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노형동주민자치위원 (시인)

   
▲ 김철호 노형동주민자치위원 ․ 시인
제주시에서 서귀포를 향하여 제2횡단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신비의 도로(Mysterious Road)’를 지나가게 된다.

이 도로 명칭이 ‘신비의 도로’라고 이름 지어진 사건의 시발은 이렇다. 30여 년 전 한 택시 기사가 신혼여행 온 부부를 태우고 이곳을 지나치는데, 주변 풍광이 너무 좋아서 잠깐 차를 세우고 기념사진을 찍던 중 아뿔싸 큰일 났다.

차가 오르막길을 스스로 올라가는 게 아닌가? 당황한 기사가 황급히 차에 오르고 브레이크를 밟았단다.

그 이후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신비의 도로’, ‘도깨비 길’이라 하여 일약 관광 명소가 되었고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이곳에 와서는 꼭 차를 세우고 시동을 끈 상태에서 도깨비 길을 오르락 내리락 전진 후진하는 체험을 하고 돌아가는 명소로 자리 매김 되었다.

생각건대,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도깨비가 나오는 재미있는 설화들이 많이 있었으며, 그러기에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신비스런 도깨비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상의 날개를 펴기도 하고, 살아가는데 어떤 시사점을 얻기도 했었다.

오늘날 여가 생활의 보편화에 힘입어 지역 주민에 의한 관광 콘텐츠 개발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며 관광상품의 고유성과 차별성을 위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발굴 개발하고 있는 현실이다.

도깨비는 무섭고 두렵기만 한 존재는 아니다. 가진 자, 권력자를 응징하고 익살과 재치를 부리던 도깨비는 민초들의 벗이기도 하였으며, 침체된 분위기를 띄우는 이야기 소재로 상정하여 지역에서는 도깨비 축제를 벌여 대중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상설 공연장이나 한마당 잔치를 벌이는 이벤트 행사를 펼치고 있기도 하다.

노형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신비의 도로’를 관광 명소로 승격시키기 위하여 문화콘텐츠 개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 발굴해 오고 있다.

원로 주민의 구전설화 채록, 자생단체 간의 정보 공유, 제주시의 행․재정 지원, 전문가의 기획력을 결합하여 도깨비 스토리를 주축으로 영상물 제작, 공연장, 조형물 설치, 공예품 제작 등에 힘 모으고 있다.

여기에는 전통 문화의 향기, 삶의 교훈성, 오락성, 예술성 등 통합적인 문화관광의 효과도 노리고 있다.

지난 8월 4일에는 아침 6시부터 노형동 관내 9개 자생단체 회원 200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도깨비 이야기길’ 탐방 행사를 개최하였다.

이 행사에서 주민들이 함께 ‘신비의 도로’ 등 현재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을 돌아보면서 느낀 소감과 앞으로 노형동 지역 관광발전을 위한 개선방안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하면서 심도 깊은 논의를 하였다.

특히 관광문화 콘텐츠의 핵심이 되는 도깨비 설화에 대하여 구전해 오는 설화 채록 결과 다양한 내용이 회자되었으며, 이야기 흐름이나 등장인물에 대해서 공통 되는 요소도 발견할 수 있었다.

예쁜 처녀로 둔갑하려는 야욕을 품은 교활한 여우, 서당에 글공부 다니는 학동. 정의로운 궁사, 꾀돌이 도깨비들이 펼치는 이야기로 펼쳐지고 있었다. 어쨌든 노형동 ‘신비의 도로, 도깨비 이야기길’이 자생단체, 제주시, 전문가 등 삼위일체가 되어 힘 모아 추진하여 나간다면 지구촌의 유일한 도깨비 전문 관광 명소로 거듭 태어날 것이라는 확신을 굳히는 계기가 되는 또 하나의 행사를 마치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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