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제주 창간 12주년 기념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특별 인터뷰]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시대에 많은 분야, 특히 교육분야에서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제주교육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이 교육감은 포스트 코로나를 맞은 제주교육을 준비하고, 비대면 교육 과정에서 나타나는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최근 시민사화단체에서 ‘교육의원’의 자격기준을 언급하면서 도내 일각에서 교육의원 폐지 여부가 도마에 오른 상황에 대해 이 교육감은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성 실현을 위해 교육의원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견지했다.

그러면서 교육의원은 제주 교육자치를 상징하는 제도적 기반임에 따라 없애기 보다는 더 발전시키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간제주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제2기 이석문 교육도정 2년에 대한 소회와 향후 교육정책 추진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 ‘일간제주’ 창간 12주년을 맞아 도민들에게 인사말씀이 있으시다면?

▲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일간제주

<일간제주> 창간 1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노고를 다해 제주사회의 여론을 올바르게 형성해온 <일간제주>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일간제주>는 제주교육 발전을 위해서도 생산적인 조언과 의견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주교육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 7월 1일자로 취임 2년이 됐습니다. 지난 2년의 주요 성과는 무엇이라 보는가?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 실현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지난 2년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고교체제 개편’의 결실이 본격 나타났습니다.

읍면지역 고등학교와 애월고등학교 미술과 등의 진학 성과가 역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교육복지특별도’완성에도 진전이 있었습니다. 전국 최초로 난치병을 겪는 학생들에게 치료비 등을 지원하게 됐습니다.

무상교복도 본격 시행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만7세 이상 초중고 학생 1인에게 30만원씩을 지원하는 ‘제주교육희망지원금’도 지급했습니다.

4.3평화인권교육에서도 의미있는 결실이 있었습니다. 제주교육청이 마련한 4.3집필기준이 반영된 <2020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올해 발간됐습니다.

4.3이 올바르게 기술된 교과서를 보여드리게 돼 뿌듯합니다. 학교 현장과 도민들이 하나된 힘과 성원을 모아준 결과입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 반대로 아쉬운 점은 무엇?

몸과 마음의 건강에 대한 것입니다.

제주가 전국적으로 비만도가 1위입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그에 대한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서부중학교 설립이 계획보다 늦어진 것도 아쉽습니다.

#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됐다. 온라인 개학을 하며 확인한 한계와 향후 개선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이라는 처음 가는 길을 맞았습니다.

‘미래 학교’가 준비없이 우리에게 찾아온 것입니다. 처음 맞는 상황이기에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학교 현장의 노고와 헌신, 도민 사회의 성원과 지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거쳤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학교마다 온라인 교육 환경이 다릅니다. 가정 역시 온라인 학습 환경이 제각각입니다. 온라인 교육 및 학습의 효과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온라인 교육의 효과가 균등하게 분포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온라인 교육과 학습 환경을 지금보다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 어렵게 등교수업이 시작됐지만 연일 긴장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기간제 교사가 안타깝게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지금까지 등교 수업을 어떻게 평가하시고, 개선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일간제주

제주는 타 지역과 비교해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방역과 예방을 더욱 철저히 해서 안전과 건강을 지켜 나가겠습니다.

과밀 학급이 있는 과대 학교가 아무래도 긴장도가 더 큽니다.

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방역 및 거리두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학급당 학생 수를 적정화하는 것이 향후 과제입니다.

더운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마스크를 쓰고 온종일 수업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수업 환경과 기상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벗을 수 있도록 방역 규정 운영의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만7세 이상 초중고 학생 1인에게 30만원씩을 지급하는 ‘제주교육희망지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학교 밖 청소년 배제 논란이 있었는데 교육청의 최종 입장은 무엇인가?

당초 학교밖 청소년에게 지원을 하려고 교육청 법무팀을 통해 법 규정을 검토토록 했습니다.

도의회에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조례가 만들어졌지만 교육청이 직접적으로 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교육청의 행정 권한이 유초중고, 특수학교 학생들이기 때문에 행정 권한 밖의 대상에게 지원금을 지원하는 건 선거법상 기부행위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의회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했습니다. 교육위원회에서 도청을 통해 지원토록 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에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도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이 긍정적이라고 보고, 지원을 위해 노력해준 의회에 감사를 전합니다.

# 도민 공론화를 통해 제주외국어고등학교 일반고 전환 모형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구성원 및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있어 논란이 크다. 작금의 현안에 대해 제주교육 수장으로서의 입장은?

