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월읍사무소 허용석ⓒ일간제주

최근 제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문제들 가운데 절대 뗄 수 없는 문제를 선택하라면 단연 주차문제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일 열린 '2018 제주정책박람회'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제주시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 투표를 진행한 결과,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는 ‘도심 주차환경 개선'으로 나타났다.

공영주차장 조성 및 확대로 주차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수요에 맞추어 공급이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이젠 양으로 승부하는 물리적인 주차장 공급정책보다는 기존에 있는 주차면 이용·효율을 높이는 정책방식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여기서 기존에 있는 주차면은 일반 건축물 및 학교, 아파트 등 가용 주차공간이 있다면 민영주차장까지 해당돼 꼭 공영주차장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서울시 서초구는 민간기관과 주차정보 공유 어플을 활용해 주민들이 빈 주차면을 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용자들은 어플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해 가까운 빈 주차구획 검색 후 사용 가능하며 결제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다.

부산광역시는 소유자와 구·군의 협약 체결로 교회, 관공서, 대형마트 등 건축물 부설주차장을 시설물 이용자 외의 일반시민 이용 목적으로 개방하거나, 여름철 해수욕장 인근 부산교통공사의 유휴 토지를 피서철 무상개방하여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였다. 그 밖에도 출퇴근 시간의 차이를 이용해 거주자와 인근 업무자가 주차장을 공유하는 방식 등이 활용될 수 있다.

사물은 본디 그 쓰임이 있다. ‘주차장’이라는 쓰임이 정해진 공간이 주차가 되어있는 시간보다 비어있는 시간이 길다고 하면 주차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목적에 맞게 그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면 그 공간도 자기 몫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

나대지를 활용한 주차장 제공, 실시간 주차장 정보개방 및 공유 서비스제공 등 주차공유정착을 위한 제도와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양보라는 시민의식도 발맞추어 필요하다. ‘내 것을 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꺼려지지만 ‘내가 필요할 때 취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개방과 공유, 양보와 배려라는 단어가 모두 한 단어처럼 느껴진다. 비어있는 공간을 충분히 활용해 모두의 주차장으로 공유하며 채우는 일이 모든이의 마음에 ‘나눔’이라는 보람으로 다가와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구나’라고 느끼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일간제주의 모든 기사에 대해 반론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됩니다.
반론할 내용이 있으시면 news@ilganjeju.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와 더불어 각종 비리와 사건사고, 그리고 각종 생활 속 미담 등 알릴수 있는 내용도 보내주시면
소중한 정보로 활용토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일간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