당의 한글 소리와 수리를 살피면 대재무용격(大材無用格)이라는 해석이다. 능력 있는 인재가 많다고는 하나 소리만 요란할 뿐 영웅조난으로 민심을 잃고 만다고 짚는다. 기본운 자체가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절하에 흔들림이 없다.

“한자 역상에 대입해도 마찬가지다. 4분5열, 찢어진다는 의미다.” 특히 ‘大’자가 해롭다. 大보다는 ‘소(小·少)’가 바람직한 자세다. 대한제국, 대영제국, 대일본국은 멸했다. 덩사오핑(鄧小平)은 잘됐고, 샤오린스(少林寺)도 번성 중이다.

이 소장은 개명을 권한다. ‘태한당(太韓黨)’이나 ‘태한국민당(太韓國民黨)’으로 간판을 갈아달면 민심을 잡을 수 있다는 처방이다. “가장 좋은 당명은 ‘태한국민’이다. ‘당’자를 붙이지 않고 사용해야 남북 화해정책도 순조롭게 펼 수 있다.”

배 박사와 이 소장은 일단 네이밍에만 주목했다. 온(溫) 량(良) 공(恭) 검(儉) 양(讓), 무엇하나 갖추지 못한 한나라당의 현주소는 배제했다.

한나라당은 크다. 작은 새들이 미치건 말건 큰 나무는 관심이 없다. 한나라당이 깨지는 소리를 듣는 이들이 많다. 별의 별 이유를 다 갖다 댈 수 있다. 당명도 그 가운데 하나다./[뉴시스 신동립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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