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학살의 가해기관 책임자인 경찰청장, 4.3 공식사과의 뜻 담아 헌화

제주 4·3 사건은 1947부터 1954년까지 7년여동안 군경과 서북청년단의 진압 과정에서 당시 제주 인구의 10%인 3만명이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한민국 역사 중 가장 비극적 사건중 하나다.

그리고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국가권력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한 당시에도 국방부와 경찰은 ‘해당 사건은 군과 경찰이 무장봉기를 진압한 사건’이라며 사과나 유감 표명을 외면해왔었다.

그리고 71주년을 맞은 오늘(4월 3일) 국방부와 경찰청은 공식적으로 4.3에 대해 우회적이지만 공식적인 유감을 표명했다.

먼저 국방부는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일인 이날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며 공식적으로 71년만에 첫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경찰청은 3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주 4.3 제71주년 추념식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이 직접 참석하여 유감을 표명하면서 헌화했다.

# “가해기관 책임자의 헌화로 제주4‧3에 봄이 왐수다!!”(왐수다”는 제주 말로, “오고 있다”, “온다.” 라는 뜻)

▲ ⓒ일간제주

이번 행사를 주관한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서울시는 오늘(3일) 광화문 광장에서 제주4‧3 제71주년 추념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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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추념식장에는 4‧3항쟁 이후 70여 년 전 집단학살의 최전선에 있었던 경찰들을 대신해 민갑룡 경찰청장이 참석하여 헌화하였고 청와대에서도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이 참석하여 헌화를 하였다. 문재인도 대통령도 조화를 보내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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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민 경찰청장은 공식적으로 발언 하지는 않았지만 70여 년 전 4‧3의 집단학살 이후 처음으로 추념식장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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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날 방명록에 “4‧3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전에 머리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하루 빨리 비극적 역사의 상처가 진실에 따라 치유되고, 화해와 상생의 희망이 반성에 따라 돋아나기를 기원합니다. 이를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경찰도 이에 동참하여 지난 역사를 더욱 깊이 성찰하면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민주·인권·민생경찰이 되겠습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남기며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동백꽃 헌화를 통해 4‧3당시 희생자들과 4‧3유가족, 그리고 제주민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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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청와대에서도 대통령을 대신해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이 참석하여 동백꽃으로 헌화를 하였으며, “진혼에서 평화로, 제주 4‧3의 슬픈 역사를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글귀를 방명록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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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광화문에 위치한 정부종합청사에 4·3평화인권주간 내내 제주4·3의 봄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설치되어 정부 차원에서 추념의 마음을 담았다.

이날대표 헌화는 민갑룡 경찰청장,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첫 번째로 같이, 부청하 재경제주4‧3유족회장, 정연순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 박원순 서울시장, 신현기 제주도민회장이 두 번째로 같이, 합동으로 진행하였다.

추모시는 제주출신 양경인 선생의 자작 시 ‘열두 살’을 통해 4‧3당시 두려움에도 죽은 어머니 시체를 찾으러 다니고, 4‧3당시의 고통을 낭송하여 참석자들의 눈물을 훔쳤다.

참여정부 당시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에서 ‘제주 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작성 기획단장’을 맡았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것은 비단 제주에서만의 일이 아니라 이념이란 이름으로 자행된 국가폭력”이라며 “그러나 이제 제주에도 진정한 봄이 찾아오고 있다”며 “역사가 아픔을 넘어 성찰과 치유에 이를 수 있도록 제주의 봄을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고 추념사 이후 동백꽃 작은 수반을 준비하여 헌화했다.

그리고 문원섭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장은 “70주년처럼 성대한 행사를 치를 수는 없지만, 어느 해인가 반드시 찾아올, 제주4·3의 정명을 향해,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하나의 불씨를 옮기는 마음으로 올해도 광장의 회색 콘크리트 바닥 위에는 4‧3을 기억하는 꽃을 피운다‘며 함께 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박진우 집행위원장은 “오늘 광화문 추념식장에서 국방부와 경찰의 공식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지만 경찰청장이사과의 마음을 담은 헌화를 통해 유가족을 위로함을 환영한다”며 “이후 4‧3의 집단학살과 관련하여 가해기관의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집단학살을 진두지휘한 가해자들의 명단 공개와 서훈 등의 취소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7년 12월에 발의된 4‧3특별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16개월만인 4월 1일 행정안전위원회 밥안소위에서의 4‧3특별법 개정안 논의를 환영하며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어 명예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추념식 이후 12시부터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둥위원회 주관으로 ‘제주4‧3항쟁 희생자 추모 천도재’를 진행했으며, 오후 2시에는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주관으로 ‘제주4‧3 원불교 위령제’를, 저녁7시에는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딘징상협의회와 정의평화가톨릭행동 주관으로 ‘제주 4·3 71주기 추모미사’를 진행하게 된다.

다음날인 4일에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주관으로 ‘제주4‧3 원불교 위령제’를 7일까지 매일 진행하며, 4일 11시 30분에는 천도교 중앙총부 사회문화관 주관으로 ‘제주4·3 71주기 희생자 추모 천도교 위령식’을, 14시에는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NCCK)와 인권센터·정의평화위원회 주관으로 ‘아픈 역사의 정의로운 청산과 치유를 위한 기도회’를 진행한다.

그리고 4월 6일에는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젋은이들이 4‧3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마당이 만들어지며, 오후 6시에는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평화재단이 주최하는 ‘광화문 국민 문화제 - 봄이 왐수다’가 진행된다.

이번 공연은, 시대와 호흡하는 전통음악을 추구하는 정가악회의 대표적 진혼가 “알리오”를 필두로, 71주년을 맞은 제주4‧3의 과거와 미래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제주4·3의 새로운 봄을 시민들과 함께 꿈꾸는 무대로 구성했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박진우 집행위원장은 “오늘 광화문 추념식장에서 국방부와 경찰의 공식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지만 경찰청장이사과의 마음을 담은 헌화를 통해 유가족을 위로함을 환영한다며, 이후 4‧3의 집단학살과 관련하여 가해기관의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집단학살을 진두지휘한 가해자들의 명단 공개와 서훈 등의 취소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17년 12월에 발의된 4‧3특별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16개월만인 4월 1일 행정안전위원회 밥안소위에서의 4‧3특별법 개정안 논의를 환영하며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 하여 명예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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