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안동욱 제주시장 내정자 ‘적격’,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 '부적격'판정

▲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9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렸다.ⓒ일간제주

음주운전사고 물의는 물론 부동산 투기와 자식 취업 및 부인 승진특혜, 탈세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가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결국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안동우 제주시장 내정자는 적격판정을 받아 엇갈리는 성적표를 박으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이하 인사특위)는 29일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에 대한 청문 결과 부적격 4명, 적격 3명으로 최종 '부적격'의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시작과 동시에 의원들이 김 내정자의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제기하면서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김 내정자에 대해 인사특위에서는 음주운전 전력뿐만 아니라 부동산 탈세 및 (아들)증여, 권한남용, 배우자 승진, 자녀특혜 채용, 불법건축물 용도변경, 부동산 투기 등 각종 의혹이 양파처럼 쏟아졌다.

이날 인사특위에서 비서실장 재임 당시에도 상황파악이 빠르며 대처능력이 능수능란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김태엽 내정자는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도 거론되는 각종 의혹에 일부는 수긍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검증이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인사청문회 나선 의원들과 기 싸움을 벌였다.

이에 의원들은 김 내정자에 대해 ‘원 도정에서의 상왕’이라며 일침을 가하면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에 김 내정자는 ‘사퇴할 의사 없다’며 오히려 의원들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고 강력 요구하는 여유를 보였다.

먼저 이승아 의원(제주시 오라동, 더불어민주당)은 김 내정자의 가장 큰 오점인 음주운전 전력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리고 이 의원은 불법건축물, 용도지역변경신청, 배우자 승진, 아들 채용, 부동산 탈세 증여 의혹 등에 대해 나열하면서 비판을 가했다.

그러더니 이 의원은 김 내정자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는데, 지금이라도 사퇴할 의향이 없느냐”고 따졌다.

이에 김 내정자는 “제가 저지른 과오를 씻기 위해 서귀포시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해달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강한 어조로 표했다.

이어 강충룡 의원(서귀포시 효돈.영천.송산동, 미래통합당)도 음주운전 전력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음주운전은 현재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혹시 도지사가 자신의 약점을 김 예정자에게 잡힌 게 있느냐”며 의구심을 표했다.

이에 김 내정자는 “음주한 사실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기에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제가 판단하기로는 (서귀포)시장을 하게 되면 정당이나 정치권, 여러 시민사회단체에서 휘둘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저를 내정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무리 여론이 안 좋아도 서귀포시장으로서 역할을 진행해 나갈 의지를 피력했다.

교육의원으로 참석한 김창식 의원(미래제주, 제주시서부)은 “서귀포시장은 서귀포시의 총괄행정 리더로 리더의 필수요건은 전문성, 도덕성, 사회성이 있어야 한다.”며 “먼저 전문성은 전문가로서의 경험이 풍부한 사람, 도덕성이라 하는 것은 한국정서에 맞는 결격사항에 포함되지 말아야 하며, 사회성은 관계가 좋아야 즉, 의사소통이 좋아야 한다라고 생각하는데 서귀포시장에 대해 내정자는 뭐라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내정자는 “리더라 함은 시민이 주인인 시대에 다양한 가치가 의견들이 출동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조정하고 통합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김 내정자와 인연이 있어 보였던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삼도1·2동)은 “내가 아는 김태엽 내정자는 욕심이 있거나 부와 명예를 탐하지 않은 걸로 아는데 이 자리까지 온 걸 보면 예정자 주변에 거대한 카르텔이 형성된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서귀포시 전체가 보이지 않는 손에 움직이고 있다”며 오히려 이러한 논란의 원인을 원희룡 지사라며 우회적으로 저격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음주운전은 미필적 고의에 따른 살인행위라는 말이 있는데도 음주운전으로 800만원의 벌금을 낸 사람이 서귀포시장이 된다면 공직자들이 의아해 할 수밖에 없다”며 지적했다.

