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림읍 고경학ⓒ일간제주

어릴 적 나고자란 우리 집 옥상에 올라가면 앞쪽엔 ‘초록빛 바닷물에 두손을 담그던~’ 금능, 협재 해수욕장이 펼쳐지고, 진회색 돌담 사이에는 먹거리들이 쑥쑥 자라나는 풍경이 한 눈에 쫘악 들어오고, 뒤돌아서면 한라산이 영험함을 내뿜으며 든든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랬던 그 곳에 40년이 지난 지금은 바닷가 몽돌과 모래 속에는 언제 어디서 버렸는지 모를 해양쓰레기의 이름을 가진 생활쓰레기들이 뭉텅이로 보인다. 돌담 옆으로 줄 선 차량들, 돌담 돌 사이사이에 끼인 쓰레기, 돌담 앞 ‘주차금지’라고 쓰인 물통과 폐타이어는 마치 원래 그들의 자리였던 것처럼 턱하니 자리하고 있다. 한라산은 미세먼지에 가려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날 수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격세지감이다.

이 모든 것이 요사이 신문에 기초질서 사라짐에 관한 기사가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불과 수십 년 사이에 잃어버린 제주의 아름다움을 되찾아야 할 바로 그 때임을 알리는 듯하다.

환경․도로․교통 세 가지 분야에서 범시민적으로 추진되는 ‘기초질서지키기’라는 거창한 이름 아래에서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소소하다. 1회용품 사용 안 하기,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 하기, 횡단보도 위 주․정차 안 하기, 내 집․가게 앞 물건 안 쌓기 등등.

행정과 시민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서로 마주보는 거울과 같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고 자전거 두 바퀴는 같이 잘 돌아야 앞으로 나아 갈 수 있듯이 시민들의 의식수준은 바로 제주시의 수준이 된다.

이제 시민은 일생생활에서 또 행정은 맡은 바 직무에서 먼저 기본적인 질서를 지키고 책임을 다하여야 한다. 절차와 규칙 준수의 다른 표현인 질서 지키기는 사회적 신뢰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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