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부시장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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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정책의 최대 화두는 바로 민생과 경제살리기였다. 지난해 경기침체를 민생경제의 위기라고 보고 대부분 정책을 민생 위주의 정책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연초 향토오일시장에서 시무식을 열어 소상공인, 경제단체와 함께 민생경제 활력화에 앞장서 나아가고자 다짐을 하였다. 이러한 노력 덕분이었는지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증가세로 들어설 무렵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수년 동안 지속되어 온 경제 침체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음식점과 숙박업소, 시장, 마트, 극장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꺼리는 심리가 확산, 평상시 매출액의 반토막이 된 상태로 소상공인과 자영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외출 자체를 꺼리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관련 산업에 비상이 걸렸고 관광업계와 항공업계 역시 초비상 상태다. 중국관광객 등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의 여행 취소가 이어지고 있어 사태가 길어지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조선 후기 유명한 실학자 박제가의 경제이론인 ‘우물론’이 떠오른다. 그는“무릇 재물은 우물과 같다, 우물물은 일정한 속도로 계속 퍼내야만 맑은 물이 솟아나고, 퍼내지 않으면 말라버리거나 썩어버린다.”고 하였다.

박제가의 ‘우물론’은 왜곡된 검소를 극복하고 소비의 원리를 정확히 운영하는 것이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여기서 우물은 퍼낸다는 측면에서 소비를 의미한다. 계속해서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물은 마르지 않게 되며 이는 곧 새로운 경제 질서가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또한 필요한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는 데서 생기는 경제적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하였다. 절약은 분명 미덕이지만 소비가 위축되어 경기침체를 불러올 경우 오히려 악덕이 되는 것이다.

이는 영국의 유명한 경제학자 케인스의 ‘소비가 미덕”이라는 이론보다 앞선 시점에 제시한 것으로 경제학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물론의 핵심은 바로 생산과 소비의 상호작용이다. 불경기에는 소비를 늘려주어야 돈이 돌고 돈이 잘 돌아야 경제가 원활해질 수가 있다.

따라서 소비가 늘지 않으면 새로운 투자와 고용 기회는 창출되기 어렵다. 가장 먼저 돈이 돌아가는 곳이 시장하고 소매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건전한 소비와 사치를 구분하는 것이다. 건전한 소비는 생산과정으로 이어져 경제의 순환을 활발하게 하여 개인의 소득을 증가하게 하는 반면 사치는 개인 소득 수준에 비해 지출이 많은 것으로 사치가 심할 경우 경제생활에 제약을 받아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사치와 낭비는 배제돼야겠지만 필요한 소비마저 억제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소비는 개인 입장에서는 지출에 해당되지만 다른 한편에서 보면 수익에 해당하는 것이 된다. 돈은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에 돈이라고 한다고 한다. 돈의 흐름에 따라 즉 소비와 투자에 따라 일자리가 생기고 개인과 기업의 수익이 생긴다. 이 수익을 두고 쉬운 말로 돈을 번다, 돈이 오간다, 돈이 생긴다라고 한다.

얼마 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범도민 위기극복 협의체’가 출범하였다. 이제 도민 모두가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하여야 할 것이다.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하여 행정에서부터 건전한 소비운동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내 고장 상품 구매하기, 재래시장(전통시장) 찾아가기, 제주사랑상품권 이용하기, 골목식당에서 식사하기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착한 소비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침체된 내수 경제와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어둠이 깊어갈수록 새벽은 가까이 온다고 하였듯이 어떠한 고난이 있어도 새로운 희망을 품고 도전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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