이에 김 내정자는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으로 서귀포시민들께 충격과 실망을 드려 이 자리를 빌어 사죄드린다”며 “과오가 있는 저에게 인생 마지막으로 고향 발전을 위한 기회를 달라. 헌신과 봉사, 소통의 노력으로 과오를 씻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내정자는 “(서귀포 시장으로 재임하는)기회가 주어지면 2년간 덤으로 주어진 공직생활이라 생각해 월 급여를 어려운 이웃과 4.3전국화를 위해 전액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김경미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은 김 내정자가 경매로 구입한 외도1동 토지와 해안동 토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농지를 재테크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만약 서귀포시장으로 임명되면 농지처분의무 부과 조사를 받을 것이냐”며 따져 물었다.

이에 김 내정자는 “지난 2009년 경매로 매입해서 먼 나무를 심었는데, 알아본 결과 농지법에는 괜찮다고 해서 심었다”며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불법은 아니지만 이것은 명백한 편법”이라고 전제한 후 “경매로 농지를 구입한 후 농사를 짓지 않고 편법으로 활용하다 4년 후에는 도시계획도로가 발표됐다”며 “이게 과연 우연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 내정자는 “당시 저는 (도시계획 관련 정보)알 수 있는 자리에 없었다”며 “당시 서귀포시에 근무하고 있었다”며 이번 의혹에 강하게 반박했다.

특히, 인사청문회에 앞서 김 내정자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해왔던 강성의 의원(제주시 화북동, 더불어민주당)이 저격수로 나섰다.

강 의원은 “(인사청문회)여기까지 오지 않으셨으면 했는데 오셨다.”고 일침을 가한 후 “내정자는 서귀포에서 태어나 자란 것은 맞지만 현재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각종 부동산 의혹 등 모두 제주시에 있다”며 “왜 서귀포시장에 공모했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며 강한 어조로 저격했다.

이에 김 내정자는 “가족이 제주시 생활 근거지를 갖고 있고, 땅을 산 것도 맞다”며 “그러나 내가 태어난 곳이고, 공무원을 서귀포시에서 시작했다”며 서귀포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강 의원은 작심하듯 “원 지사의 성격상 이 정도 부정적 이슈가 나오면 지명을 안 할 사람인데 지명까지 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봐서 능력자”라며 “'상왕' 비서실장이 맞는 거 어니냐”며 비꼬았다.

특히, 강 의원은 김 내정자 비서실장 당시 형님이 에너지공사 수장에 임명되고, 공무원인 아내도 승진됐고, 람정제주개발에 아들이 취업했던 의혹을 열거하면서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고 한다”며 “정말 제주도에서 갑중의 갑이자 능력자, '상왕' 비서실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일침을 가했다.

김 내정자는 “(에너지공사 수장이 된)형님께서는 스스로 판단해서 한 것이고, 아내는 오히려 저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이날 인사특위는 김태엽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한 후 청문조사보고서를 채택했다.

각 의원들은 격론을 벌인 끝에 투표를 실시했고, 투표 결과 4대 3으로 '부적격' 결정을 내렸다.

이날 조훈배 인사특위 위원장은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는 음주운전뿐만 아니라 재산 증여문제, 4층 복합건축 행위, 서귀포시장 관사 부적절한 사용 등으로 정상적인 시장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부적격 결정을 내렸다”며 인사청문 적시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는 달리 안동욱 제주시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전원일치의 ‘적격’판정을 내렸다.

이에 조 위원장은 “20여 년 전 음주운전 사고가 있었지만 도의원과 정무부지사를 하면서 행정과 정무능력에서 인정받았다”며 적격 사유의 배경을 설명했다.

▲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일간제주

한편, 제주도의회 인사 청문 결정이 안동우 제주시장 내정자에게는 ‘적격’판정을, 김태엽 서귀포시장 내정자에게는 ‘부적격’판정이 내려지는 등 엇갈린 성적표를 받게 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이번 인사 청문결과가 법적의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원희룡 지사가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 내정자 임명 강행할 가능성은 높다는 것이 제주정가의 중론이다.

그러나 이번 인사특위 결정에 반해 임명을 강행하게 된다면 제주도의회는 물론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도민들의 따가운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대권을 향해 부지런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원희룡 지사가 오로지 나무만 보는 시각으로 대처해 나갈지 혹은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혜안으로 이 난국을 헤쳐 나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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