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도서관 김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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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직으로 공직에 임한지 이제 약 두 달이 되었다. 취업준비생 생활 때와 확연히 달라진 공직생활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것 같다. 그래도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많은 선배공무원들의 도움으로 도서관이라는 공간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고 ‘내가 도서관에 정말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그 지역의 지적·문화수준을 알기 위해선 그 지역의 도서관을 살펴보라’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이 필요한 자료나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공간이고 동시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지역주민들을 도서관으로 모이게 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따라서 도서관 현장에서 일하는 사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좋은 사서가 좋은 도서관을 만들고 그 지역주민들의 지적·문화수준을 높이는데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 사서로서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나는 좋은 사서가 되기 위해 어떠한 자세를 가지고 임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도서관 사서’라고 하면 대부분 조용히 앉아 도서관 자료를 관리하고 서가에서 책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업이라고 많이 생각한다. 그러나 현직 사서로 일을 시작하면서 나는 수서 업무 때를 제외하고는 책을 잘 볼 수가 없었다. 책을 볼 시간에 희망도서를 신청하는 이용자,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용자, 도서관의 서가나 열람실을 이용하는 이용자 등 이용자들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시간을 보냈다. 이용자들을 잘 파악해야 이용자가 더 원하는 도서를 서가에 비치할 수 있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 이용자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친하게 지내야 하는 직업이 사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도서관 사서는 이용자를 위한 희생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도서관에 왔을 때 현직에 있는 사서 선배들은 야간·주말 근무는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에 임하고 있었다. 도서관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개방해야 하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야간·주말근무가 필수이다. 또한 공휴일에도 도서관 문을 여는 날이라면 직원들은 나와서 근무를 해야 한다. 이런 연장 근무가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한다면 도서관에서 일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진심으로 도서관 이용자와 도서관을 생각해야 하는 직업이 사서인 것이다.

도서관 사서로서의 인생을 살면서 제주도 도서관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게 뜻깊고 감사하면서, 한편으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항상 도서관 이용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제주도 도서관이 전국의 어떤 도서관보다 이용자들의 만족을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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