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이성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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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가 끝나고 코로나19가 기다렸다는 듯이 거세게 일상에 파고들어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는 상황이다.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 발생 이후 7개월이 지났다.

지난 2월과 3월, 혼란과 공포가 컸지만 적극적인 방역 조치와 전 국민의 실천으로 지금은 방역체계 안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여전히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고 또 해외 유입 확진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쯤에서 코로나 앞으로 우리 농업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본다.

지난 8월 중순, 농촌진흥청이 전국 1486가구의 가계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농식품 구매 행태의 변화가 감지되었다.

가정 내 조리 횟수가 늘면서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농식품과 저장 기간이 긴 상품 수요가 커졌고 농식품을 구매할 때 주로 고려하는 사항은 건강과 영양성분이었다.

또한 수입 농산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산 농산물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 생산이 소비로 직결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소비자 선택을 받는 농산물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여기에서 우리나라의 농업의 가치와 발전방향을 재발견 하게 된다.

코로나 이후 이런 현상은 집밥 수요가 증가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 이후 가정 내 조리횟수가 늘어나면서 보다 안전한 국산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특히 비교적 손쉽게 조리 또는 섭취할 수 있는 농식품, 쌀이나 고구마 등 상대적으로 저장기간이 긴 농산물의 수요가 높아졌다. 또한 농식품 구매 방식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대면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의 성장세가 뚜렷해졌고, 대형마트 대신 집과 가까운 동네 슈퍼마켓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코로나 이후 앞으로 산업이 급격히 재편되고 구조 조정이 일어날 것이며 전통 제조업과 대면 서비스업 등은 감소하고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산업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완전히 달라질 앞으로의 세상에서 우리농업이 어느 위치에 어떠한 방식으로의 변화를 모색해야하는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는 기존 질서가 도전을 받아 해체 될 위험에 빠졌고 이제 새로운 질서가 형성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위기가 닥쳤는데도 과거 질서에 매달려 변화를 거부하면 낙오할 것이고 재빨리 새로운 질서를 파악해 이를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이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 우리들의 변화된 삶의 모습을 생각해 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농업의 위치를 새롭게 재조명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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