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을 재공모하기로 했다. 이번 재공모와 관련하여 무수한 소문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2001년 출범한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지역 문화예술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신장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하지만 제주문화예술재단 설립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재단 이사장 공모 과정에 대해서 지사 측근 인사를 앉히기 위한 '꼼수'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지금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현 위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해 성추문 파문과 채용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 등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조직 운영의 허점을 드러냈다. 이는 재단이 문화민주주의와 문화권 확대를 위한 노력보다는 제주도정의 눈치를 보면서 제주문화예술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공모와 관련한 세간의 소문에 대해서 제주민예총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측근 인사를 앉히기 위한 수순이라면 '문화예술섬 제주'라는 제주도정의 문화예술정책은 그야말로 위선이다. 제주문화예술계의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지역문화예술계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측근 인사를 기어코 이사장으로 선출하려 한다면 그것은 제주문화예술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명백한 '반문화적 폭거'이다.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인사가 임명되어야 한다. 기본권으로 문화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지역문화예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 때 측근 인사를 임명하는 '낙하산 꼼수'는 제주문화예술 생태계를 무시하는 행태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2020년 3월 12일

제주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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