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5일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전용 조건부 영리병원 허가
시민사회단체, 제주도지사 퇴진 운동 전개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2월 5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해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했다고 밝혔다.ⓒ일간제주

제주특별자치도에 그동안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면서 논란이 된 국내 최초 영리병원이 결국 문을 연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국내 1호 외국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설에 조건부 허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앞서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는 물론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화조사위원회의 권고안도 외면한 것으로 향후 제주를 넘어 전국적인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도청과 제주정가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기자회견에 앞서 하루 전부터 원 지사가 국내 1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개원허가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녹지국제병원 투자자 주체인 중국 뤼디(綠地)그룹은 지난 2015년 정부 승인을 받고 토지 매입과 건설비 668억 원, 운영비 110억 원 등 총 778억 원을 투자해 헬스케어타운 내 부지 2만8002㎡에 연면적 1만8253㎡(지하 1층·지상 3층)으로 지난해 7월 완공됐다.

지난해 7월 말 녹지병원 건물을 완공한 뒤 그해 8월 제주도에 개설 허가 신청서를 냈다.

원희룡 지사는 5일 오후 2시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한 자리에서 1년 2개월째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해 온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여부에 조건부 허가한다고 최종 입장을 밝혔다.

단, 녹지국제병원이 외국인 의료관광객만 진료한다는 조건을 달았으며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과로 한정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론조사 결과 수용 못해 죄송…제주 미래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녹지국제병원‘조건부 개설 허가’에 이해를 당부했다.ⓒ일간제주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 지사는 "허가한 진료과목은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이 적용 안 돼 건강 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체계에는 영향이 없다"며 "녹지국제병원 운영을 철저히 관리 감독해 조건부 허가 취지와 목적을 위반하면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할 방침"이라며 시민사회단체에서 우려한 공공의료 훼손이 없음을 밝히면서 이를 위반할 시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이번 원희룡 지사는 조건부 허가로 돌아선 배경에 대해 ▷ 감소세로 돌아선 제주 관광산업 재도약, ▷ 건전한 외국투자자본 보호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 문재인 정부의 경제 살리기 동참 등을 꼽았다.

그리고 녹지 측의 거액의 손해배상과 현재 고용된 직원들, 지역 주민 토지반환소송, 다른 용도로 전환이 어려운 병원 사정 등도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원희룡 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개원 허가 결정을 내리자 제주도내 30개 노동·시민사회·정당 단체로 구성된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제주도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원희룡 지사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는 등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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