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비극으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듯이 4․3민중항쟁의 기억이 72년을 맞는다.

72년 전 제주민중들은 완전한 해방과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건설을 위해 횃불을 올렸다.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배를 벗어난 데 그치지 않고 이전과는 완전히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것이 4․3민중항쟁의 배경이었다.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의 무차별적인 학살과 반인륜적 인권유린에도 불구하고 자주와 통일, 사회변혁과 해방이라는 4․3민중항쟁의 정신은 제주를 넘어 전국 곳곳에 새겨지고 있다. 그 정신은 4.19 민주혁명과 5.18 민중항쟁, 1987 노동자 대투쟁을 거쳐 2016년 촛불항쟁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의 전진을 위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희생과 추모를 넘어서는 4․3의 정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정부가 국가추념일 지정이나 대통령의 방문과 사과 등 국가폭력을 반성하는 행보를 하고 있으나 여전히 부족하고 부족하다. 정부가 4․3해결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남은 20대 국회 회기 내에 4․3특별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더 이상 일부 수구정당과 극우세력의 반대를 핑계 삼지 않길 바란다.

당시 미국의 책임 또한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 지배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4․3국면을 적극 활용했다는 것은 이미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제주민중들의 항쟁을 피로 물들인 학살의 책임이 미국에게도 있는 것이다. 미국은 국제적 사죄는 물론이며 배상문제 등의 해결에도 당사자로써 책임을 지고 나설 것을 요구한다.

4․3민중항쟁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늘 역사적 소명을 소환한다.

민주노총제주본부는 72년 전 완성하지 못했던 항쟁의 정신을 기억하며, 인간답게 살 권리를 박탈하는 불평등과 사회양극화의 해소, 차별과 배제로 신음하는 비정규직의 완전 철폐 등 한국사회의 변혁과 해방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위해 전진하고 투쟁할 것이다.

2020년 4월 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제주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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