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HRA 12기 김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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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HRA(Human Renaissance Academy) 활동에 참여했다. HRA는 올해로 13년의 역사를 맞이한 청년육성프로그램으로 청년들에게 고전 읽기, 경영서 독서 및 분석, 케이스스터디, 봉사활동 등 실력양성과 인격함양의 양 축을 쌓아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매주 토요일마다 수업이 진행되며 수업에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과 수업의 참관 및 지도를 맡아주시는 교수님들이 참여한다.

HRA 활동을 마무리 짓고 다시 학교생활로 돌아온 지금 문득 HRA에 처음 들어왔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의 난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조바심으로 마냥 들떠 있었다. 처음 만난 얼굴들과 목소리들 속에 둘러싸여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이 궁금하고 설렜다. 1년간 이뤄지는 HRA 수업, 그리고 학우들, 대학교 동기, 선후배 관계에는 익숙했지만 ‘학우’라는 존재는 참 낯설었던 우리. 그렇게 시작된 HRA는 어둡고 탁한 바다 한 가운데 놓인 돌다리가 됐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옮겨놓으면 지나가는 토요일, 또 다른 어느 토요일. 우리가 반납한 것은 일주일에 하루가 아니라 휴식할 권리로 가득 찬 주말이라는 공간의 반쪽이었다. 매주 토요일 강의실에 나와 책상을 배열하고 노트북을 세팅하고, 당일 수업을 맡으신 교수님의 첫 마디로 그 주 수업을 열어갔던 지난 순간들이 눈앞을 스쳐간다. 많은 일들, 그냥 일들이었다고 말할 수 없는 그런 시간들도 있었지만 맞추고 보니 하나의 퍼즐 판을 완성하기 위한 조각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만유인력을 발견하고 고전 역학을 집대성해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역사에 남은 뉴턴은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은 단지 해변에서 놀고 있는 소년이라고. 때론 자갈이나 예쁜 조개껍질을 발견하고는 즐거워하는 그런 소년이라고 말이다. HRA 12기 학우들도 사실은 모두 그런 소년들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고전, 경영서, 기업실무 등 한 개만 해도 몇 년을 걸리는 공부들을 1년 여간 해온 우리들도 사실은 세상이라는 해변에서 인류가 남긴 조각들을 줍던 작은 소년들이었다. 수백만 개의 퍼즐 조각이 널려진 해변에서 우리가 주은 조각은 무엇이었을까. 색깔은 어떻고, 또 모양은 어땠을까. 아무래도 좋다. 모두 괜찮다. 모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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