지난해 2025년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일괄폐지를 골자로 하는 대통령 시행령이 개정됐습니다.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은 이를 근거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제주외고가 도민 전체의 학교이기 때문에 도민들에게 전환 모형을 묻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공론화를 추진했습니다.

제주외고가 읍면고로 전환되는게 좋을지, 제주시 동지역 평준화고로 편입되는게 좋을지를 도민들께서 공론화에 참여하셔서 결정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공론화에 대해 학교 구성원과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있습니다.

이 역시 소중한 공론화의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충실히 의견을 듣고 지혜를 나누면서 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전환 모형을 수립하겠습니다.

# 표선고가 IBDP 후보학교로 지정됐는데, IB는 앞으로 어떤 방향과 추진 계획은 무엇?

표선고등학교가 지난 4월 IB본부로부터 ‘IBDP 후보학교(Candidate School)’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교 구성원과 주민, 동문들의 노력이 컸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IB 후보학교’는 IB 인증학교의 전 단계로, IB 본부로부터 후보자격을 인정받은 학교를 말합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22년 1월경에는 IB 인증학교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표선고는 2021년에 입학하는 신입생이 2학년이 되는 2022년부터 IB 교육을 실시합니다. 이를 위해 도내 중학교 3학년 모집을 위한 입학 전형을 올해 9월경에 공고할 계획입니다.

또한 도내 모든 초등학교, 중학교를 대상으로 ‘IB 운영학교’를 공모, 확대합니다. 이를 통해 IB 프로그램을 초‧중‧고 12년의 교육과정과 연계‧운영할 계획입니다.

# 전국에서 유일하게 있는 교육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데, 前(전) 교육의원이면서 現(현) 교육감으로서의 입장은 무엇?

▲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일간제주

현재 교육의원 자격 제한에 대한 위헌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교육청의 의견을 지난 2018년 개진했습니다.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성 실현을 위해 교육의원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지금도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교육의원 제도가 시행된지 10년 정도가 넘었습니다.

제도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학교 현장을 잘 아는 교원 출신의 교육의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원은 제주 교육자치를 상징하는 제도적 기반입니다.

없애기 보다는 더 발전시키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 서부중학교 설립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상태다. 앞으로 추진 계획은?

그동안 부지 매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기존 설립 예정지 토지주와 협의했지만 난항을 겪었습니다.

이에 올해 3월 설립 예정지를 인근 토지 변경해 새로운 토지주들과 사전 매도 승낙 협의를 진행했고, 현재 과반수가 승낙한 상태입니다.

토지주의 사전 매도 승낙과 교육환경평가 등이 완료되면 도시계획시설 결정, 도의회 교육위원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 토지 매입, 설계 및 공사 등의 절차를 진행합니다. 학교 설립을 위한 행정 절차 이행 기간을 고려하면 애초 2022년 3월로 계획된 개교 시기가 2∼3년 정도 늦춰질 전망입니다.

도민들의 걱정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개교 절차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겠습니다.

# 코로나19 등으로 학교에서 느끼는 업무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 교사들은 업무 경감에 따른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방안은 무엇?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 구축’에 힘과 지원을 다하고 있습니다.

취임 후 지금까지 ‘덜어내고 지원하는 행정’을 펼쳤습니다.

학교로 내려가는 공문이 이전보다 많이 덜어졌습니다.

각 지원청에 ‘학교지원센터’를 운영해 학교 업무를 과감히 이관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행정혁신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면서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 모형을 지방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는 학교 폭력 심의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해 학교 폭력 업무 경감도 추진했습니다.

교육공무직 인건비 지급도 올해부터 교육청에서 통합 지급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공사 발주 및 계약 업무도 밀착 지원하면서 학교 업무를 지속적으로 이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육청 행정 및 재정 여건과 학교 현장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면서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정책 방향을 말씀해 주신다면?

2주년을 맞는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

코로나19로 일상이 일시 정지된 채 머물러 있습니다.

모두가 힘들지만 아이들이 특히 힘듭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노고와 헌신을 다하시는 의료 및 방역 당국과 교직원, 학부모, 도민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로 ‘미래학교’가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미래 교육에는 배려와 협력, 행복의 가치가 더 소중할 것입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따뜻하게 품는 건 온라인 기기가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처럼, 지금처럼, 한결같은 방향과 마음으로‘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제주가 앞장서서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사랑으로 지켜봐주시고 따뜻한 성원과 참여로 함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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