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고 야구부 학생들, 노형 소재 대형 아파트 방화 목격하고 직접 소화기로 진화 나서...제주고 야구부 해체 논란으로 미담(美談)뒤늦게 알려져

제주고 야구부 학생들이 제주시 노형에 위치한 모 대규모형 아파트에서 인명피해는 물론 재산피해 등 대형화재 발생 전 신속한 초기 진화로 예방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특히, 최근까지 제주고 야구부 해체로 논란이 된 당사자인 해당 학교 야구부원들이 어른들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행동이 뒤늦게 조명을 받은 것.

이러한 미담이 야구부 해체논란으로 인해 가려져 있다가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이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알리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 당시 제주고 학생들이 소화기등을 이용해 초기진화로 대형화재를 막았던 현장(사진제공-아파트 관리사무소)ⓒ일간제주

해당 사건은 올해 8월 7일 오후 1시 18분(관리사무소 기록내용)에 발생한 것으로, 이곳을 자주 다니던 학생이 인근 나무와 불이 탈 수 있는 재료들을 한곳으로 옮겨 불을 붙이면서 발생했다.

마침 이곳을 지나던 제주고 야구부 학생 3명이 현장을 목격하고 바로 달려왔지만 불이 옆으로 번지기 시작하자 아파트 계단에 비치된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대응으로 대형 화재로 넘어가기 전에 자체 진화했다.

본지가 직접 찾아간 화재현장은 아파트 주민들도 찾기 힘든 모서리지역으로 해당 학생들이 발견하지 못했으면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는 구석진 소방사각지역이였다.

▲ 많이 치워지긴했으나 여전히 화재잔해와 그을음은 남아있어 당시 아찔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본지 9월 25일 취재 당시 모습))ⓒ일간제주

이러한 내용을 제보한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아파트 주민들과 관리사무소에서 너무나 대견한 일을 한 해당 학생들에게 뭔가 해주려고 했으나 학생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면 겸손해 하는 모습을 보고 요즘 아이들과 사뭇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학생들이 너무 착하고 어른스러워 보였다며 거듭 이들의 행동에 감사의 뜻을 피력했다.

이에 A 소장은 “해당 학생들로부터 사건정황을 듣고 곧바로 주변 CCTV를 확인해 경찰을 통해 결국 방화범을 잡았다.”며 “만약 해당 학생들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리고 학생들이 ‘살신성인(殺身成仁)’행동으로 초기 진화하지 않았으면 많은 인명피해와 천문학적 재산피해 등 엄청난 대형화재로 번질 뻔 했다”며 당시 급박한 상황속에서 초기진화에 나선 학생들의 행동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화재 사건 이후 A 소장은 당일 제주고등학교에 이러한 학생들이 선행에 대해 알리려고 여러번 전화를 시도하고 연락처까지 남겨뒀지만 전화한통 없음에 이상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A 소장은 “길거리에서 지갑을 찾아주는 등 사회에 기여하는 조그마한 선행에도 적극 홍보에 나서는 여타 다른 학교와는 달리 이렇게 대형화재를 막은 학생들에 대해 차갑게 대하는 학교의 행동에 다소 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속적인 통화 시도 후 어렵게 연결 된 제주고 체육담당교사(소장의 기억)와 통화에서 학생들이 살신성인 자세에 대해 설명했지만 (개인적인 느낌이지만)너무나 차가운 태도에 놀랐다”며 “그래서 ‘제주고에서는 이러한 학생들의 대단한 선행에 대해 관심이 없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을 듣고 본지는 해당 체육교사와 사실여부를 확인했다.

해당 교사는 “당시 아파트 소장으로부터 해당 내용을 들었다”고 인정하면서 “학생들 선행에 따른 상장 수여 부분은 학교 규정에 의거 연말에 하려고 했다”며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내놨다.

본지가 해당 여부와 관련해 취재해 본 결과 제주고에서는 포상이나 훈격은 구성위원회를 거쳐 언제든 내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학교에서 의지가 부족하다는 판단이 서는 이유다.

이에 본지는 자세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고용철 제주고 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 교장은 “제가 올해 9월 1일자로 발령받았기 때문에 (8월 사건과 관련해서는) 내용을 잘 모른다”고 전제한 후 “이러한 훌륭한 일을 한 학생이 있다면 학교는 그에 따른 포상을 마땅히 줘야 하는 것은 맞다”며 “사실 확인 후 바로 조치 하겠다”고 말했다.

본지는 해당 내용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진행하기 위해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과 함께 10일 오전 10시께 제주고를 직접 방문했다.

▲ 10일 오전 10시 제주고등학교 교장실에서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이 고용철 교장과 면담을 가졌다.ⓒ일간제주

그리고 교장실에서 가진 면담에서 A 소장은 해당 사건과 학생들이 선행에 대해 사건발생부터 현재까지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고 교장은 “소장께서 직접 사실관계를 말씀드리러 학교까지 오신 것에 대해 먼저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학교는 해당 내용을 확인한 후 자체위원회를 구성해 훈격상황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A 소장은 “제주고 야구부 문제에 대해 제가 뭐라 나설 상황도 아니고 뭐라 판단하기도 그렇지만 야구부를 떠나서 어린 학생들이 대형화재를 막은 행동은 정말 칭찬 받아야 할 사실인데 이러한 논란으로 가려진 것이 속상하다”며 “상을 떠나서 이러한 사회적 기여를 한 학생들을 학교에서 본보기로 널리 알려야 하는데...이렇게 뒤늦게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학교 측 대응에 다소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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