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제주 인터뷰] 박진현 교육 공무직 노조 제주지부의 교육선전국장

▲ 박진현 교육 공무직 노조 제주지부의 교육선전국장ⓒ일간제주

제주지역 학교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작금의 현실 속에서 이들이 약자로서 받아야 하는 설움과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이들이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는 마음속 요구를 대신해 교육청과 직접 대면해 해결에 나서고 있는 즉, 교육 노동자들의 ‘키다리 아저씨’로 나서는 이가 있다.

바로 박진현 교육 공무직노조 제주지부 교육선전국장이다.

박진현 국장이 연일 주장하는 것은 바로 학교부터 비정규직을 없애자라는 것이다.

공공부분의 비정규직 중 절반이 학교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지금 현재 도내 학교는 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인 상황에서 이러한 비정규직이 없으면 운영되지 않은 작금의 현실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 국장은 진보교육감인 이석문 교육도정이 들어서면서 과거보다 상당부분 나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많은 기대감을 가졌지만 우리 사회 내 어느 곳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해야 하는 학교에서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면서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에 괴로워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목소리는 노동자들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모든 것을 다 반영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만, 매번 불통이 되는 교육청 앞에서는 개선과 혁신을 요구하는 투사가 되어 버린다.

특히, 얼마 전 제주를 넘어 전국적 ‘뜨거운 감자’로 대두된 제주고 야구부 해체 논란 당시에도 교육청이라는 거센 바람 앞 촛불과 같은 약자인 야구부 소속 노조원들을 위해 언론홍보를 통한 대응과 학교운동부에 대한 일방적 해체에 대한 반박논리를 통해 당시 일방적 해체직전에 상호협의를 통해 진행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냈다.

또한, 최근 도내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음식물 감량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상황에서 제주도교육청이 외면하는 현실에 분노하면서 학교 내에서 학생은 물론 노동자까지 모든 구성원이 안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운영 촉구에 모든 역량을 불태워 압박의 강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매일 교육청 앞에서 학교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나서고 있는 박진현 국장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박진현 교육 공무직 노조 제주지부의 교육선전국장과 일문일답이다.

# 교육 공무직들이 바라본 제2기 이석문 교육도정의 공무직 정책에 대한 평가는?

▲ 박진현 교육 공무직 노조 제주지부의 교육선전국장ⓒ일간제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시도교육감 공약 이행 평가 결과, 이석문 교육감이 지난 해 말 기준으로 공약이행을 완료한 수준이 20%으로 17개 시도교육감 중 전국 최하위로 드러났다.

지난 해 말까지 제주도교육청 공약 이행현황을 보면 62개 공약 중 완료 1개, 이행 후 계속추진 12개 등 20.97%(13개)가 완료·이행 공약으로 분류됐다.

교육공무직 노동조건 개선 공약을 보면 △단체협약 추진 △노동인권 관련 연수과정 개설 및 교직원 연수 △안전한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및 운영 등 3가지로 되어 있다.

이 중 단체협약 추진 이외에는 시행된 것이 없다.

이석문 교육감이 아무리 좋은 공약을 걸어도 교육감 및 정무라인의 실천의지 및 공무원들의 교육행정 능력에 따라 공약이행 여부가 결정된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 평가 결과를 보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 코로나 19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반 학생들 등교문제가 대두화되면서 학교운동부에 대한 관심이 철저히 외면당하는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한 생각은?

코로나 19로 개학연기가 되면서 올해 수능을 앞둔 고3 문제가 대두됐다.

이와 마찬가지로 학교운동부 역시 진학을 앞둔 중3, 고3의 경우 대회의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 19로 인한 개학연기 등으로 인해 학교운동부들도 개인별 훈련 말고는 단체훈련 등을 하기 힘들었던 상황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 기간이 길어지고, 고3 등교개학 시점에 맞춰 단체종목의 경우 팀 훈련을 가능하도록 열어둬야 하는데, 제주도교육청은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초등학교의 경우 훈련이 계속 연기되면서 학교운동부 지도자에 말에 따르면 운동부를 탈퇴하는 등 학교운동부의 기반이 위태롭게 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놓였다.

# 얼마 전 도내를 넘어 전국적 이슈화가 되었던 ‘제주고 야구부 해체’논란이 이어졌다. 그런데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이번 사안은 제주도교육청의 체육정책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학교운동부로 불리는 엘리트 체육과 스포츠클럽 등 생활체육은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둘 다 중요시해야 한다.

왜냐면 학교운동부를 통한 엘리트 체육을 한 학생이 나중에 생활체육의 지도자가 되기도 하고, 스포츠클럽 등 생활체육을 통해 육성된 학생이 엘리트 체육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제주고 야구부 해체 문제는 스포츠클럽 지향이라는 명목 아래 교육청이 학교 운동부를 기반을 허무는 사례이다.

제주에 유일한 야구부가 없어진다면, 제주 야구 자체의 미래가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주도교육청의 체육정책을 보면 여전히 이러한 문제점을 계속 보여주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 도내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음식물 감량기'를 다루다 손가락이 절단되는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제주도교육청은 철저히 뒷짐만 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 박진현 교육 공무직 노조 제주지부의 교육선전국장ⓒ일간제주

학교 급식소에서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벌어졌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만약 교사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제주도교육청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보였을까 의문이 든다.

2018년 10월 손가락 절단되는 첫 사고가 일어난 후 최근 5월 말까지 3건의 손가락 절단 사고와 1건의 골절 사고가 학교 급식소 음식물 감량기에서 발생했다.

1년 남짓 되는 사이에 음식물 감량기에서 4건의 사고가 일어났다면, 이는 구조적인 문제다.

제주도교육청이 예방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지 않아 생기는 인재다.

지금이라도 제주도교육청은 적극적인 예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 시작은 급식소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한대로, 이석문 교육감 공약대로 노사 동수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해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때 해결책은 나올 수 있다.

# 교육현장에서 바라본 ‘코로나 19’사태에 대응하는 제주도교육청의 교육공무직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그리고 이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신다면?

▲ 박진현 교육 공무직 노조 제주지부의 교육선전국장ⓒ일간제주

코로나 19로 개학연기가 되면서 방학 중 비근무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1,2개월 무급에 3월 급여 역시 반 토막이 났다.

제주도교육청을 비롯 17개 시도교육청은 교육부가 방학 연기가 아니라 개학연기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방학 연기로 보고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생계의 고통을 계속 감내할 것을 강요했다.

이번 일로 방학 중 비근무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방학 동안 무급이라는 사실이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제 교육공무직 처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사실상 일관된 정책 없이 그때그때 땜질식 처방이었다.

# 이석문 교육감의 슬로건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에 대해 현재 교육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육공무직분들이 생각은?

학교 급식소 음식물 감량기로 인한 손가락 절단 사고는 충격적인 일이다.

학교는 모두에게 안전한 곳이 되어야 한다. 학생뿐만 아니라 일하는 노동자에게도 그래야 한다.

학교 급식소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을 때, 학교 현장은 모두에게 안전한 곳이 될 수 있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학생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때 가능하듯이, 학교 급식소 노동안전 문제도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노사가 대책을 함께 세울 때 가능하다.

이석문 교육감이 내건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 및 설치도 올바른 정책 방향이다.

하지만 공약이 중요하게 아니라 이것을 실천할 의지와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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