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감귤박물관운영담담 홍기확ⓒ일간제주

인도하면 카레, 일본하면 스시(초밥), 베트남하면 쌀국수, 심지어 미국하면 패스트 푸드. 그런데 한국하면 무슨 요리가 떠오를까? 좀 더 미시적으로 우리나라에 한정해 들어가 보자. 안동국밥, 전주비빔밥. 춘천닭갈비. 그런데 제주도하면 어떤 요리가 떠오를까?

앞서 말한 국가들은 대표적인 요리가 있다. 마케팅에서는 이렇게 브랜드 상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각인효과를 노린다. 브랜드 상기는 브랜드 가치로, 나아가 자연스레 구매로 이어진다. 이에 마케팅의 최고권위자인 필립 코틀러는 이렇게 말했다. ‘마케팅의 최종 목적은 판매가 필요 없게 만드는 것이다.’

좀 더 미시적으로 우리나라의 사례를 보자. 안동, 전주, 춘천 등 많은 지자체들은 브랜드 가치를 음식으로 높이고 있다. 음식으로 그 지방의 문화, 관광을 떠올리게 만드는 시너지 효과도 있다. 안동국밥과 하회탈, 전주비빔밥과 한옥마을, 춘천막국수와 소양강. 이렇듯 결합된 브랜드 가치는 안동, 전주, 춘천을 관광도시로 만들어 주었다.

이렇듯 농산물과 달리 음식은 그 자체로 문화이상의 가치가 있다. 의성마늘, 영덕대게, 청양고추는 누구나 알지만, 문화를 입히지 못했기 때문에 한계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도 감귤. 어떻게 문화를 입힐 것인가?

지난 12월 1일, 12월의 1등 과일인 감귤의 역사와 가치를 조명하는 『제2회 황감제(黃柑製) 기념대회』가 감귤박물관에서 열렸다. 갑오개혁 전까지 제주도의 감귤이 임금에게 진상되면 성균관 유생들에게 나누어 주며 특별과거를 시행한 것이 황감제다.

이 날 행사에는 서귀포시산업과학고 학생들이 진피(眞皮, 감귤껍질)를 이용해 발면한 라면, 쿠키, 머핀, 커피 등을 선보였다. 이중 가장 호응이 좋았던 것은 진피라면이었다. 문득 든 생각. 제주도 중국집이던 고기국수집이던 모든 면요리를 진피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진피는 말려서 보관도 가능하니 엉뚱한 상상만은 아닐 것이다. 감귤껍질 역시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원.

‘제주도=감귤=진피요리’, 농산물과 문화의 결합. 이를 시도한 황감제(黃柑製)를 주관한 제주한의약연구원과 서귀포 산업과학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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