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임시회에서 원희룡 지사 ‘제2공항 필요’발언에 강한 불쾌감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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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가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은 제주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제2공항 반대 주민과 시민사회단체의 문제점 제기에도 불구하고 강행해 나갈 뜻을 밝히는 담화문 발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러한 분위기는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 이하 환도위)의 21일 제369회 임시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히, 이날 환도위에서는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으로부터 2019년도 주요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다.

먼저 강성민 의원(이도2동을, 더불어민주당)은 “(원희룡 지사의)담화문 발표와 관련해 의회와는 어떤 협의를 했느냐”며 자리에 나온 현학수 공항확충지원단장에게 물었다.

이에 현 단장은 “오전 10시20분께 의회를 방문했는데, 상임위 회의가 진행 중이어서 만나지는 못했다”고 하자 “의회에서 26일 토론회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지사의 담화문 발표는 대단히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며 원 지사가 의회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이어 작심하듯 강 의원은 “제주도의회에서 오는 26일 제2공항 갈등관리를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는 것을 알았느냐”며 “이를 알면서도 ‘추진하겠다’고 (원 지사가) 발표할 것이냐”며 의회 경시가 도를 넘었음을 강하게 질타했다.

강 의원은 “(원 지사의)담화내용을 보면 정말 도민들, 의회를 우습게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정말 책임감 없는 발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봉 의원(노형을, 더불어민주당)도 “제주도의회가 국토부도 참여시키고, 찬성-반대 측까지 참여해 해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토론회를 준비하는 마당에 지사가 불쑥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도의적으로 봐도 이건 아니”라며 “지사는 도민 편에 서서 국토부를 설득해야 하며, 1년, 2년 늦어지더라도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갈등을 풀어야 할 당사자가 이런 식으로 하면 도민과 싸우자는 것밖에 안된다.”며 “어제 (원 지사의)돌발 기자회견은 갈등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며 강하게 힐난했다.

이와 더불어 무소속 안창남 의원(삼양․봉개동)도 “강정 해군기지는 절차적 문제로 인해 공동체가 파괴되고, 지금도 아픔이 다 아물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다시는 이런 사례가 없어야 하는데, ‘제2의 강정’ 전철을 밟고 있다”며 강정마을의 아픔이 제2공항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안 의원은 작심하듯 “지금 원 지사가 차기 대권과 관련해 정치적 입지가 없어지다 보니 중앙방송 탈려고 노이즈마케팅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영리병원도 뜬금없이 발표하는 등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보”라며 이번 원 지사의 갑작스런 담화가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정치이벤트라며 비난의 칼을 높이 세웠다.

강성의 의원(화북동,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제2공항 반대측에서)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전혀 해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토부는 밀어붙이고 있고, 제주도는 국토부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며 “지금도 도청 앞에서는 목숨을 건 단식투쟁이 진행되고 있는데, 도지사는 전혀 그들을 만나려고 하지 않고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강연호 의원(표선면, 무소속)은 “오는 26일 갈등관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환경도시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회가 개최되는데 하필 토론회를 앞둔 상황에서 담화문을 발표했어야 했나.”며 이번 원 지사의 기습적 담화문 발표가 경솔했음을 지적했다.

박원철 위원장(한림읍, 더불어민주당)도 이러한 의원들의 불쾌한 감정이 제주도정이 의회의 무시에서 나왔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 원 지사의 담화문 발표를 보면 제주도와 의회가 협력적 거버넌스를 유지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든다”고 전제한 후 “도민을, 의회를 겁박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이는 모습이 상당히 아쉽다”며 강한 어조로 무겁게 압박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작심하듯 “지금까지 제주도는 주도적인 입장이 아니라며 발을 빼왔다.”며 “그런데 어제 담화문 내용을 보면 추진과정 전부 다 알고 있었고, 국토부와도 협의를 했다는 것이냐”며 강하게 따져 물었다.

한편, 현학수 단장은 박원철 위원장을 비롯해 모든 의원들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자 당황하면서 “먼저 환도위 차원의 토론회 개최에 대해서 제주도 실무단장으로서 감사드린다”고 전제한 후 “이번 담화문 발표와 관련해 사전에 의회와 협의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이 자리를 빌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점을 고려해 의회와 더 긴밀하게 협의해나가겠다”며 도의회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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